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이사회 모니터/SK하이닉스]인텔과 비슷한 직원 연봉, 이사회는 비교 불가④인텔 CEO 700억대 보상, 사외이사 4억대…사외이사에도 주식보상 눈길

김슬기 기자공개 2020-11-30 08:30:36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5일 15: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 최고 경영자에겐 어느 정도 보상이 적당할까.

대기업 연봉은 늘 세간의 관심을 받는다. 몇 백억 수준의 보너스를 받는 기업 총수에게 질시의 눈길을 보내기도 한다. 분기보고서를 통해 이를 공개하도록 강제한 것은 이같은 여론이 반영된 것이다. 이에 맞춰 총수 보수를 '0'원으로 책정하는 기업들도 많다.

한국을 대표하는 메모리반도체 기업 SK하이닉스와 미국 인텔의 보수 체계를 비교하면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직원 보수는 글로벌 수준까지 오른 반면 최고 경영자에 대한 보수는 상대적으로 적다. 어떤 보상 체계가 더 적합한지 단언하긴 힘들지만 이사들에 대한 보수 체계를 재검토해볼 필요는 있다.

2018년 역대 최대 실적을 냈던 SK하이닉스는 이듬해 직원들에게 월 기준급의 1700%를 성과급으로 줬다. 2019년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1억1747만원이었다. 인텔 직원들의 중위연봉인 9만6300달러(1억600만원)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물론 중간값이기 때문에 절대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직원 급여에 있어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SK하이닉스 이사회에서 등기이사 평균연봉은 20억원을 넘었고, 사외이사 연봉은 8000만원대를 넘어섰다. 여기에 소수의 임원들에게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따로 부여하면서 추가적인 보상체계를 만들어 국내 타사 대비 보상이 후한 편이다.

반면 인텔의 경우 최고경영진(CEO)를 비롯, 사외이사, 직원들에게도 주식보상을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 이사회 멤버의 의무 주식 보유수량을 정해 주주와 이해관계를 함께 할 수 있도록 했다. 인텔은 최고경영자(CEO)에게 700억원대, 사외이사에게 4억원대의 연봉을 지급하고 있다.

◇ 등기이사 1인당 20억대, 사외이사 8500만원

SK하이닉스 등기이사 연봉은 10년간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0~2011년 등기이사의 평균 연봉은 5억~7억원 정도였다. 하지만 SK그룹 편입 후에는 등기이사의 연봉 역시 상향조정됐다. 연간 보수한도는 40억원에서 120억원까지 3배 커졌다.

현재 SK하이닉스 이사회 멤버 중 등기이사는 2명 뿐이다. 바로 이석희 대표이사와 오종훈 부사장이다. 그들은 지난해 각각 27억8300만원, 11억7500만원을 수령했다. 이 대표는 직원들 대비 27배 많은 연봉을 받는 것이다. 이 대표의 기본연봉은 8억8000만원, 상여금 18억9000만원 등이었다. 오 부사장의 기본연봉은 4억8500만원, 상여는 6억8700만원이었다.

등기임원들은 현금으로 지급되는 연봉 외에도 스톡옵션을 별도로 받았다. SK그룹은 2017년 주력 계열사 CEO 등을 대상으로 스톡옵션을 주기 시작했다. 오랜기간 성장을 이끌었던 박성욱 부회장이 첫 타자였다. 총 29만8800주를 부여받았다. 이 대표 역시 2018년과 2019년에 걸쳐 총 19만1684주를 받았다. 오 부사장은 올해 6397주를 받았다. 지난 24일 종가 기준으로 각각 138억원, 40억원, 9000만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

사외이사의 경우 고정된 임금 외에 주식보상은 없다. 2010년 1인당 4700만원 정도였던 연봉은 2013년 6000만원을 넘어섰고 2014~2017년까지는 7000만원대였다. 2018년 들어서 8340만원, 2019년 8500만원까지 올라왔다. 올해 3분기까지의 수령액은 평균 6300만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등기이사의 경우 이사회 회의 참석 외에 주 업무가 많지만 사외이사는 이사회 참석과 회의가 주업무다. 이사회 개최 횟수를 감안한 금액으로 보면 2010년에는 회의 한 번 참석했을 때 392만원 정도를 받았다. 2014~2016년 이사회 횟수가 10회 미만이었을 때는 평균 800만~983만원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850만원 정도였다.

◇ 인텔, 정교한 보상체계…사외이사까지 주식보상 대상

최근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사업을 위해 손잡은 인텔은 어떨까. 인텔의 보상체계는 철저한 성과 중심이다. 임원의 성과급이 회사의 성장과도 직결되어 있다고 판단, 보상위원회의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인텔의 보상위원회는 매년 4회 이상 개최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보상위원회는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으며 실제 지난해 소위원회 중 11번의 회의를 개최, 가장 많은 논의를 했다. 인텔 내부의 경영진 보상프로그램을 비롯해 승계 계획, 리더십을 키우는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권한을 가진다. SK하이닉스가 올해 3월 보상위원회를 신설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여기에 보상위원회는 최소 주식보유수도 정해뒀다. 임원은 임명됐거나 승진 후 5년 내에 주식을 보유해야 한다. CEO는 25만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2만5000주, 부사장 10만주 등을 의무보유해야 한다. 사외이사도 예외는 없다. 이사회 포함 후 5년 이내에 최소 1만5000주 이상의 주식을 보유해야 한다. 5년이 넘어가면 추가로 5000주를 보유해야 한다.

주식 보유기준 설정은 이사회나 경영진 등의 이해와 주주가치가 연결되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내 유수의 기업 대표 및 임원들이 책임경영 차원에서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과 맥락이 비슷하다. 삼성전자만 봐도 대표이사를 비롯해 몇몇 사외이사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 대표가 42주,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1090주를 보유 중이다.


주식보유를 강조하는만큼 이사진 보상에는 주식 비중이 크다. 이사회 유일한 사내이사인 로버트 스완 CEO는 지난해 총 6693만5100달러(약 741억원)의 연봉을 받았다. 주식보상은 6170만달러 정도로 전체 연봉의 92%를 차지했다. 이사회 의장인 오마르 아이쉬락은 총 32만2100달러를 받았다. 주식보상 비중은 60%였다. 사외이사의 연봉도 3억~5억원 정도로 국내 사외이사진에 비해서 휠씬 높은 수준이다.

주식보상방식은 현재 SK하이닉스가 제시하고 있는 스톡옵션과는 다른 방식이다.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Restricted Stock Unit)과 성과기반주식(PSU·Performance Stock Unit) 제도를 함께 가져가고 있다. 스톡옵션이 특정 가격에 주식을 살 권리를 주는 것이라면 RSU나 PSU는 목표 달성시 기업이 무상으로 주식을 지급하게 되어있다.

로버트 스완의 RSU는 분기별로 지급하고 PSU는 2022년 1월에 지급하도록 되어있다. RSU는 CEO의 개인 성과지표 목표(순이익 증가, 상대순이익 증가성과, 그룹별 운영목표)를 반영하고 PSU는 S&P 500 IT 지수내에서 인텔의 3년 TSR(상대적 총주주수익률)과 목표 EPS(주당순이익) 달성률에 따라 달라진다. 단기와 중기 목표를 함께 고려해 주식보상을 실시하는 것이다.

인텔의 보상체계는 이사회 뿐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2021년 1차 딜클로징 때 임직원 보상체계에 대한 조율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