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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M&A]산업은행, 헐값매각? 현실적인 대안 없었다자회사 형태 경영부담 계속, 새 원매자 찾기도 어려워…조속한 자본확충 필요성 고려

이은솔 기자공개 2020-12-31 10:00:00

이 기사는 2020년 12월 31일 08:4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이 10년만에 자회사 KDB생명보험을 매각을 결정하기까지 내부 진통은 상당히 컸다. JC파트너스로 매각 성사 시 산업은행으로 실제 유입되는 자금은 2000억원대에 그쳐 '헐값 매각' 우려가 있었다.

그럼에도 매각을 결정한 건 경영부담과 증자책임을 벗고 서둘러 시장 전문가에게 맡겨 KDB생명을 강소 보험사로 재탄생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앞섰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31일 오후 KDB생명의 지분을 JC파트너스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당초 이사회 안건을 의결한 30일 SPA를 체결할 예정이었으나 매도자인 산업은행과 매수자인 JC파트너스가 마무리 단계에서 계약서상 문구를 두고 조율하는 과정에 논의가 길어졌다.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더벨과의 통화에서 "오랜 시간 논의한 끝에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KDB생명이 자본확충을 통해 강소 생보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새로운 민간 주인을 찾아주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날 SPA가 체결되면 이전에 확약한 우리은행과 산업은행의 투자금도 집행될 예정이다. 우리은행이 작성한 투자확약서(LOC)의 유효기간은 6개월이다. 투자심의위원회를 열어 JC파트너스 펀드에 출자하는 계획을 승인한 건 올해 6월 말이다. 직후 LOC를 작성했다면 올해 연말께 효력이 만료된다.

효력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 마지막 날 계약 성사가 극적으로 이뤄지며 출자에도 문제가 없게 됐다. 우리은행 측은 별도의 이사회 비준 절차 없이 이전에 약정한 내용대로 투자금을 집행하기로 했다.

이번 SPA 체결을 통해 JC파트너스가 조성할 프로젝트펀드의 규모는 3500억원이다. 이중 2000억원은 구주매각대금으로 지불되는 금액으로 KDB생명에 실질적으로 들어오는 현금은 1500억원이다. 산업은행이 구주매각 대금 일부를 후순위채로 재투자하고, 코리안리와 아시아나항공 등 기존 투자자들이 나가는 자리를 우리은행이 메운다.

JC파트너스는 향후 2000억원을 추가로 모집해 KDB생명에 총 3500억원의 자본확충을 목표하고 있지만 이는 구속력이 없는 논바인딩(non-binding) 형태로 이번 SPA에는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는 '헐값매각'이란 업계 지적과 동시에 어쩔 수 없는 '차선책'이었다는 산업은행의 변론이 공존한다. 산업은행은 지난해까지 8000억원 이상을 고집하던 KDB생명의 구주 매각가를 올해 들어 2000억원까지 크게 낮췄다. 그럼에도 원매자는 JC파트너스 한 곳 뿐이었고 우협 선정 이후에도 투자자 모집이 쉽지 않았다.

산업은행 역시 이런 부담을 의식해 최종적으로 매각을 결정했다. 내부에서는 신생 사모펀드인 JC파트너스에 업무집행책임자(GP) 역할을 넘기는 것과 새로운 투자자에 대한 우려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JC파트너스 측의 제안을 거절한다 해도 새로운 원매자를 찾기 힘들고 매각에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는 점에서 매각 쪽으로 최종 의견이 기울었다는 후문이다. 산업은행이 임원진을 직접적으로 선임하며 경영을 진두지휘해온 지난 10년 동안 KDB생명이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도 이번 매각을 끝내 밀어붙이는 데 영향을 줬다는 해석도 있다.

앞선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자회사 형태로 있는 게 KDB생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국책은행으로서 혁신성장이나 구조조정 등 본업에 더해 KDB생명에 대한 경영 부담이 컸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GP인 JC파트너스가 시장 전문가를 영입해 KDB생명 경영을 잘 이끌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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