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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한화]상폐 위기 딛고 어떻게 지배구조 등급 'A'를 받았나⑥2012년 '올빼미 공시' 아픈 역사, 2017년부터 '우수' 등급…김승연 회장 복귀 후 변화 주목

박상희 기자공개 2020-12-31 09:33:23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9일 15:4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가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서 받은 지배구조 평가('A')는 7개 분류(S, A+, A, B+, B, C, D) 가운데 3번째로 높은 '우수' 등급이다. 한 때 '올빼미 공시'로 상장폐지 위기까지 몰렸던 과거를 생각하면 이사회를 비롯한 지배구조가 선진적인 방향으로 발전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가 명문화 되지 않았다. 보수위원회 미설치도 아쉬움으로 지적된다. 2018년 경영쇄신안 발표 당시 공언했던 상생경영위원회 설치와 주주권익보호 담당 사외이사 선임이 '미사여구'에 그쳤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내년 경영에 복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화 이사회와 지배구조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4년 연속 '우수' 등급…경영쇄신안 '큰 역할'

㈜한화는 2017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으로 지배구조 등급에서 'A'를 받았다. 이전 등급은 'B+'였다. 가장 높은 등급인 'S'를 받은 기업이 전무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배구조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은 셈이다. 통상적으로 'B+' 등급은 지배구조가 양호한 것으로, 'A' 등급 이상은 우수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한화는 지배구조 등급 선전에 힘입어 통합 ESG등급에서도 'A'를 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KCGS 분류 기준에 따르면 ㈜한화와 비슷한 업종을 영위하는 제조 기업들 가운데 ㈜한화가 지배구조G) 등급에서 최근 몇 년간 수위권에 속하는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배구조 등급은 ㈜한화가 올빼미 공시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던 과거를 생각하면 '상전벽해'에 가까운 변화다. 2012년 2월 ㈜한화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의 899억원 배임 혐의에 대한 검찰 공소 사실을 증시 마감 후에 뒤늦게 공시했다. 한국거래소는 즉각 ㈜한화에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하고 상장폐지 검토를 위해 거래정지하겠다고 밝혔다.

다행히 실질심사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상장폐지는 면했다. ㈜한화가 적극적인 해명을 했고, 주식시장에 미칠 파장까지 고려해 거래소가 정책적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10대 그룹 계열사 가운데 처음으로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될뻔했다는 점에서 ㈜한화에겐 체면을 구겼던 '아픈' 기억이다.

당시 ㈜한화에서 내놨던 경영투명성 개선안에 담겼던 주요 내용은 내부거래위원회 운영 강화였다. 특수관계인과의 거래에 대한 승인을 담당하는 의사결정기구 위원장을 사외이사 중에서 선임하기록 했다. 자산, 유가증권, 자금 거래 시 공정거래법에서 규정하는 대규모 내부거래제도의 거래기준을 50억원보다 엄격히 정한 30억원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이같은 개선안은 훗날 ㈜한화가 지배구조 평가에서 우수한 등급을 받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다.

◇'대표이사 의장 분리·보수위원회 설치' 등 보완해야

한화의 지배구조 개선 노력은 최근 몇년 새 더욱 강화됐다. 경영기획실 해체와 이사회 경영 강화를 골자로 하는 경영쇄신안을 2018년 5월 내놓은 것이 기폭제가 됐다. 그룹 계열사 특수관계인이 단골로 선임되던 사외이사 제도를 대폭 손질한 것이 '신의 한 수'였다.

그밖에도 ㈜한화는 지배구조 분야에서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 평가 항목을 개선 시키는데 주력했다. 자율공시 건수가 증가한 게 대표적이다. 2017년 ㈜한화 자율공시는 전무했으나 2018년 2건, 2019년과 올해 각각 3건을 기록했다. 자율공시 강화는 주주대상 커뮤니케이션 강화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8년 전 '올빼미 공시'로 상폐 위기까지 몰렸던 과거를 감안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주)한화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이사회) 준수 현황

그밖에 ㈜한화는 2019년부터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공시했다. 이사회 정보도 홈페이지에 상세히 공개하고 있다. 이사회 구성 및 위원회 설치 현황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조치도 시행하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이 주체하는 내부회계제도 및 평가 관련 교육에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이 참석토록 하고 있다. 참석 의결권 건수, 안건별 찬반 비율 등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 현황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한화는 KCGS의 지배구조 모범규준 항목을 상당부분 준수하고 있다. 이사회에서 사외이사 과반수 구성, 정기적 이사회 개최,이사회 개최 시 이사에 사전 정보 제공, 개별 이사의 활동 내역 공개, 이사회 및 각 위원회 역할과 운영 절차에 관한 규정 도입, 이사 후보를 공정하게 추천하기 위한 위원회 운영 등의 규준을 준수하고 있다.

이사회 지배구조를 개선시키기 위한 ㈜한화의 노력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를 명시하지 않은 점과 보수위원회 미비 등이 아쉬운 점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한화 이사회는 오래동안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으나 최근 이사회에서 선출하는 것으로 관련 규정을 바꿨다. 다만 여전히 의장 분리가 의무는 아니다. 현재 대표이사인 옥경석 사장이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

보수위원회 미설치도 아쉬운 점이다. 올해 KCGS ESG 평가에서 지배구조 등급 상승요인으로 꼽혔던 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및 보상위원회 설치 기업 수가 증가했다는 점이었다. ㈜한화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운영 중이지만 보상위원회는 없다.

2018년 공언한 경영쇄신안 가운데 일부 현실화되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당시 한화그룹은 사외이사들로 구성되는 상생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주주권익보호 담당 사외이사를 별도로 둔다고 발표했다. 현재 ㈜한화 이사회에 상생경영위원회와 주주권익보호 담당 사외이사는 없다.

㈜한화 관계자는 "2018년 내놨던 경영쇄신안은 그룹 계열사 전반에 걸친 쇄신을 의미한 것이었고 ㈜한화도 이사회를 비롯한 지배구조 개선을 계속적으로 진행해왔다"면서 "이사회 산하에 소위원회로 상생경영위원회를 설치하지는 않았지만 CR팀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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