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12월 14일 0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폐기물처리로 대표되는 환경사업이 최근 '핫섹터'로 떠오르고 있다. 수년 전만 해도 관심을 갖는 플레이어는 제한적이었다. 중견사 혹은 중소형 사모펀드(PEF) 정도였다. 그런데 최근 대형 사모펀드는 물론 대기업까지 진출하고 있다.특히 건설사가 적극적으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폐기물처리는 물론 수처리까지 환경사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규제 시장이다 보니 M&A를 통해 진입을 택하는 것으로 읽힌다.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조단위 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 사실상 미래 먹거리의 한 축으로 대접받고 있는 모양새다.
사실 건설사들은 M&A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곳은 아니다. 얼마전까지도 업계 풍토인 듯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한다거나 신규 투자를 통해 사업 다각화에 나서는 곳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아이러니한 점은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을 항상 해왔다는 점이다.
국내 시장은 공공공사 발주가 줄고 마진율이 낮아지고 있다. 효자 노릇을 해오던 주택 분양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수익성이 예전만 못하다. 해외사업도 예기치 못한 대외변수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본업인 건설만으론 성장성에 한계가 명확했다.
현재 이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은 SK건설이다. 그룹 캡티브 물량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올려온 대형 건설사다. 주력은 플랜트와 주택이다. 그러다 변화가 감지된 것은 올해 조직개편에서부터다. 지난 7월말 경제적가치(EV)와 사회적가치(SV)를 함께 창출할 수 있는 친환경사업부문을 신설했다. 환경사업 본격 나서겠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알렸다. 이후 곧바로 EMC홀딩스 인수가 이어졌다.
EMC홀딩스 인수전은 대형 사모펀드를 비롯 15개의 투자자가 출사표를 던질 정도로 치열했다. 최종 승자는 공격적으로 가격을 베팅한 SK건설이었다. 무려 1조원을 쏟아 부었다. 환경사업에 대한 의지를 가격으로 드러낸 셈이다. 그리고 최근 산업은행의 도움을 받아 인수 절차를 마무리 지었다. 이렇게 환경사업 닻을 올렸다.
물론 우려도 있다. 조 단위 자금을 쏟아 부은 만큼 그룹 내부에서 '고가매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게 그것이다. 승자의 저주에 대한 불안감이다.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숫자로 증명해내야 하는 숙제가 남겨진 셈이다.
사실 SK건설이 환경사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시기는 10년 전이다. 당시 태영건설의 환경사업 자회사인 TSK코퍼레이션에 대한 투자를 통해 발을 들여놨다. 10년만에 의미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낸 SK건설이 향후 어떻게 숙제를 풀어나갈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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