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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 中 자회사 매각 무산 '재무 개선 차질' 매수자 인수대금 납입 불발, 자금 여력 갖춰야 협상 재개

김형락 기자공개 2020-12-04 12:56:00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2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상보'가 지지부진하던 중국 자회사 매각을 결국 철회했다. 매수자가 인수대금을 제때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회사 매각대금을 활용해 차입금을 줄이려 했던 재무 전략에도 차질이 생겼다. 기존 매수자와 협상 창구를 열어두면서, 새로운 인수자를 찾는 작업을 병행할 방침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상보는 지난달 30일 종속회사 상보신재료(소주)유한공사(이하 상보신재료) 매각 계약을 철회했다. 거래상대방인 중국 장쑤 이리콤 신소재주식유한회사(이하 이리콤)가 최종 납입일(11월 말)까지 인수대금 190억원을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매각절차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당초 상보는 올해 안에 상보신재료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었다. 상보신재료는 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광학필름 제조업체다. 상보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23억원, 23억원이다.


상보는 지난해 12월 상보신재료 지분 100%를 이리콤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모바일, 테블릿PC 필름 생산에 주력하는 쪽으로 사업 방향을 잡으면서, 대형 디스플레이 필름을 만드는 상보신재료 지분을 현금화하기로 결정했다. 상보는 윈도우필름(차량·건물의 자외선·적외선 차단)·광학필름(LCD Back Light Unit에 적용되는 부품) 제조업체다.

지분 양도금액은 총 373억원이다. 현금 교부와 주식 교환으로 나눠 거래구조를 짰다. 상보신재료 지분 51%는 190억원에 양도하고, 나머지 지분 49%는 올해 말 이리콤 주식(182억원 규모)과 교환하기로 했다. 상보가 중국 현지에 별도 자회사를 설립해 상보신재료 지분 49%를 넘긴 뒤, 이리콤 주식과 교환하는 방식이다. 비상장사인 이리콤이 상장한 뒤 차익을 낼 심산이었다.

이리콤의 자금 사정이 발목을 잡았다. 이리콤은 자산총액 271억원(2019년 6월 기준) 규모의 중국 광학필름 제조업체다. 지난해 12월 최초 계약 당시 이리콤은 올해 1월 말까지 지분 인수대금 190억을 납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자금 모집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납입일을 세 차례나 연기했다.

상보는 이리콤의 자금 여력을 고려해 지분 분할 매각 조건을 추가했다. 이리콤이 인수하는 상보신재료 지분이 51%에 못 미치더라도, 추후 나머지 지분을 나눠 인수할 수 있도록 계약 조건을 바꿨다. 다만 거래 안정성을 위해 올 11월 말까지 이리콤 측의 입금 금액이 최소 6000만위안(약 102억원) 이상이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리콤은 기한 내 최소 인수대금을 만들지 못했다.

자회사 매각이 불발되면서 상보의 유동성 지표 개선 스텝도 꼬였다. 상보는 자회사 지분을 매각해 확보한 유동성을 단기차입금 상환에 투입하는 재무계획을 세워두고 있었다. 지난 9월 말 기준 상보의 유동비율은 77%다. 2017년 106%였던 유동비율이 이듬해 79%로 떨어진 뒤 70%대에 머물러있다.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100)은 기업의 유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유동비율이 100%보다 낮으면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자산으로 1년 이내 상환해야 할 부채를 갚지 못할 수도 있다고 평가한다.


유동부채 대부분은 단기차임금이다. 3분기 말 상보의 단기차입금은 약 356억원이다. 유동부채(462억원) 중 77%를 차지하고 있다. 모두 만기 1년 이내 은행 대출이다.

이자 부담도 적지 않다. 일부 대출은 연 이자율이 8%대다. 상보는 최근 3년 동안 이자지급 명목으로 매년 30억원 안팎의 현금을 지출했다. 올해 3분기까지 이자지급 항목으로 유출된 현금흐름은 16억원이다. 3분기(연결 기준) 누적 영업이익(29억원)의 절반가량이 이자로 빠져나간 셈이다.

상보는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으로 차입금 규모를 줄일 계획이다. 지난 10월 운영자금 7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3회차 CB를 찍었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각각 1%, 4%다.

상보 관계자는 "3회차 CB를 발행해 확보한 현금으로 연말 일부 차입금을 상환할 것"이라며 "영업이익을 내면서 현금흐름이 좋아지고 있어 재무구조도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상보신재료 매각은 투트랙으로 다시 진행할 계획이다. 이리콤이 인수자금을 갖추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른 매수자들의 의사를 타진하는 태핑(수요조사)도 실시한다.

상보 관계자는 "이리콤이 중국 정부의 투자금을 받아 50억원을 모아둔 상태"라며 "인수자금을 마련하면 다시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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