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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탈, 화일약품과 7년 동행 마침표 찍나 3% 수익 남기고 매각, 각자 대표 체제 변화 주목

심아란 기자공개 2020-11-23 07:19:06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0일 15:5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리스탈지노믹스가 화일약품과의 7년 동행 끝에 결별 수순을 밟는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보유 지분 절반을 조경숙 화일약품 각자 대표 쪽으로 넘기면서 경영권에서 손을 떼는 모양세다.

작년 말 화일약품의 신주를 인수하며 지배력을 강화하더니 3% 가량의 수익만 남긴 채 지분 관계를 정리한다. 본업인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내년부터 시작될 글로벌 임상에 자금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화일약품 2대 주주의 자리를 유지하지만 남은 지분도 정리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조 대표와 조중명 크리스탈지노믹스 회장의 각자 대표 체체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19일 크리스탈지노믹스는 보유 중인 화일약품 주식 300만주를 토파지오, 아넬로, 블레도르, 이아시스 등 네 곳의 투자조합에 324억원에 넘긴다고 밝혔다. 매각가는 주당 1만800원으로 책정됐다.

9월 말 기준 크리스탈지노믹스는 화일약품의 주식 약 600만주를 보유 중이다. 작년 유상증자에 참여해 인수했던 약 289만주에는 아직 보호예수가 걸려 있다. 나머지 지분이 약 312만주로 유통 가능한 주식의 96%를 처분한 셈이다.

해당 주식은 2013년 11월에 확보한 물량이다. 당시 크리스탈지노믹스는 화일약품을 인수하기 위해 470억원을 투입했다. 기존 주주의 구주를 1주당 1만5000원대에 사들였다. 이번 처분가는 당시 매입가와 비교해 28% 가량 낮다.

화일약품의 주가(1만3000원)와 비교해도 매각가는 17% 가량 저렴하다. 이번에 구주를 매입하는 투자조합이 조 대표 측 관계자인 점을 감안하면 화일약품에 유의미한 지배력을 행사할 개연성은 높다. 다만 그에 준하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더해지진 않았다.

크리스탈지노믹스 측은 손해 보는 거래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작년 화일약품 유상증자 당시 취득한 주식의 인수가가 주당 5902원이었다. 7년 전 구주와 지난해 신주 인수가의 평균치는 1만500원 수준이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화일약품 지분을 처분하며 사실상 3%의 차익을 남기는 셈이다.

크리스탈지노믹스 관계자는 "내년부터 4~5개의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임상을 준비하고 있어 자금을 확보하는 차원"이라며 "화일약품의 남은 지분도 좋은 조건이라면 정리를 검토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크리스탈지노믹스의 화일약품 매각설은 꾸준히 불거졌다. 생산 설비가 없는 신약개발 업체와 신약 개발 능력이 없는 제약사의 사업적 시너지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탓이다.

화일약품은 크리스탈지노믹스의 항생제와 항암제 신약 개발에 따른 원료 공급을 기대했지만 지분 관계를 정리하면서 파트너십을 이어갈 유인은 낮아졌다.

양사의 협력 성과는 아셀렉스를 꼽을 수 있다. 아셀렉스는 크리스탈지노믹스가 개발한 관절염 치료 신약이다. 화일약품이 아셀렉스의 원료인 폴마콕시브의 제조와 공급권을 보유해왔다.

크리스탈지노믹스의 화일약품 지분 양도가 종료되면 조 대표가 이끌고 있는 다이노나가 화일약품 최대주주로 등극한다. 지분율은 18%대로 예상된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14%대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지분을 양수하는 투자조합이 확보할 15%대의 지분 역시 조 대표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화일약품은 오성첨단소재, 투자조합 등 조 대표의 우호세력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도 추진하고 있다. 증자가 마무리되면 조 대표는 약 4%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한다. 최종적으로 조 대표의 실질적인 지배력은 37% 안팎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화일약품은 다이노나를 2대 주주로 들인 9월부터 조 대표와 조중명 크리스탈지노믹스 회장의 각자 대표 체제를 유지 중이다. 크리스탈지노믹스가 경영권을 정리하고 있는 만큼 조 대표의 단독 체제로 변경될 가능성도 언급된다.

화일약품 관계자는 "이번 지분 거래는 크리스탈지노믹스에서 진행한 것으로 자세한 내용이 전달되진 않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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