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12월 31일 08:0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0년 하반기 M&A 시장을 달군 '핫딜'은 단연 CJ올리브영 소수지분 인수전이다. 대형 PEF와 현대백화점그룹까지 뛰어들어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무엇보다 이목을 끈 것은 인수자가 글랜우드PE라는 점이다. 시장은 인수전 참여를 이례적으로 봤다. 글랜우드PE는 '카브아웃(기업의 특정 사업부를 분할 후 매각하는 것)·바이아웃' 딜에 전문성이 있는 하우스란 평가가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딜은 경영권 지분을 파는 것도 아닌데다 그동안 글랜우드PE가 해왔던 전형적인 카브아웃딜과도 거리가 멀었다. 글랜우드PE는 기업의 비핵심 계열사나 사업부를 인수한 뒤 핵심사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전문성이 있는 하우스를 표방해왔다. 지난 2년 간의 1호 블라인드 펀드 운용에서도 이런 일관성이 흐르고 있었다. GS에너지 자회사였던 해양에너지와 서라벌도시가스 인수, SKC와 코오롱인더스트의 합작회사 PI첨단소재 인수 건 모두 마찬가지다.
글랜우드PE는 올리브영이 지난해 CJ올리브네트웍스에서 분사한 회사고 상장 전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것이란 점에서 카브아웃 투자 전략에 부합하다고 봤다. 다만 올리브영 분할 자체가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의 승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됐단 점을 감안하면 그동안 단행한 카브아웃 딜과는 결이 다르는 평가도 있다.
어떤 성격의 딜이든 CJ그룹과 이뤄낼 협업에 기대가 생기는 것은 그동안 글랜우드PE가 경영참여형 PEF로서 보여준 실력과 적극성 때문이다. 과거 동양매직을 인수한 뒤 '직수형 정수기' 등 신사업을 성공시키며 역량을 입증했다. CJ그룹은 글랜우드PE가 인수 후보 중 가장 높은 인수가격을 적어내진 않았지만 올리브영 성장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제시한 데 대해 높은 점수를 줘 협업 적임자로 낙점했다는 후문이다.
글랜우드PE는 국민연금을 비롯해 펀드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안겨줘야 하는 의무가 있는 투자회사다. 성장여력이 있는 기업을 발굴해 성장을 돕는다는 정체성만 지킨다면 꼭 바이아웃에 연연할 이유도 없다. 블라인드펀드 규모를 키워가는 와중에 다채로운 투자처를 발굴하며 보폭을 넓히는 것도 긍정적으로 볼 여지가 있다.
무엇보다 글랜우드PE는 올리브영의 밸류업을 도울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열정을 가지고 있다. 꽤 오래 전부터 리테일분야를 연구하며 투자 기회를 엿봐왔다. 글랜우드PE는 이번에 구주와 함께 신주(1300억원)도 인수한다. 이 성장 자금을 어떻게 쓸지 CJ그룹과 대강의 밑그림도 그려놓은 상태다. 글랜우드PE가 블라인드펀드를 통한 첫 소수지분 인수인 이번 투자에서 어떤 활약과 성과를 보여줄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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