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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넥실리스 찾은 최태원...이번에도 어김없이 현장행 SK하이닉스·SK머티리얼즈 등 인수 후 현장방문...신성장 동력 힘싣기

이우찬 기자공개 2020-12-03 09:09:02

이 기사는 2020년 11월 30일 16: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은 급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모빌리티를 새로운 신성장동력으로 키워가고 있다. 그 중심에 SKC의 자회사 SK넥실리스가 있다. SK넥실리스는 전기차 배터리 소재인 동박 제조업체로 글로벌 시장 선두권에 있다.

SKC는 올 초 1조1900억원을 투입해 SK넥실리스(당시 사명 KCFT)를 100% 자회사로 인수했는데 이 금액은 SKC 전체 자산의 약 30%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투자 규모만 놓고 보면 SK그룹의 기대가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이런 기대감을 반영하듯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4일 전북 정읍시에 위치한 공장을 전격적으로 찾았다. 코로나 확산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SK넥실리스를 들러 배터리 소재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SK그룹 관계자는 "지난 4월 최 회장 방문이 포함된 SK넥실리스 출범 행사를 개최하려고 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최 회장의 참석이 불발됐다"고 말했다.

최 회장의 이번 방문에는 새로 맞이한 식구를 격려하고 해당 사업에 힘을 실어주려는 뜻이 담겨있다. 과거 최태원 회장의 행적을 따라가다 보면 이 같은 함의는 선명하게 나타난다. 최 회장은 회사 인수 후 사업장을 찾는 등의 방식으로 경영 메시지를 보냈다.

SK하이닉스 출범식 때 반도체를, SK넥실리스 찾아서는 2차전지 등 신성장동력의 사업포트폴리오 중요성을 강조했다. SK그룹은 2010년대 들어와 4차례 정도 굵직한 인수 이벤트를 성사시켰다. SK하이닉스, SK머티리얼즈, SK실트론, SK넥실리스 등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1년 SK그룹에 인수됐다. 최 회장은 이듬해 2월 출범식에 참석해 세계 최고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말했다. 그는 "SK는 책임감을 갖고 반도체 사업에 투자하고 하이닉스를 더 키우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2012년과 비교해 지난해 매출 기준 2.7배 성장했다.

SK그룹은 2015년 11월 SK머티리얼즈를 인수했는데, 이듬해 5월 최 회장이 회사를 찾았다. 최 회장은 당시 "반도체, LCD, 태양광 전지 제조 공정에 사용하는 특수가스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SK머티리얼즈는 첫 특수가스 NF3의 국산화에 성공한 저력을 갖고 있다.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소재 분야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해 달라"고 언급했다. SK머티리얼즈는 2016년 매출 4614억원(영업이익 1540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7721억원(영업이익 2147억원)으로 커졌다.

2017년 8월에는 반도체 웨이퍼 제조기업 SK실트론을 인수했는데, 최 회장은 두 달 만인 그해 10월 회사를 방문하며 임직원을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 SK머티리얼즈, SK실트론을 잇따라 인수하며 반도체 사업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최 회장의 SK넥실리스 방문도 SK하이닉스, SK머티리얼즈 등을 방문했던 것처럼 신사업 드라이브 관점에서 읽어야 한다는 평이다. 그룹 전체로 보면 SK이노베이션, SK IET에 이어 2차전지 수직계열화를 이뤘다는 평가다. SK이노베이션은 음극재 소재인 동박을 SK넥실리스에서, 분리막은 자회사 SK IET에서 공급받는 구조를 만들었다.

최 회장은 SK넥실리스를 친환경, 기술력을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기업으로 보고 적극적인 투자 결정을 하고 있다. 그는 정읍공장을 방문해 "환경을 지키고 기술력을 더 키워 명실상부한 글로벌 톱티어 회사로 우뚝 서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SK넥실리스는 SK그룹에 인수된 뒤 6개월 만에 5공장, 6공장 증설 투자를 결정하며 공격적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해 왔다. 올 초 4공장 증설을 마쳤고 지난 3월에는 5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5공장 건설에는 1350억원, 6공장에는 1200억원이 각 투입된다. 5공장, 6공장은 각각 2021년, 2022년 양산이 목표다. 6공장까지 가동되면 SK넥실리스의 동박 생산능력은 현재 3만4000톤(t)에서 연산 5만2000톤으로 늘어난다.

해외공장이 없는 SK넥실리스는 글로벌 진출도 타진하고 있다. 현재 투자입지를 물색하고 있다. 경쟁업체인 일진머티리얼즈의 해외공장이 있는 말레이시아를 포함해 유럽, 미국 등 복수의 후보지를 놓고 검토하고 있다. 올해 안에 해외공장 투자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이 같은 공격적인 투자에는 전기차 중심의 산업지형 변화와 2차전지 관련 소재 시장 급성장에 대응하려는 최 회장의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의 ‘배터리 회동’은 2차전지 사업 강화에 대한 최 회장의 뜻을 보여주는 장면인데, 당시 배터리 판매, 재사용 등이 테이블에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SK넥실리스는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인 음극재 소재로 쓰이는 동박을 만든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동박 시장수요는 올해 13만5000톤에서 2025년 74만8000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커지면서 소재 부문도 커지는 모습이다.

SK넥실리스의 경쟁력은 기술력에 있다. 동박은 구리를 고도의 공정기술로 얇게 만든 박으로 2차전지 음극에 쓰이는 핵심 소재다. 얇으면 얇을수록 한정된 배터리의 공간에 더 많은 활물질을 채울 수 있어 배터리 고용량·경량화에 유리하다.

SK넥실리스는 4.0㎛ 두께의 초극박 전지용 동박을 세계 최장 길이인 30km 생산에 성공하기도 했다. 업계 평균보다 5년 이상 앞선 기술로 알려져 있다. 2013년 6㎛, 2017년 5㎛, 2019년 4㎛ 동박을 세계 최초 양산했다.

SK넥실리스 실적은 올해부터 SKC에 반영됐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31억, 152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14.7%다. 4공장이 본격 가동되고 글로벌 전기차 판매 확대 효과로 분기로는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3분기 기준으로 보면 모빌리티 소재 매출이 SKC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8%(2507억원)다. 247억원의 영업이익은 SKC 전체 영업이익에서 18.6%에 해당해 모빌리티 소재 부문의 수익성이 매출 대비 높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2분기 17.2%에서 소폭 감소했다. 인수 전 투자됐던 4공장 증설비용 약 1200억원이 이번 3분기에 비용으로 반영된 탓이다. 4분기에는 1~4공장 풀가동으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SK넥실리스는 친환경 등 ESG 경영을 강조하는 그룹 경영기조에도 부합한다. 배터리 소재를 만드는 SK넥실리스는 내연기관 중심에서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는 전기차 시대로 나아가는 연결고리를 하기 때문이다. 모회사인 SKC의 미래성장 3대 축인 모빌리티·반도체·친환경 가운데 모빌리티, 친환경을 동시에 충족하는 기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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