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BNPP '삼성전자 펀드'의 조용한 선전 [thebell note]
정유현 기자공개 2020-12-28 13:09:23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3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도 공모펀드 시장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사모펀드 사고로 펀드 시장 자체에 불신이 커진 것은 뼈아픈 악재였다. 하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꽃이 피듯 조용한 선전을 이어가고 있는 상품이 있다. 바로 신한BNPP운용이 1월 출시한 '삼성전자알파펀드'다.삼성전자 한 종목만 담고 나머지는 채권을 담아 안정적 수익을 내는 콘셉트다. 출시 초반만 해도 시장에 큰 반향은 없었다. 대부분 "삼성전자에 직접 투자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론을 제기하는 분위기였다.
3월 들어 '코로나19' 여파로 개인투자자들의 삼성전자 직접 투자 열풍은 정점을 찍었지만 역시나 삼성전자 펀드에는 관심이 크지 않았다. 삼성전자 주가에 따라 투자 성과가 한 눈에 보이는데 굳이 보수를 내고 펀드에 투자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
얼마 후 코스피는 반등했지만 삼성전자 주가가 예상외로 부진을 이어가자 개인과 전문가들의 투자 실력에 대한 갭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단기에 성과가 나지 않자 손절에 나서는 개인과 오랜 기간 증시를 분석하고 삼성전자에 투자해온 전문가들의 실력이 갈리는 순간이었다. 삼성전자알파펀드 책임 매니저는 시장을 이기기 위해 삼성전자와 채권의 비중을 조절하는 운용의 묘를 발휘했다.
포트폴리오 비중 조절은 단순한 스킬일지 몰라도 주식 한 종목, 나머지는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라는 점에서 더 세심한 전략이 필요했다. 이 결과 9월까지 삼성전자 주가 수익률은 마이너스였지만 펀드는 플러스 수익률을 올리면서 리테일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단순한 구조 역시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요소였다. 이달 18일 기준 운용 규모가 4000억원을 넘어섰다. 판매사들의 적극적인 마케팅 없이도 설정액 순증으로 올해 최고의 히트 상품으로 거론될 정도다.
이 펀드의 흥행이 공모 펀드 업계에 중요한 것은 개인의 직접 투자와 전문가의 투자의 차이를 명확히 보여준 사례이기 때문이다. 투자자가 보수를 내고 전문가에게 자산을 맡기는 문화 정착이 절실한 공모 펀드 업계가 눈여겨볼만한 선전이었다. 펀드에 대한 불신이 만연한 시기에 운용사 스스로 스타 펀드를 만들어 관심을 끈 것도 괄목할 만하다.
대표 펀드 부재로 고민이 깊었던 신한BNPP운용에게도 의미 있는 결과였다. 매니저들을 믿고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하며 거둔 쾌거다. 신한BNPP운용이 이번 흥행을 발판 삼아 경쟁력 있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해 공모 펀드 시장의 부활을 이끌며 업계 선두로 올라설 수 있길 응원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보험경영분석]ABL생명, 투자부문 금리효과에 흑자…진짜는 '회계효과'
- [여전사경영분석]JB우리캐피탈, 고수익 자산 중심 포트폴리오 개편 지속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에이스손보, 지급여력비율 개선의 이면 '계약감소'
- [보험 패러다임 시프트]IFRS17에 바뀐 경영전략…'퍼스트 무버' 총력전
- [보험사 해외사업 점검]삼성생명, 성장 느린 태국법인…자산운용 투자 '속도'
- [2금융권 연체 리스크]현대카드, 최상위 건전성 지표…현금서비스·리볼빙 주의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DB손보, 새 제도 도입 후 계약부채 확 줄었다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AIG손보, 장기보험 비중확대 전략의 양면성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대구은행 캄보디아 법인, 법률 리스크 딛고 '성장일로'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신한EZ, 손익 변동 미미…부실 이익체력은 부각
정유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바이어 人사이드]고물가·왕서방 '이중고' 유통가, 품질·가격 잡기 '사활'
- 삼양그룹, 알짜 계열사 엔씨켐 IPO 준비 본격화
- [통합 이마트 출범]트레이더스와 매입 조직 일원화, 바잉 파워 승부수
- [thebell desk]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의 과제
- [에뛰드는 지금]외형 확장 전략 본격화, '글로벌·온라인' 승부수
- 꿈비 박영건 대표, 첫 콜옵션 카드 손에 쥘까
- '200억' 실탄 조달 꿈비, 적자에도 투심 '이상무'
- [에뛰드는 지금]재무 지표 안정화, 배당 재개 '시기상조'
- [에뛰드는 지금]내실 성장 기조 안착, 위기 속 '효자' 복귀
- [캐시플로 모니터]빙그레, CAPEX 대폭 확대에도 현금 더 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