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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A생명, 영업조직 이탈 가속화…대면채널 정리 수순? 올 하반기 영업 임원 줄사임, 바이탈리티 중심 디지털 전략으로 선회

이은솔 기자공개 2020-12-29 08:19:19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8일 0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IA생명보험의 대면 전속설계사인 PA(Premier AIA)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올해 하반기 대면채널 담당 임원들이 사임한 것과도 맞물린다. 설계사 출신인 차태진 사장이 떠나고 피터 정 사장이 부임한 이후 AIA생명이 바이탈리티에 주력하면서 대면채널 정리수순에 들어갔다는 해석도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AIA생명의 PA 조직은 올해 여름을 기점으로 상당수가 회사를 떠났다. AIA생명은 영업지점은 서울 시내 중심부 건물에 여러 곳이 모여있다. 을지로 더존을지빌딩에 8개 지점이, 강남구 논현동 SB타워에 7개 지점이 입주해 있는 형태다.

올해 여름부터 PA들 사이에서 영업환경에 대한 불만이 커지며 팀장급 인력이 팀을 이끌고 이직하는 등 이탈이 발생했다. 한 지점은 30명이 넘는 설계사가 전부 퇴직하기도 했다.

AIA생명 내부 관계자는 "기존에는 PA 조직이 1200명 정도였는데 대거 이탈 이후 실제 대면영업을 하고 있는 인원은 400명 가량"이라고 말했다.

PA 조직의 이탈 원인은 복합적이지만 영업이 쉽지 않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보험사는 전속설계사 조직에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유료 또는 무료로 제공하고 설계사는 이를 바탕으로 고객을 만나 가입을 권유한다.

AIA생명은 SK텔레콤과 제휴를 맺고 통신사 신규 가입 고객의 DB를 영업조직에 제공했다. 문제는 이들이 대부분 보험에 대한 수요가 없다는 점이었다. 이 때문에 PA들이 영업을 위해 연락해도 실제 계약까지 연결되는 확률이 높지 않았다. AIA생명 DB영업의 실계약율은 2% 내외로 알려졌다.

여기에 AIA생명이 퇴직시 잔여수당을 정산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PA들 사이에 불만이 쌓였다. 잔여수당 지급 정책은 회사마다 다르지만 퇴직 후에도 해지되지 않은 계약에 대한 수수료는 대부분 1년 동안 정산해 지급한다.

그러나 AIA생명은 퇴직 후 기존 판매 수수료는 환수하면서 잔여수당은 정산해주지 않는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이탈이 심화됐다.

AIA생명 한 설계사는 "PA들이 교차판매 자격을 취득해 판매하고 있는 손보사는 퇴직 이후에도 잔여수당을 정산해 지급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불만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AIA생명에서 영업 담당 임원들이 연이어 사임한 시기와도 맞물린다. 올해 하반기 AIA생명에서는 임원들이 연이어 사임했는데, 특히 전속설계사인 PA와 대면영업 채널 담당의 인력이탈이 두드러졌다. 7월에는 홍승국 PA영업팀 이사와 김병철 대면채널본부 전무가, 8월에는 정양운 PA영업전략팀 이사가 사임했다. 대면 임원들에 대한 해임과 영업 조직 이탈이 동시에 이뤄진 셈이다,

공식적인 설계사 수에는 큰 변화가 없다. 지난해 말 AIA생명의 전속설계사 수는 1359명, 올해 10월말 기준으로는 1245명으로 115명 감소에 그쳤다. 다만 이는 홈쇼핑 등을 통해 보험을 판매하는 텔레마케팅(TM) 조직 증원에 따른 것이라는 게 AIA생명 내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또 이전에는 3개월 이상 계약실적이 없을 경우 경고를 주고, 그 후 3개월 동안도 실적이 없으면 설계사에서 해촉하는 MOC제도를 운영해왔으나 조직 이탈이 심화된 이후에는 해당 제도를 폐지했다. 기존 제도에서는 설계사 집계시 제외됐을 일명 '유령 설계사'도 전속 설계사 인원으로 집계된다는 의미다.

AIA생명은 퇴직한 PA들에게 영업 장려를 위해 그동안 지급한 정착지원금 등을 퇴사 3개월 후 일괄 변제하라는 통지문을 발송했다. AIA생명은 계약상 15개월 이내 회사를 떠날 경우 정착지원금을 전액 토해내야 한다.

환수금은 적게는 수 백만원에서 많게는 수 천만원에 달한다. 이를 3주 내 상환하지 않을 경우 서울보증보험을 통해 신용상 불이익을 가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변제금을 일시 상환하지 못한 일부 설계사들은 실제로 신용 등급이 하락하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퇴직 시 지원금 환수는 '철새' 설계사를 방지하기 위해 대부분의 보험사가 두고 있는 조항이지만 AIA생명 사례처럼 조직이 대거 이탈한 경우에는 설계사 개인사유보다는 영업 유지가 어려운 회사의 구조적 사유가 있다고 봐야한다는 시각도 있다.

AIA생명이 바이탈리티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전략에 방점을 찍으면서 대면채널의 중요도는 다소 하락했다. 설계사 출신으로 AIA생명을 4년간 이끌었던 차태진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개인사유로 사임했다. 이후 AIA 그룹 아시아 담당 임원이었던 피터 정 현 대표가 선임됐다.

피터 정 대표는 과거 한국 AIA생명에서 마케팅 담당 임원으로 일하며 AIA 바이탈리티 서비스 론칭을 주도하고 SK텔레콤과의 협업을 끌어낸 이력이 있다. 피터 정 대표가 대면영업보다는 글로벌 시장에서 마케팅, 헬스케어 등을 담당했기 때문에 한국 AIA생명에 부임한 이후로 전략 방향도 선회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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