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3년만에 공모채 복귀…기관, 수요로 '화답' [Deal Story]모집액 6배 넘게 주문…5년물 AA+ 최저 스프레드 유력
강철 기자공개 2020-11-19 13:36:07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8일 18: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년만에 공모채 발행에 나선 삼성물산이 모집액의 6배가 넘는 1조6000억원의 대규모 수요를 모았다. 오랜 가뭄 끝에 나온 AA+ 우량채, 등급 민평보다 높은 절대금리 등에 매력을 느낀 기관은 앞다퉈 매수 주문을 내며 경쟁률을 높였다.기관의 매입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진 결과 3년물과 5년물 모두 민평금리의 언더(under)에서 모집액을 모았다. 3년물은 1.3% 초반에서, 5년물은 1.5% 후반에서 각각 금리를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5년물은 올해 AA+ 발행사 가운데 최저 스프레드 달성이 유력하다.
◇기관 앞다퉈 주문…5년물 올해 AA+ 최고 경쟁률
삼성물산은 18일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113회차 공모채의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모집액 2500억원을 3년물 1700억원, 5년물 800억원으로 나눠 수요를 조사했다. NH투자증권 Technology Industry부와 한국투자증권 인수영업1부가 수요예측 업무를 총괄했다.
시장에선 기관 투자자가 삼성물산 공모채를 매입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다. 대규모 흥행을 예상한 근거로 시장의 활발한 회사채 매입 수요, AA+라는 우수한 신용도, 등급 민평보다 5~10bp 높은 절대금리 등을 제시했다.
수요예측은 예상대로 대규모 흥행에 성공했다. 모집액 2500억원의 6배가 넘는 1조60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트랜치별로 3년물에 9300억원, 5년물에 6700억원의 수요가 몰렸다. 1조6000억원은 올해 3·5년물로만 수요예측을 실시한 AA+ 발행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이다. 트렌치별 경쟁률은 3년물 5.5대 1, 5년물 8.4대 1을 기록했다.
국민연금, 우정사업본부, 농협중앙회, 수협중앙회, 신용협동조합중앙회, 시중은행, 보험사, 자산운용사, 증권사 등 수십곳의 기관이 매수 의사를 밝혔다. 산업은행이 운용하는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도 수요예측에 참여해 1000억원을 주문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발발한 지난 3월 이후 이뤄진 AA등급(AA-~AA+) 수요예측 기준으로 가장 많은 자금이 몰렸다"며 "5년물의 경우 올해 시장에 나온 AA+ 회사채 가운데 최고 경쟁률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차환으로 120bp 금리 절감
삼성물산은 이번 공모채의 가산금리 밴드를 3·5년물 모두 개별 민평금리의 '-20~+20bp'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가산금리가 밴드 최상단에서 정해지면 3년물 1.61%, 5년물 1.96%라는 매력적인 금리로 AA+ 우량채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기관에 제공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기관이 개별 민평금리보다 밑에서 매수 주문을 냈다. 그 결과 3년물은 -9bp에서, 5년물은 밴드 최하단에 근접한 -16bp에서 목표액을 모았다. 민평금리보다 위에서 주문을 낸 기관은 트렌치별로 3~4곳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과 대표 주관사단은 수요예측에서 대규모 주문이 들어와도 별도의 증액 발행을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를 감안할 때 3년물 -9bp, 5년물 -16bp의 가산금리가 그대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날 기준 삼성물산 회사채 민평금리는 3년물 1.409%, 5년물 1.757%다. 이 수익률이 발행일까지 유지될 경우 확정금리는 3년물 1.319%, 5년물 1.597%가 될 것으로 보인다. 3년물 금리는 올해 하반기 공모채를 찍은 AA+ 발행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예상 확정금리는 AA+ 등급 민평수익률보다도 5~10bp가량 낮다. 차환 대상인 109회차 5년물 1000억원을 3년물로 갚으면 무려 120bp의 금리 절감 효과가 발생한다. 삼성증권이 3년만에 다시 찾은 공모채 시장에서 매우 만족스러운 금리로 2500억원을 조달한다고 볼 수 있다.
시장 관계자는 "올해 AA+ 발행사가 실시한 수요예측 가운데 최저 스프레드가 유력해 보인다"며 "물량을 조금이라도 가져가기 위해서는 3·5년물 모두 최소 -10bp에서는 주문을 넣어야 한다는 얘기가 수요예측 전부터 이미 돌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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