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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위기에 강한 '멀티플레이어' 최명록 큐캐피탈 부사장CIO로 영입 1년…투자기업 CEO로 전방위 활약

김혜란 기자공개 2020-12-28 07:47:03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4일 0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큐캐피탈파트너스(이하 큐캐피탈)는 올해 초 조직을 새롭게 정비하고 '황희연 대표-최명록 부사장 체제'로 한해를 보냈다. 1월 1일자로 취임한 최명록 큐캐피탈 부사장 겸 CIO(최고투자책임자)는 지난 1년간 조직에 새바람을 불어넣었다.

새 체제로의 개편 후 큐캐피탈은 중소·중견기업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전문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로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올들어 의약품 제조업체 서울제약과 치킨프랜차이즈 노랑통닭(법인명 노랑푸드) 바이아웃을 성사시키며 활발한 투자 행보를 보여줬다.

M&A 자문·투자업계에서 17년 넘게 경험을 쌓은 최 부사장은 큐캐피탈에서 투자2본부장과 CIO, 부사장까지 겸임하며 맹활약했다. 지난 10월 말부터는 노랑푸드 대표라는 직함도 추가했다. 앞으로 1년간 노랑푸드 CEO(최고경영자)로서 PMI(인수 후 통합) 작업을 진두지휘하며 성장 청사진을 제시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최 부사장은 내년 큐캐피탈 CIO, 노랑푸드의 대표로서 전방위 활약을 펼칠 전망이다.

◇성장스토리: M&A자문분야 두각→PEF 투자 전문가로 성공적 변신

최 부사장은 EY한영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처음엔 감사 업무를 맡았고 2002년부터 FAS본부에서 M&A자문을 담당했다. 2000년대 초·중반은 기업 구조조정이 활발하게 이뤄지던 때다. 최 부사장은 FAS본부에서 NPL과 워크아웃 등 구조조정 관련 딜 자문을 다수 수행했다.

폭넓은 경험을 쌓기 원했던 최 부사장은 2007년 미래에셋증권 M&A/PI본부로 자리를 옮긴다. 여기서 웅진그룹의 새한(이후 웅진케미칼로 사명 변경) 인수, 의류업체 에스지위카스의 충남방적 인수 자문 등을 성사시키며 두각을 나타냈다. 2008년에는 새로 IB조직을 꾸리던 KB투자증권에 팀장(부장)으로 영입됐다.

KB증권으로 옮긴 직후 그는 큰 성과를 낸다. 2009년 랜드마크딜이었던 롯데그룹의 두산주류 인수자문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KB증권을 단숨에 M&A자문 분야 신흥강자 반열에 올려놨다. 당시 최 부사장과 함께 두산주류 M&A를 성사시킨 주역 중 다른 한 명이 황희연 대표였다.

PE업계에 몸담게 된 건 2010년 6월 KTB PE에 상무보로 영입되면서부터다. 그는 투자업계에서도 재능을 발휘했다. KTB PE에서 JW중외제약, LIG넥스원에 투자해 우수한 엑시트(투자금 회수) 성과를 거두며 업계에서 점차 이름을 알렸다.

JW중외제약의 경우 대규모 설비투자로 재무구조가 악화된 상태였다. 수액제제 사업부 분할 후 지분 매각 등 구조조정을 통해 힘겨운 자구 노력을 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KTB PE의 투자금은 유동성 위기 극복에 도움을 줬다. KTB PE 역시 해당 투자로 약 1년 만에 내부수익률(IRR) 118.8%라는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

방산업체 LIG넥스원 투자 건은 클럽딜(지분 49%를 4200억원에 인수)이었다. 당시 LIG그룹은 자회사 LIG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유동성 위기에 처한 데다 기업어음(CP) 사기 발행 혐의로 오너 일가가 구속되는 등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LIG넥스원은 투자 4년 만에 IRR 30.6%라는 우수한 회수 실적을 안겨주며 KTB PE의 효자 포트폴리오로 남았다. 이들 기업을 담은 'KTB신성장동력PEF'(700억원 규모)는 펀드수익률 IRR 22%로 청산됐다.

최 부사장은 올해 초부터 큐캐피탈에서 새 출발했다. 구조조정 투자 경험이 많은 그에게 큐캐피탈은 기량을 발휘할 최적의 무대였다. 큐캐피탈은 사전적·사후적 구조조정 대상기업에 투자하는 '우리-큐기업재무안정PEF'(1551억원)와 중소·중견기업 바이아웃 투자를 주력으로 하는 '2018큐씨피13호PEF'(3000억원)를 운용하고 있다.


◇투자스타일 및 철학: 산업 트렌드에 대한 치밀한 분석 기반 투자

최 부사장은 산업과 경기 변화의 흐름을 끊임없이 공부하는 CIO다. 그는 산업트렌드 변화에 대한 치밀한 분석이 투자의 바탕이 되지 않으면 결국 실패하기 쉽다고 여긴다. 이는 과거 KTB PE에서 30개에 달하는 기업을 한번에 관리하며 통달한 투자의 진리다.

2016년 KTB PE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당시 주요 임원 12명 중 11명이 퇴사했다. 투자2본부장이었던 최 부사장은 회사에 남은 유일한 기존 임원이었다. 이 때문에 KTB PE가 보유한 8개 블라인드펀드 총괄이라는 무거운 임무가 주어졌다.

다른 본부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니 망가진 회사와 성장한 회사가 뒤섞여 있었다. 이들 기업의 흥망성쇠를 가른 것은 투자 '타이밍'이었다. 아무리 본질적 가치가 높은 기업이어도 산업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경기변동성이 증폭되는 환경 속에서는 살아남기 쉽지 않았다. 최 부사장은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서 우량한 기업이냐는 판단 뿐 아니라, 타이밍이 맞는 투자인가를 치밀하게 분석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최 부사장은 큐캐피탈 CIO로서 내부 투자심의위원회에서 의사결정을 할 때 이런 투자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산업 트렌드 변화 흐름 속에서 회사가 방향성을 제대로 설정하고 있는지, 이 시점에 PEF가 자금을 투입한다면 성장이 가능할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 투자결정을 내린다.

◇트랙레코드1: 실트론·전진중공업 우여곡절 매각 성공…위기 속 빛난 리더십

사실 최 부사장은 투자업계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인물이다. KTB PE에서 조직이 와해됐을 때 구원투수로 나서며 위기에 강한 리더의 면모를 드러냈다.

내부 투자인력이 대부분 이탈하며 최 부사장이 다른 본부가 운용하던 펀드 관리까지 떠맡았다. 이중 가장 힘들었던 펀드가 'KTB2007PEF'(4600억원)였다. 이 펀드는 특장차 제조업체 전진중공업과 LG실트론(현 SK실트론) 등을 포트폴리오로 담고 있었다. 펀드 해산 예정일인 2014년을 훌쩍 넘겼지만, 몇몇 투자자산의 엑시트는 요원했다. LG실트론의 경우 펀드 전체에 막대한 손실을 줄 것이 뻔한 상황이었다.

직접 투자한 자산은 아니었지만 중도에 펀드관리자로 합류한 이상 마지막까지 펀드 출자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쏟아부었다. 밤낮없이 출구 전략을 고민하고 펀드 출자자(LP), 채권단과 소통했다. LG실트론의 경우 LP와 채권단을 설득해 펀드 만기를 연장하며 인수금융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서 벗어나는 데까지 성공했다. 하지만 투자금 회수는 쉽지 않았다. 국내·외에서 인수자를 물색하며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갖은 노력 끝에 2017년 SK그룹에 매각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기업 가치가 워낙 쪼그라든 터라 레버리지 대출을 일으킨 자금 정도만 회수됐고 무려 1600억원이 손실처리됐다.

지난해에는 최 부사장이 사후 관리를 맡아온 전진중공업을 웰투시인베스트먼트-모트렉스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투자한 지 12년 만의 엑시트였다. 투자원금의 3배에 달하는 수익이 돌아왔고 LG실트론의 손실을 메꿨다. 'KTB2007PEF'는 결국 IRR 1%로 청산됐다.

최 부사장 특유의 집념과 책임감으로 '마이너스 청산'을 가까스로 막아낸 셈이다. 본인이 투자한 건이 아님에도 회사의 투자 실패를 수습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었다. 펀드 손실을 막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했고, 운용역으로서 큰 자산을 쌓은 셈이다.


◇트랙레코드2: 노랑푸드 CEO로 활약…상생 통한 밸류업 박차

노랑통닭은 최 부사장에게 각별한 포트폴리오다. 지난 5월부터 이창민 상무(투자3본부장)와 함께 실사부터 딜 구조 설계까지 직접 챙겼다. 결국 CEO까지 맡게 됐다. 최 부사장은 노랑통닭을 5~6년안에 1000개 가맹점을 거느린 7위권 프랜차이즈로 키우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실질적인 통합과 체제 개편이다. 사실 노랑푸드는 기존 창업주가 지분 50% 미만을 보유하고 나머지는 지사(법인)가 나눠 갖고 있었다. 서울경기, 충청, 부산 세 개 지사는 법인 형태지만 나머지 제주 등 지역은 지사장이 개인사업자 형태로 본사와 계약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세개 지사는 그동안 각 지역의 가맹점 모집과 관리를 맡으며 사업 확장에 많은 기여를 했다.

노랑푸드는 2013년 설립 이후 전국 516개 매장을 보유한 국내 12위(가맹점 수 기준) 치킨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하지만 회사를 더 키우려면 경영면에서 통일된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게 창업주와 주주들의 판단이었다. 주주들은 지사와 개인 지사장들을 설득해 지분 100%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이후 시장에서 인수 후보를 물색했다.

큐캐피탈은 지난해 국내 1위 치킨프랜차이즈 BBQ에 투자해 동종 업계 이해도가 높은 FI였다. 지난 10월 16일 큐캐피탈은 코스톤아시아와 컨소시엄을 이뤄 노랑푸드 지분 100%를 한번에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화학적 결합'을 이루는 작업은 딜이 종결된 이후부터가 시작이었다. 과거 KTB PE 시절 난이도가 있는 딜을 다뤄본 경험이 많은 최 부사장이 전면에 나섰다.

최 부사장이 CEO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법인으로 된 지사를 본사로 합병시키는 일이다. 본사와 지사 합병 건은 지난 11월 말 주주총회를 통과했다. 나머지 지사의 지사장들과의 계약은 내년 초 끝난다. 이에 맞춰 최 부사장은 본사와 가맹점, 지사가 상생할 수 있는 협상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해관계 조율 과정에는 진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 난관을 넘으면 본격적인 성장 플랜을 가동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 부사장은 펀드매니저로서의 밸류업 역량뿐 아니라 경영자로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새로운 도전과제를 부여받은 셈이다.

◇업계 평가: "남다른 네트워킹 실력…디테일까지 놓치지 않는 실무형 리더"

주변 사람들은 최 부사장을 두고 일에 대한 열정이 누구보다 강한 인물이라고 입을 모은다. 폭넓은 네트워크도 강점이다.

조학주 코스톤아시아 대표는 "보통 CIO자리에 오르면 '디테일'에는 손 놓는 경우가 많은데 최 부사장은 작은 것에서부터 큰 것까지 디테일을 모두 파악하고 있는 데다 이해 수준도 높다"며 "경험이 부족한 후배들이 못 보는 면이 있어도 최 부사장이 디테일하게 챙기기 때문에 의사결정에서 실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미래에셋 M&A본부에서 처음 만나 1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 노랑푸드를 공동 인수하기도 했다. 두 사람 간 신뢰가 두터운 만큼 경영 면에서도 원활하게 소통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른 PEF운용사 대표도 "최 부사장은 워낙 사람 만나고 일하는 것을 즐긴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 신규 펀드 조성 과제…포트폴리오 총괄 책임도 막중

최 부사장의 단기 목표는 노랑푸드의 PMI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다. 인수 초반 성장의 토대를 닦고 다음 CEO에 바통을 넘길 계획이다.

큐캐피탈 CIO로서 투자 기업이 성과를 내도록 관리하고, 향후 성공적인 엑시트로 이어지도록 총괄하는 책임도 소홀히 하지 않을 생각이다. 올해 큐캐피탈이 성사시킨 딜은 카카오VX(200억원)와 서울제약(600억원), 놀이의발견(200억원), 티앤에프글로벌(230억원) 등이다. 2017년 인수한 골프장 큐로경기컨트리클럽와 2015년 인수한 제지업체 영풍제지의 엑시트 전략도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신규 블라인드펀드 조성이란 과제도 있다. '큐씨피13호'가 이미 70%를 소진한 만큼 내년엔 투자 실탄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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