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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LG 계열분리]LG 계열분리 역사 눈길...'3세대 분리' 마지막 퍼즐형제보다 늦은 독립, 4세 구광모 회장 체제 완성…'LG신설지주'로 새 출발

김경태 기자공개 2020-11-27 09:53:53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7일 08:3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이 구본준 고문의 계열 분리를 공식화하면서 현 회장(구광모)보다 항렬이 높은 3세대의 독립을 마무리하게 될 전망이다. '장자 승계'를 대원칙으로 삼고, 가문 구성원을 모두 배려하는 LG그룹 특유의 가풍이 도도하게 흐른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구 고문이 새 출발을 하며 가문의 '시그니처'이자 국내 지배구조의 모범으로 불리는 '지주사' 체제를 십분 활용한 점도 주목된다. 그의 독립은 예견된 일이지만 계열 분리의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했다.

◇계열분리 신호탄 쐈던 3세, 4세 시대 완성 마지막 퍼즐도 맡아

고 구인회 회장이 창업한 이래 구(具)씨와 허(許)씨가 공동 경영을 이어오던 LG그룹이 계열 분리에 나선 것은 장자 승계라는 그룹의 대원칙과 맞물린다. 오너 2세 장남인 고 구자경 회장에 이어 1995년 3세 장남 고 구본무 회장이 승계하던 것과 맞물려 '분할'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물론 그 시점 전에도 외부로 나간 경우가 있다. 2세 구자일 일양화학 회장은 LG그룹 부회장을 지낸 뒤 1987년 3월 화학업체 일양안티몬(현 일양화학)을 설립했다. 2세 막내 구자극 회장도 LG상사 미주법인 회장으로 활동하다가 2014년 대주주로 있던 예림인터내셔널을 통해 전자부품업체 이림테크(현 엑사이엔씨)를 인수했다.

하지만 이들은 직접 회사를 설립하거나 인수했다는 점이 차별화된다. 재계에서는 구자일 회장과 구자극 회장의 경우를 LG그룹의 분할(分割) 또는 분리(分離) 범주에 넣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먼저 계열 분리 신호탄을 쏜 인물은 고 구본무 회장의 첫째 남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다. 그는 1992년 희성화학을 가지고 나갔다. 당시 막내 구본식 LT그룹 회장도 함께했다. 가문의 3세가 첫걸음을 떼자 분할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고 구본무 회장보다 항렬이 높은 1세대, 2세대들도 차례로 분가했다. 1999년11월 1세대 고 구철회 회장이 LG화재와 LG정밀을 가지고 LIG그룹으로 독립했다. 2000년 4월 2세대 구자두 회장은 LG벤처투자(현 LB인베스트먼트)로 LB그룹을 꾸렸다. 같은 해 9월 구자학 회장이 LG유통(현 GS리테일) 식품서비스 부문을 기반으로 아워홈을 탄생시켰다.

그 후 계열 분리는 LG그룹의 지주사 전환과 맞물려 진행됐다. LG그룹은 2001년4월 LG화학을 인적분할해 지주사인 LGCI, LG화학, LG생활건강 3개 회사로 나눴다. 그 뒤 LG전자 인적분할 등의 절차를 거쳤다. 2003년3월 화학 부문 지주사 LGCI, 전자 부문 지주사 LGEI가 합병하며 ㈜LG가 탄생했다.

소위 '태·평·두' 삼형제라 불리는 고 구태회, 구평회, 구두회 회장은 LS그룹은 만들었다. 2003년11월 LG전선(현 LS전선)을 비롯한 전선 관련 기업들을 가지고 분리했다. 허씨 일가는 2005년4월 건설(GS건설), 정유(GS칼텍스) 사업 등을 계열사로 GS그룹을 만들어 독자적인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 뒤로도 분가는 계속됐다. 고 구본무 회장의 숙부인 고 구자승 전 LG상사 사장의 장남인 구본걸 회장이 2006년 LG패션을 중심으로 한 LF그룹으로 분리했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사례는 LT그룹이다. 희성그룹에서 구본능 회장과 함께했던 구자경 명예회장의 넷째 아들인 구본식 회장이 2019년 1월 삼보이엔씨, 희성금속, 희성정밀, 희성소재 등으로 독립했다.

이번 구본준 고문이 계열 분리를 공식 선언하면서 형제 중 가장 늦게 그룹을 떠나게 됐다. 또 현재 LG그룹을 진두지휘하는 4세 구광모 회장의 체제 완성도를 높이는 마지막 퍼즐이기도 하다.



◇LG그룹, 계열 분리에 '지주사 체제' 십분 활용

LG그룹은 우리나라 기업 중 지주사 체제를 사실상 처음으로 도입했다. 정부가 IMF 외환위기 후 지주사 설립을 허용하자 2000년 7월 '21세기형 경영체제로의 개편 방안'을 발표하며 호응했다. 그 후 일사천리로 진행하며 2003년 지주사 체제를 완성했다.

2000년대 이후에도 수차례 있었던 계열분리에서 다른 재벌에서 흔한 '형제의 난'과 같은 잡음이 생기지 않았던 것은 지주사라는 '깔끔한' 지배구조에 기반한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독립의 길을 걸은 LS그룹, GS그룹 역시 지주사 체제를 택했다.

재계에서는 구본준 고문 역시 선례를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봤기 때문에 'LG신설지주'를 만드는 방안을 택했을 거란 관측도 나온다. 이전 사례를 참고해 가장 무난한 방식을 택했다는 것이다.

실제 전날(26일) 계열분리 결정을 위해 열린 ㈜LG 이사회에서 이사들이 논의하는 과정에서 GS그룹 분리 사례가 언급됐다. 당시 사례와 분할 후 시가총액 추이, 전략 등이 거론됐다. LG신설지주 설립 방안이 다른 방법과 비교해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특히 이사회에서 주주에 손해가 되지 않는 방식이라는 점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주주들이 분할된 2개 회사에 대해 비율에 따른 주식을 갖게 돼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 등에 인식을 공유했다. 이는 최근 있었던 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LG그룹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 최초로 선진형 지배구조인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지속적으로 사업 영역과 경영관리 역량을 전문화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며 “향후 계열 분리 추진 시 그룹의 지배구조를 보다 단순하게 하면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완화 방향에도 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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