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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연계 콜옵션' CB 확대, 주식시장 호황에 변화 기류 [Market Watch]현대로템·HMM, 자본화 속도 겨냥…전환 메리트 부상, 투심 뒷받침

피혜림 기자공개 2020-11-30 14:03:04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6일 06:5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가를 기준으로 조기상환청구권(콜옵션) 행사 조건을 단 전환사채(CB) 발행이 늘고 있다. 일정 주가를 넘어설 경우 발행사가 조기상환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투자자의 전환권 행사 속도를 높이는 형태다. 그동안 국내 자본시장에서는 보기 드문 조건이었지만 최근 현대로템과 HMM 등이 해당 조건을 택하는 등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선 수익률이 제한된다는 한계가 있지만 투심은 뜨겁다.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주식 시장이 호조를 이어가자 주식 전환 메리트가 높아진 결과다. 저금리 기조 탓에 채권에 부여된 3%대 수익률만으로도 비교적 상당한 이익을 꾀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대로템·HMM, '주가연계 콜옵션' CB 꾸준

HMM은 내달 10일 2400억원 규모의 공모 전환사채를 발행한다. 만기는 5년이다. 표면과 만기 이자율은 각각 1%, 3%다. 예상 전환가액은 주당 1만 2850원으로, 추후 주가 추이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 KB증권이 채권 발행 업무를 맡았다.

HMM은 해당 CB에 콜옵션을 설정했다. 그동안 CB 콜옵션은 대부분 지분 희석 등을 우려해 발행 물량의 일정 비율을 조기상환 할 수 있도록 조건을 다는 수준이었다. 영구 CB의 경우 실질 만기 등을 드러내기 위해 콜옵션 조항을 설정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HMM은 콜옵션 행사 조건을 '주가'와 연결시켰다. HMM은 보통주 종가가 15일 이상(거래일 기준) 전환가를 초과할 경우 중도상환에 나설 수 있다. 조기상환청구권 행사기간 역시 발행 후 한 달이 지난 2021년 1월 10일부터 만기 1개월 전(2024년 11월 10일)까지로 설정했다. 사실상 주가 기준에 부합한다면 언제라도 콜옵션 행사가 가능하다.

현대로템 역시 올 6월 2400억원 규모의 CB 발행에서 유사한 조건을 설정했다. 거래일 기준 15일 이상 보통주 종가가 전환가의 140%를 초과할 경우 조기상환에 나설 수 있는 조건이었다. 청구기간 역시 발행 1달 후부터 만기 1달 전까지 폭넓게 설정해 콜옵션 행사 가능성을 높였다.

연이어 주가 연계 콜옵션이 부여된 CB가 등장하자 관련 업계에서는 국내 자본시장에서도 해당 형태의 발행이 자리를 잡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해당 형태의 CB 발행이 흔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투자 메리트가 줄어들 수 있어 쉽사리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며 "발행사가 부채를 좀더 빠르게 자본화시키는 효과가 상당하는 점에서 점차 국내 기업들도 해당 형태의 CB 발행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식시장 호조, 투자자에서 발행사 우위로

주가 연계 CB 등장의 이면엔 주식시장 호황 역시 역할을 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에는 전환권 행사로 누릴 수 있는 수익률이 콜옵션 조건으로 제한될 경우 시장 소화에 대한 확신이 불가능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2~3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기업들의 주가 상승 여력이 낮아 이런 조건의 CB 발행이 성립할 수 없었다"며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자 주가와 관련된 조건들의 가치가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3년 전까지만 해도 CB 발행 기업은 대부분 바이오와 제약 등 주가 개선 기대감이 높은 곳이었다. 최근 주식시장 호조로 산업 전반적인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자 CB 발행사가 다양해질 수 있었다는 설명이 나오는 배경이다.

저금리 기조가 CB 시장 변화를 앞당겼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절대금리가 꾸준히 떨어지자 전환가치를 제외한 CB 금리만으로도 수익성을 겨냥할 수 있게 됐다.

채권 투자업계 관계자는 "금리 하락으로 현대로템과 HMM 등의 CB 금리로 설정된 3%대 수익률 만으로도 투자 메리트가 상당해졌다"며 "CB 발행사들이 자본화 속도를 높일 조건을 달고도 시장 소화를 걱정하지 않을 수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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