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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프리즘]라종주 비올 고문, DMS 처분 공시 누락 '제재 불가피'70억 매매 1년만에 공시, DMS측 "개인 실수"…매각 후 시장가치 급등

박창현 기자공개 2020-11-23 08:35:16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9일 09: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DMS'와 한배를 탄 라종주 비올 고문이 전환사채(CB) 매매 거래에 대한 보고를 누락하면서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유 물량을 처분한지 1년이 지난 후에야 관련 보고가 이뤄졌다. DMS 측은 "라 고문의 개인 실수"라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은 고의성과 중대성 등을 따져서 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DMS는 최근 자회사 비올의 창업주이자 핵심 경영자 '라종주 고문'의 보유 주식 변동 상황에 대한 공시를 냈다. 라 고문은 갖고 있던 DMS 전환사채권 131만여주(5.37%), 총 70억원 어치를 전량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는 특수관계자 '세렌디아홀딩스'에 넘겼다. 다시 세렌디아홀딩스는 이 물량을 '아레테 유한회사'에 팔았다.

아레테 유한회사는 건물입대 업체로 정종우 대표이사가 지분 100%를 들고 있다. 198억원에 달하는 자본력을 활용해 DMS 투자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눈여겨볼 점은 거래 시점이다. 이 일련의 거래는 모두 지난해 11월에 이뤄졌다. 거래 완료 후 1년이 지난 후에야 공시 보고가 이뤄진 셈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주식 5% 이상 보유 주주들은 의무적으로 지분 보유 사항과 변동 사항을 금융감독원과 거래소에 보고해야 한다. 라 고문의 경우, 명백한 법률 위반이다.


DMS측 역시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고, 귀책 사유가 라 고문 개인에게 있다는 입장이다. DMS 관계자는 "대량 보유 상황 보고의 의무와 책임은 투자자 개인에게 있다"며 "상장사 관련 실무에 익숙지 않다 보니 실수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공시 의무를 위반하면 사안의 경중에 따라 주의와 경고, 과징금, 수사기관 통보 등의 제재를 받는다. 금융당국은 지분 변동 누락의 고의성과 중대성을 모두 따져본 후 제재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DMS 주주들의 공시 보고 누락에 대해 인지를 한 상태"라며 "구체적인 제재 수위는 추가적인 심사 과정을 거쳐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론이지만 라 고문 입장에서는 잭팟 기회도 놓쳤다. 라 고문의 DMS CB 취득 건은 비올 M&A에서 파생됐다. 라 고문은 비올 창업주다. 10년간 피부과를 운영하다 그 노하우를 결집시켜 2009년 10월 비올을 설립했다. 고주파(RF) 의료기기 분야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면서 2018년에는 스팩 상장에 도전했다.

하지만 예비 심사 과정에서 경영권 및 지배구조 투명성 이슈가 불거졌고, 결국 코스닥 입성에 실패했다. 이후 관련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M&A를 추진했고, DMS가 백기사로 등장했다. 라 고문 역시 이때 보유 지분 대부분을 DMS 측에 넘겼다. 대신 다시 70억원을 DMS가 발행한 CB를 취득하는데 썼다. 비올을 판 자금으로 인수주체였던 DMS에 재투자한 셈이다.

하지만 라 고문은 CB를 사자마다 곧바로 되팔아 현금화했다. 실제 CB 취득일과 매각일이 작년 10월 30일로 동일하다.

현재 주가 추이를 보면 라 고문의 결단은 실패에 가깝다. DMS 주가가 급등하면서 수 십억원 규모의 차익 실현 기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투자 가치를 가늠하는 CB 전환가액은 4634원인 반면, 현재 DMS 주가는 9000원이 넘는다. 시가 기준으로 70억원에 육박하는 평가이익이 기대된다. 실제 올해 11월 전환청구 기간이 도래하자 투자자 측은 해당 CB를 전량 보통주로 전환됐다. 이제 시장에서 팔기만 하면 곧바로 주머니에 시세 차익이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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