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11월 24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금융지주(AA-/안정적)가 한산한 11월 회사채 시장을 노려 올해 3번째 회사채 발행을 추진한다.

AA급 우량채로 분류되는 데다 회사채 시장에서 두터운 투자 수요층이 형성돼있는 만큼 무난하게 모집금액 이상의 주문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완판 여부가 아닌 금리가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쏠린다.

◇3년물과 5년물 발행...9월 대비 가산금리밴드 축소

한국투자금융지주가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 27일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발행규모는 총 1000억원으로 만기구조는 3년물 600억원, 5년물 400억원으로 잠정 구성했다. 발행 예정일은 12월 7일이다. 대표주관 업무는 SK증권과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가 맡았다.

아직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기 이전인 만큼 시장의 분위기를 살펴 만기구조와 발행액에 변화를 줄 가능성도 있다.

올 들어 세 번째 공모채 발행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올해 2월 3500억원, 9월 2500억원 규모로 공모채를 발행했다. 만기구조는 두차례 모두 3년물과 5년물, 7년물이었다.

금리 밴드는 3년물과 5년물 모두 한국투자금융지주 개별 민평금리의 -0.15%p~+0.15%p 수준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스채권평가에 따르면 지난 23일 한국투자금융지주의 개별 민평금리는 3년물 1.440%, 5년물 1.790%다. 같은 날 AA- 등급 민평금리는 3년물 1.537%, 5년물 1.913%다. 개별 민평금리보다 각각 9.7bp, 12.3bp 높다.

지난 9월 3년물과 5년물 모두 가산금리 밴드를 -30~+30bp로 제시했던 것보다 폭을 좁혔다. 9월과 비교해 최근 회사채 발행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는 만큼 이번에는 그보다 조달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인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2월 공모채 발행 때는 증액발행을 결정하면서도 모든 트렌치에서 마이너스 확정가산금리를 기록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9월 공모채 발행 때는 모든 트렌치에서 개별민평보다 높은 확정금리를 받아들었다. 당시 확정가산금리는 3년물 8bp, 5년물 10bp였다.

이번 공모채 발행을 앞두고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주관사를 3곳으로 확대한 것 역시 각 주관사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더 낮은 발행금리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여겨진다.

◇11월 회사채 완판 행렬...확정금리 관심

한국투자금융지주는 매년 공모채를 발행하는 단골 이슈어(issuer)다. 특히 올해는 이번 공모채까지 포함하면 회사채 시장에서만 7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한다. 2012년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뒤 최대 발행금액이다.

업계에선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이번 수요예측에서 넉넉한 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번 공모채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이전과 동일한 ‘AA-/안정적’으로 평가했다. 핵심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우수한 사업 기반과 자본 적정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그룹 차원에서 인터넷은행과 부동산 신탁 등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점 등이 주요 평정 요인으로 꼽혔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핵심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2019년 기준 금융투자 부문의 자산, 이익 비중이 각각 80.6%, 71.6%에 이른다. 이에 따라 신용위험이 한국투자증권과 상당부분 연동되어 있다.

연말을 앞두고 회사채 시장의 분위기가 수요 우위 시장으로 변한 점도 이번 공모채 발행에 우호적 요인으로 꼽힌다. 기관투자자의 북 클로징을 앞두고 회사채를 발행하려는 기업은 눈에 띄게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투자여력이 남은 투자자가 많이 남아있어 투자 수요층은 두터운 상황으로 파악됐다.

11월 들어 공모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대다수 발행사는 마이너스 확정가산금리를 기록했다. NH투자증권과 하나F&I 등은 증액발행을 결정하면서도 개별 민평금리보다 낮은 수준에서 확정금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