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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재수생' 코원홀딩스, 네스엠 경영권 독차지 ②올해 2월 FI 동맹 균열로 고배, '신주·CB 콜옵션' 안전판 배치

김형락 기자공개 2020-12-29 08:15:14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4일 08: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상장사 코원홀딩스가 코스닥 상장사 네스엠 경영권을 쥐었다. 꺼져가던 인수·합병(M&A) 불씨를 살려 투자금 299억원도 끌어왔다. 재무적투자자(FI)와 동맹 해체로 M&A가 좌초되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경영권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네스엠 최대주주는 지분 25.81%(보통주 509만42주)를 보유한 코원홀딩스다. 지난 10일 네스엠의 96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단독으로 참여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신주 509만42주를 기준주가에 할인율 10%를 적용한 발행가 1888원에 취득했다.

코원홀딩스의 자금 출처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유상증자 대금 96억원을 자기자금으로 납입했다고만 공시했다. 지난해 말 코원홀딩스 자산총계는 3400만원이다. 올해 외부에서 자금을 유치해 유상증자 대금을 만든 것으로 풀이된다.


지배구조도 베일에 싸여 있다. 코원홀딩스 최대주주는 지분 49%를 보유한 비상장사 빛담홀딩스다. 지난 5월 설립된 자본금 1억원 규모 비상장사다. 경영 컨설팅, 자문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고 있다. 회사 주소는 네스엠과 같다.

코원홀딩스가 새롭게 구성하는 네스엠 경영진에서 구체적인 전략적투자자(SI) 실체가 드러날 전망이다. 코원홀딩스는 내년 1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신규 이사진을 선임할 예정이다. 아직 주총 세부안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코원홀딩스는 지난 10월부터 네스엠 M&A 주도권을 잡았다. 납입이 지연되던 유상증자 투자자로 이름을 올리며 SI를 자처했다.

FI를 섭외해 네스엠 곳간도 채웠다. 지난 18일 코스닥 상장사 나노캠텍과 비상장사 엠케이코퍼레이션이 납입이 미뤄지던 네스엠 1, 2, 3회차 CB를 인수했다. 이렇게 총 203억원을 조달했다.

코원홀딩스는 네스엠 M&A 재수생이다. 지난 2월 비상장사 코원이엔지(옛 에스앤티)와 네스엠 전 최대주주(Sincetimes HK Science Company Limited) 지분 32.28%(보통주 456만3493주)를 나눠서 인수했다. 코원이엔지가 19.37% 지분으로 1대주주가 되고, 코원홀딩스(옛 어쓰파워코리아)는 나머지 12.91%를 확보해 2대주주가 되는 구조였다.


첫 번째 M&A는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했다. 지난 3월 주총에서 이사진을 선임해 경영권을 손에 넣었지만, 지배력은 잃은 상태였다.

SI·FI 연합군이었던 코원홀딩스에서 돌발 변수가 터졌다. 급작스레 FI와 결별하며 손실을 떠안았다. 코원홀딩스는 99억원을 들여 인수한 네스엠 전 최대주주 지분 12.91% 중 9.13%(보통주 129만주)를 곧바로 정창원 씨에게 넘겼다. 1주당 5410원에 취득한 주식을 3876원에 매도했다. 약 20억원을 손해 본 거래다. 코원홀딩스에 자금 약 50억원을 댄 정창원 씨가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조건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뺀 할인가격에 지분을 가져가면서 벌어진 일이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3월 공동 SI였던 코원이엔지마저 반대매매로 최대주주 지위를 상실했다. 구주 거래 이후 신주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려던 후속 투자도 답보 상태에 빠졌다.

코원홀딩스가 단독 SI로 다시 M&A를 이끌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경영권 지분을 지킬 안전판도 곳곳에 배치했다. 먼저 1년 동안 주식이 보호예수로 묶이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최대주주 지분을 만들었다. 진척이 없던 1, 2, 3회차 CB 발행을 마무리하기 위해 전환가액 조정(리픽싱) 한도는 액면가(500원)로 유지했다. 대신 네스엠이 지정하는 매수인이 CB마다 매도청구권(콜옵션)을 권면총액 50%까지 행사할 수 있는 옵션을 넣었다. CB 투자자들의 전환청구권 행사 이후 경영권 방어를 염두에 둔 조치다.

코원홀딩스와 코원이엔지 사이 연결고리는 아직 남아있다. 코원홀딩스 최대주주인 빛담홀딩스와 코원이엔지 모두 감사가 이석구씨로 동일하다. 지난 4월까지 코원홀딩스 대표이사를 지냈던 이근수씨가 현재 코원이엔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네스엠 관계자는 "지난 2월에는 에스앤티(현 코원이엔지)가 주 SI고, 어쓰파워코리아(현 코원홀딩스)가 부수적인 SI이자 FI였다"며 "이번에는 코원홀딩스가 단독 SI로 네스엠 최대주주 지분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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