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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기술의 바이오 진출 '나비효과' [thebell note]

윤필호 기자공개 2020-12-31 07:39:01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9일 07:5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기술은 최근 수년간 신규 성장동력 확보에 몰두했다. 해상풍력을 비롯해 다양한 사업에 진출했고 어느정도 성과도 내고 있다. 국내 최고 기술의 자부심을 잠시 내리고 포용성을 높인 효과다. 전공이 아닌 바이오 사업에 진출한 경험이 계기로 작용했다.

우리기술은 원전 제어설비 사업을 앞세워 성장했다. 1993년 설립된 이후 원전 고유 기술을 앞세워 한 우물을 팠지만 최근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위기에서 찾은 생존 해법은 사업 다각화였다. 신규 사업 진출은 기존 원천 기술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제어 시스템 기술을 활용한 철도 사업이 대표적이다. 보유 기술에 대한 신뢰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 같은 방식은 설립 배경이 맞닿아 있다. 우리기술은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 박사 출신들이 모여 시작했다. IT 벤처업계 스승인 권욱현 서울대 명예교수 연구실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초기 정부 용역을 받아 프로젝트를 수행하다가 사업체로 발전시켰다. 이 같은 성공 방정식은 이후 '탈원전 위기'를 마주했을 때 자체 기술 개발을 통한 진출을 선호하도록 이끌었다.

하지만 최근 진행한 신규 사업은 기존 경영 철학에서 벗어나 유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직접 기술 개발을 고수하기보다 기존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을 찾아 투자하고 자회사로 인수해 협업을 추진하는 기법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변화의 계기는 좋은 기회를 잡아 진출한 바이오 사업에 있다.

기술력에 자신이 있던 우리기술도 전혀 다른 분야인 바이오만큼은 직접 뛰어들 엄두를 내지 못했다. 당시 MD헬스케어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해 지원하는 방식으로 나섰다. 새로운 방식을 통한 신사업 진출은 일종의 모험이었다. 자체적으로 뛰어든 사업들보다 성과가 작을 수 있지만 하나의 전환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이 경험은 노갑선 우리기술 대표의 경영 철학에도 변화를 이끌었다. 노 대표는 더벨과 인터뷰 자리에서 "그동안 사업 확장은 우리가 스스로 개발하고 죽어라 노력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며 "투자를 통한 바이오 사업 진출 경험은 틀을 깨고 나온 경험이 됐고 생각에 변화를 가져왔다"고 털어놓았다.

우리기술은 오랜 기간 영위했던 원전 대신 해상풍력 분야를 새로운 간판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 보다 개방적인 접근법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사업을 전문적으로 영위하는 씨지오(CGO)를 자회사로 인수해 전반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이처럼 우리기술은 자체 기술만을 고집하기보다 타기업의 지식과 노하우에 열린 모습을 보이며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사업 다각화에 성공해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후발 기술 기업들에게 모범적 사례로 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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