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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가 꿈꾸는 '패러다임 시프트' thebell note

서하나 기자공개 2020-11-24 08:30:29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3일 07:4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인인증서 시대가 있었다. 간단한 송금이나 계좌 조회를 위해선 보안카드 입력과 공인인증서 보안 절차를 거치는 일이 당연한 시절이었다. 그나마 그 시절엔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대부분의 은행 업무가 가능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종이 통장을 개설하기 위해 은행 창구를 찾던 시절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음이 떠오른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심상치 않다. 당연하던 모든 것들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특히 익숙해진 비대면 문화는 금융 거래의 변화를 더욱 부채질한다. 축의금마저 송금하는 일상에 익숙해지면서 최근 카카오톡을 켜는 일이 잦아졌다. 단순 결제나 송금을 위해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는 시대로의 진입이다.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는 과학혁명의 구조란 책에서 처음 사용된 용어다. 한 공동체가 공유하는 개념과 가치, 인식, 실천의 총체인 패러다임이 한순간에 뒤바뀌는 새로운 흐름을 뜻한다. 카카오페이 대표 알렉스(Alex)는 모바일 중심 패러다임 시프트 속에서 가장 오랫동안 변화가 없는 산업이 바로 금융이었다고 회상한다. 그리고 머지않아 금융권에서 패러다임 시프트가 일어날 것이란 아이디어에서 카카오페이가 탄생했다.

판교에서 만난 카카오페이의 첫인상은 성장하는 회사 특유의 '활기' 그 자체였다. 2017년 카카오에서 분사할 당시 60명이던 인력은 최근 1000명 수준으로 늘었다. 2000~3000명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기업공개(IPO) 시점이 왜 내년일까요. 왜 이렇게 많은 인력이 필요할까요, 잘 생각해보시면 곧 다가올 커다란 변화를 어렵지 않게 예측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알렉스가 건넨 인상 깊은 한마디다. 핀테크사는 금융권 패러다임 시프트란 커다란 물줄기를 타고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물론 리스크는 있다. 금융권의 강도 높은 견제와 이에 따른 규제다. 특히 카드사는 핀테크사 대비 낮은 성장세의 배경으로 마케팅 역차별에 따른 경쟁력 감소를 주장한다. 카드사의 경우 금융당국 지침에 따라 연회비나 가맹점 수수료 등 수익을 초과하는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없지만 핀테크사의 경우 그 한도에 제한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문득 이미 편리한 금융 거래에 익숙해진 이용자의 권리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떠오른다. 핀테크사 고성장 배경의 핵심은 금융 당국의 개입이 아닌 새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의 긍정적인 경험 축적에 있다.

카드 산업이 국제통화기금(IMF) 지원 이후 내수 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정책적 지원을 받으며 성장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다. 이용자의 편리한 경험을 막을 권리는 누구에게도 주어지지 않았다. 한 번 시작한 시대의 흐름은 역행하지 않는다. 그리고 금융권 패러다임 시프트는 이미 시작됐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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