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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한화]보수위원회 미설립 '옥의 티'…보수한도 8년째 제자리⑤사내이사 지급총액, 김승연 회장 사임 뒤 대폭 감소…"설치 검토"

박상희 기자공개 2020-12-30 13:33:10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8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은 2018년 5월 내놓은 경영쇄신안에서 이사회 중심 경영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사회의 전문성과 경영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내놨지만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보수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은 것은 '옥의 티'로 지적된다.

보수위원회 미설치는 '오너 부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2014년 사내이사에서 사임한 뒤 등기이사의 총 보수한도는 140억원으로 2013년부터 8년째 동결된 상태다. 총 보수의 절반 정도를 수취하던 오너일가가 등기이사진에서 빠지면서 등기이사 보수에 큰 변화가 없는 모습이다.

사외이사진도 '억대 연봉'과는 거리가 멀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등기이사로 재직하던 2013년 기준 사외이사 1인당 평균 연봉은 4400만원이었다. 지난해는 6400만원을 기록했다. 재계 대기업과 비교할 때 사외이사 연봉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보수위 미설치, 재계 흐름과 차이

㈜한화 이사회는 산하에 소위원회 3개(감사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두고 있다. 보수위원회는 설치하지 않았다. 최근 이사 보수 책정의 객관성과 정당성 확보를 위한 장치로 보수위원회를 설치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재계 흐름과는 차이가 있다.

보수위원회 설치는 감사위원회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달리 의무사항은 아니다. 다만 보수위원회가 경영진의 연봉이 합당한지 사전에 협의를 거치기 위한 기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사회 운영의 투명성과 정당성을 높이기 위해 설치를 장려하고 있는 추세다.

보수위원회가 없는 ㈜한화 이사회 보수 한도는 2010년 100억원에서 2011년 110억원으로, 2013년에는 140억원으로 뛰었다. 그 이후에는 한도가 인상되지 않고 계속 동결 상태다.

이사 전체 보수의 절반 가까이를 수취하던 오너일가가 등기이사에서 빠지면서 총 보수가 더 이상 상향 조정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연간 5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 상장사 등기임원에 대해 의무적으로 보수를 공개토록 자본시장법이 개정된 것은 2013년이다. 김 회장의 구체적인 보수가 공개된 것도 2013년이다. 그 이전까지 김 회장의 보수는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등기임원 보수가 공개된 2013년 김 회장은 사내이사(대표이사 회장) 자격으로 72억2400만원을 받았다. 그 해 사내이사 총 보수지급총액은 91억500만원이었는데, 그 중의 약 80%를 김 회장이 수령한 것이다. 다만 김 회장은 지급된 보수총액 중 49억7200만원을 반납해 실 지급액은 22억5200만원에 그쳤다.

이듬해인 2014년 2월 김 회장은 ㈜한화를 비롯한 7개 계열사 등기이사에서 일제히 물러났다. 그 해 김 회장은 76억9500만원을 보수로 수령했다. 사내이사 총 보수는 107억5700만원이었는데 71% 가량을 김 회장이 수령했다. 보수 76억9500만원 가운데 57억4400만원이 퇴직금이었다.


2015년부터 ㈜한화의 사내이사 보수 지급총액은 크게 감소했다. 2015년 28억5700만원(3명), 2016년 33억8800만원(4명), 2017년 41억7100만원(4명), 2018년 39억7100만원(4명), 2019년 31억1900만원(4명)의 추이를 보이고 있다. 90억~100억원 수준이었던 사내이사 총 보수지급액이 30억~40억원 수준으로 낮아진 것이다.

등기이사에 한정돼 공개되던 5억원 이상 고액 연봉 이사 보수 내역은 2018년 법 개정으로 미등기 이사를 포함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2019년 기준 ㈜한화 사업보고서 5억원 이상 고액연봉자 개인별 보수현황에 따르면 상위 5명 가운데 등기이사로 등재된 이는 금춘수 부회장 1명에 그쳤다. 금 부회장은 ㈜한화의 연봉킹으로 보수총액은 19억9700만원으로 20억원에 육박했다.

당시 사내이사였던 옥경석 사장은 5억4800만원, 이민석 대표는 5억1800만원을 받았다. 다만 퇴직하는 임원의 퇴직금 수령으로 지급보수가 뛰면서 연봉 톱5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삼성·현대차·SK·LG 대비 사외이사 보수 '낮은 수준'

'보수위원회' 도입 배경으로는 여러가지가 거론된다. 단순히 '오너'라는 이유로 전문경영인의 몇 배 혹은 수십 배에 달하는 보수를 받는 것이 적정하냐는 문제가 제기됐다.

사외이사도 마찬가지였다. '거수기' 사외이사도 보수위원회 설치를 주장하는 근거가 됐다. 제도 도입 목적이었던 '감시와 견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거수기' 역할에 그치면서 억대 연봉을 수령하는 사외이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현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한 때 거쳐갔던 ㈜한화 사외이사는 어떨까. 2013년 기준 4400만원 수준이었던 사외이사 1인당 평균 보수는 2019년 기준 6400만원으로 증가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 상장사 10곳 중 7곳 정도는 사외이사 연봉이 5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도 여기에 포함된다. 다만 국내 유수 대기업과 비교할 땐 상대적으로 박하다는 평가다.

사외이사 1인당 보수가 가장 많은 상장사는 삼성물산으로 2억5900만원이었다. 삼성전자(1억7600만원)와 현대차(1억3100만원) 보수도 1억원을 넘었다. 그 다음으로 현대모비스(9800만원), 삼성전기(9000만원), SK하이닉스(8600만원), 기아차·LG전자·SK텔레콤·SK이노베이션·삼성SDI(각 8400만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8천200만원), LG·삼성바이오로직스(8100만원) 등 순이었다.

㈜한화의 경우 사외이사 보수가 삼성과 현대차, SK, LG그룹은 물론 같은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도 밀리는 모습이다.

㈜한화 정관 및 이사회 규정에 따르면 사외이사에 대한 보수는 주주총회에서 결정한 이사의 보수한도 내에서 임원보수규정에근거하여 지급한다. 퇴직금은 지급하지 않는다.

㈜한화 관계자는 "현재 내부적으로 보수위원회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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