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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카카오]주주 반발에도 소집기간 단축, 견제보다 효율 우선②개최일 7일 전→3일 전으로 정관변경…67.5% 찬성 '턱걸이' 통과

원충희 기자공개 2020-12-08 07:20:20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1일 16:2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3월 열린 카카오의 정기주주총회에 상정된 의안 가운데 32.5%의 반대·기권표를 얻었지만 결국 통과된 안건이 있다. 이사회 소집통지 일자를 최소 개최 7일 전에서 3일 전로 단축하는 정관변경안이다. 대부분 안건이 90% 이상의 찬성으로 통과된 데 반해 이 안건의 찬성률은 67.5%로 꽤 많은 주주들의 반발이 있었다.

기업의 헌법과 같은 정관의 변경은 특별결의 사안으로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 지분율로 따지면 66.6% 이상이다. 찬성률 67.5%라면 거의 턱걸이로 통과한 셈이다. 카카오는 왜 주주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이사회 소집통지 기간을 단축하려 했을까.

카카오 측이 내민 이유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한 신속한 의사결정'이다. 카카오톡 플랫폼을 통한 사업 확대와 다각화 과정에서 인수합병(M&A), 채권발행, 대규모 투자 등 이사회 결의가 필요한 일이 많아진 만큼 신속성을 중시한 결정이다. 실제로 비교기업군의 이사회 통지기간을 보면 네이버는 영업일 기준 개최 3일전,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5일전에 이사회 구성원들에게 통지하도록 정관에 규정돼 있다.


정관변경이 이뤄진 이후 카카오 이사회는 주요 M&A나 발행안건들을 처리됐다. 올해는 카카오페이 유상증자 참여, 주주 간 계약 변경, 카카오IX 분할합병, 해외교환사채(EB) 발행 등의 안건이 이사회에서 결의됐다.

하지만 3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이사회 소집기한을 단축하는 것으로 간주해 반대의사를 표했다. 다른 일부 연기금 및 외국인 주주들도 동참했다. 이들은 이사회 소집통보 기간 단축이 이사회 기능과 사외이사 독립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업지배구조 한 전문가는 "이사회 소집통보 기간이 짧아진다는 것은 사외이사들이 의안을 분석하는 시간적 여유가 줄어든다는 의미"라며 "그럴수록 거수기로 전락할 가능성이 큰데 특히 카카오처럼 대주주(김범수 의장)가 이사회에 들어와 있다면 더더욱 우려의 소지가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사회의 다수를 차지하는 사외이사는 본업이 따로 있는데다 회사 외부에 있는 터라 사내이사(경영진)보다 경영사정을 잘 알기 어렵다. 이사회에 올라오는 안건의 적합성과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도를 제대로 파악하려면 사내이사보다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연기금이나 외국인 주주들은 이사회 소집통지 기간 단축을 곧 사외이사들이 안건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워진다는 의미로 본다. 그만큼 대주주나 경영진에 휘둘릴 공산이 커지고 견제·감독기능이 약화될 수 있는 점을 걱정하는 것이다.

이번 정관변경으로 카카오의 이사회 운영방침이 어디로 향해 있는지가 분명해졌다. 경영진에 대한 견제·감독 기능을 강화, 이사회 독립성과 투명성을 추구하는 재계의 기조와 달리 대주주를 중심으로 한 효율경영에 방점이 찍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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