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SK텔레콤 FI 활용전략, 티맵모빌리티도 통할까 11번가 등 사례와 유사…밸류에이션 괴리 상당

최익환 기자공개 2020-12-09 08:09:28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8일 11: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이 분사 후 자본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티맵모빌리티 역시 기존의 재무적투자자(FI)들과 설정한 거래구조가 준용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그동안 SK텔레콤은 11번가 등의 거래에서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FI를 유치하며 사실상의 현물출자를 진행했다. 다만 산정된 기업가치를 두고 원매자들과의 줄다리기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티맵모빌리티는 최대 30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위해 이르면 이달 말 예비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0월 SK텔레콤으로부터의 분사가 확정된 티맵모빌리티는 그동안 국내외 PEF 운용사들을 잠재적 투자자로 설정하고 관련 자료를 배포해왔다.

이번 투자유치 작업은 그동안 SK텔레콤이 이용해 온 FI 투자유치 구조와 상당한 유사성을 띨 것으로 보인다. 현재 티저레터(TM)를 수령한 원매자들은 SK텔레콤 측의 제안조건인 일정 수준 이상의 내부수익률(IRR) 보장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사실상 투자 원리금을 SK텔레콤이 보장해주는 거래구조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사모투자펀드(PEF) 업계 관계자는 “티맵모빌리티의 경우 중위험 중수익 형태의 구조화된 투자로 인지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는 IPO를 통한 엑시트 계획이 짜여지겠지만 만약 IPO가 어려워질 경우 일정 수준의 수익률을 약정한 콜옵션 등으로 최소한 투자회수가 가능한 구조”라고 전했다.

앞서 SK텔레콤은 11번가와 원스토어 등 자사 혹은 자회사의 사업부를 물적분할한 뒤, 분할신설회사에 FI를 2대주주로 유치하는 방식을 이용해왔다. 특별한 현금 지출 없이 FI의 자금을 이용해 사업부를 자체 생존이 가능한 독립회사로 키워낼 수 있고, 추후 FI의 지분을 회수하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률을 보장해줄 수 있는 구조였다.

2018년 SK플래닛에서 분사해 독립법인이 된 11번가의 경우 H&Q와 이니어스프라이빗에쿼티 등 FI가 총 5000억원을 투자했다. SK텔레콤은 당시 기업공개(IPO)를 통해 FI의 투자회수를 돕되, IPO에 실패할 경우 IRR 3.5%의 보장수익률을 기준으로 콜옵션을 행사해주기로 했다.

지난해 SK텔레콤에서 독립, SKS프라이빗에쿼티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은 원스토어의 경우도 이와 유사한 구조가 준용됐다. PEF가 원스토어의 신규 발행 상환우선주(CPS)를 인수해 2% 내외의 배당률을 보장받고, 3년 내 IPO 조건도 적용됐다. 상장에 실패할 경우를 대비한 IRR 4% 기준의 콜옵션 조건도 거래에 포함됐다.

이외 ADT캡스와 티브로드 인수 등 M&A 과정에서도 FI를 활용해온 SK텔레콤은 대부분의 거래에서 비슷한 구조를 적용하고 있다. 올해 3월 뉴레이크얼라이언스-하나로의료재단 등과 조인트벤처(JV) 형태로 설립한 인바이츠헬스케어 역시 FI인 뉴레이크에 유사한 조건이 주어졌다.

인바이츠헬스케어의 경우 신설되는 JV에 SK텔레콤이 현물출자로 지분을 확보한 뒤, 뉴레이크얼라이언스를 파트너로 영입한 거래구조였다. 다만 이 경우에도 SK텔레콤 입장에서 사실상 물적분할을 한 뒤 FI를 유치하는 그림과 크게 다른 것은 아니다. 별도의 투자금을 지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앞선 거래에서처럼 SK텔레콤이 일정 수익률을 보장하고 IPO를 조건으로 내세워 티맵모빌리티의 투자유치를 진행할 것“이라며 ”기존에 유치한 FI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하면 쉽게 거래구조를 바꾸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티맵모빌리티의 지분가치를 둘러싼 줄다리기는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지적도 동시에 나온다. 앞서 인바이츠헬스케어의 경우 뉴레이크얼라이언스와의 협상이 SK텔레콤 측 현물출자 가치에 대한 줄다리기로 1년 이상 지체된 바 있다.

티맵모빌리티의 경우 우버에게 550억원 상당의 투자를 유치한 점은 상당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원매자들 역시 거래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밸류에이션 하향 요구를 이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거래구조가 이미 짜여진 상황에서 원매자들이 요구할 수 있는 부분은 사실상 가격 밖에 남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른 PEF 업계 관계자는 “매물을 두고 자유로운 구조설계가 어려운 거래인 만큼 원매자들이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부분은 가격적 요소 뿐”이라며 “결국 원매자들 사이의 컨센서스가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 티맵모빌리티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