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M&A]한쪽 날개 잃은 '우아DH아시아' 글로벌 사업그렇다고 5조 M&A 포기 어려워…배민·요기요 각각 점유율 60%, 30%
서하나 기자공개 2020-12-29 07:32:26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8일 13:5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딜리버리히어로(DH)와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요기요 매각을 조건부로 내걸었다. DH 입장에선 5조원짜리 딜을 깨기 어려운 만큼 해당 조건을 수용하는 안이 유력하다. 하지만 어느 쪽을 택하든 '우아DH아시아'를 필두로 한 글로벌 사업 계획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공정위는 28일 DH가 우아한형제들(배달의 민족 운영사)의 지분 약 88%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승인하되 요기요 매각을 조건부로 내걸었다. 배민과 요기요 간의 시너지를 위해 결합은 허용하나 국내 배달앱 시장의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조치다.
공정위가 사실상 불허로 해석될 정도로 강력한 조건을 최종적으로 유지하면서 DH 측은 고심에 빠졌다. 어느 쪽을 택하든 이번 인수합병(M&A)의 핵심인 아시아 배달시장 석권 계획에 차질을 빚을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우선 업계에선 DH가 우아한형제들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배민과 요기요의 국내 배달앱 시장 점유율이 각각 60%, 30% 수준으로 최소 두 배 차이가 나고 실거래 규모까지 따지면 차이는 최대 3배까지 커진다. 또 몸값이 약 2조원인 요기요를 품기 위해 5조짜리 빅딜을 깨는 쪽의 타격이 더 큰 상황이다.
무엇보다 양사 M&A의 핵심인 아시아 배달시장 석권을 위해선 김봉진 대표와 합작법인 우아DH아시아 역할이 필수적이다. 김 대표는 기존에 없던 배달 플랫폼을 만들어 배민을 국내 압도적 1위 서비스로 키워낸 인물로, 사실상 이번 5조원 빅딜의 핵심으로 평가된다. 오랜 기간 배민을 운영하면서 배달서비스 노하우와 마케팅 역량 등을 입증하기도 했다.
1년 전 양사가 발표한 M&A 계획에 따르면 김 대표는 두 회사가 50대 50 지분을 출자해 설립하는 조인트벤처 우아DH아시아의 회장(Chairman)을 맡아 홍콩, 필리핀, 싱가포르, 대만 등 11개국의 경영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DH 본사에 꾸려지는 글로벌 자문위원회 3인 회의의 멤버로도 참여한다.
DH는 향후 아시아 시장에서 사용되는 신규 배달앱 사업에 배민 또는 배달의민족이란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조건도 추가했다. 그만큼 배민이란 브랜드 파워를 높게 평가했다는 뜻이다.
현재 배민은 독자적으로 베트남에서 배달 앱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DH는 대만, 라오스,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싱가포르, 태국, 파키스탄, 필리핀, 홍콩 등에서 배달 서비스를 영위하고 있다. 11개국의 매출은 이미 DH 글로벌 매출의 약 37%를 차지, 가장 잠재력 높은 시장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요기요 매각 역시 쉬운 결정은 아니다. 이에 따른 타격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요기요를 처분할 경우 표면적으로 30%에 이르는 국내 배달앱 점유율을 잃게 돼 M&A의 의미가 상당 부분 희석된다.
몇년간 애지중지 키워온 자사 브랜드 매각에 따른 적잖은 내부 갈등과 진통은 더 큰 문제다. 요기요 매각이란 새로운 이슈는 DH와 배민이 글로벌 사업에 역량을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을 몰고 올 수 있다. 요기요가 누구 품에 안기냐에 따라 국내 배달 서비스 시장의 지형이 크게 뒤바뀔 수도 있다. 공정위의 조건부 승인에 '사실상 불허'란 해석이 붙은 까닭이다.
요기요 관계자는 "이날 오후 DH의 공시 이후 (공정위 조건부 승인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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