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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프리즘]'AI스피커' 인포마크, 오버행 현실화…지배력 약화'3대 주주' 티그리스인베 20.18% 전환, 최혁 대표 지분율 17%로 하락

임경섭 기자공개 2021-01-07 08:03:27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4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I스피커 등 통신 장비 제조업체 인포마크의 전환사채(CB) 청구권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발행주식의 20%가 넘는 주식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면서 오버행 우려가 현실화했다. 최대주주 최혁 대표의 20% 지분율 벽이 무너졌고, 1~3대 주주가 촘촘한 격차를 유지하게 됐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인포마크의 6회차 CB에 대해 전환청구권이 최근 행사됐다. 티그리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CB 50억원을 비롯해 52억원가량이 이달 18일까지 보통주로 전환될 예정이다.

6회차 CB는 2019년 6월에 100억원 규모로 발행됐다. 티그리스-두은투자조합1호, 다믈멀티미디어 등이 인수했고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 모두 0%였다. 최초 전환가액은 9999원이었지만 올해 3월 리픽싱을 거치면서 최저한도인 7000원으로 하락했다.

전환청구권이 행사되면서 오버행이 현실화되는 등 발행주식 수는 대폭 늘어난다. 현재 발행주식 368만1827주의 20.18%가량인 74만2856주가 증가할 예정이다. 현재 남아있는 6회차 CB의 미전환 물량은 48억원이다. 추가 전환이 이뤄지면 발행주식 수는 더욱 늘어난다.

눈길을 끄는 점은 최혁 대표의 지분율 20% 벽이 깨지면서 지배력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최 대표의 지분율은 20.88%에서 17.24%로 하락하고, 특수관계자 지분율도 23.48%에서 19.39%로 조정된다. 대신 티그리스인베스트먼트가 16.14%를 보유한 3대주주로 이름을 올린다.

최 대표의 지배력에 영향을 줄 요인으로는 5회차 CB도 있다. 미전환사채가 60억원이 남아있는 탓이다. 보통주 79만6284주(21.63%)로 전환될 수 있는 물량이다. 2019년 4월 3회차 CB의 상환을 목적으로 발행됐다. 리픽싱 한도까지 가격이 조정됐고 현재 전환가액은 1주당 7535원이다.

다만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5회차와 6회차 CB 모두 30%에 달하는 콜옵션을 설정했다. 각각 18억원과 3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콜옵션을 온전히 행사하면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비율이다. 다만 최 대표의 보유주식은 2015년 인포마크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후 변화가 없었다.

전환청구권 행사로 1~3대 주주 간 지분 격차가 촘촘하게 됐다. 최 대표와 특수관계자가 19.39%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에스비팬아시아펀드’와 ‘소프트뱅크 레인저벤처투자조합’을 통해 17.22%를 가지고 있고, 티그리스인베스트먼트가 16.14%를 확보한다.

인포마크는 모바일 라우터 등 통신기기를 제조하는 업체로 2002년 설립됐다. 2015년에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고 2019년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수상하는 벤처천억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주력 제품으로는 네이버 클로바와 엘지 유플러스 등과 협력한 AI스피커, 웨어러블 디바이스, 5G 모듈 등을 제조하고 있다.


인포마크는 지난해 3분기 매출 279억원, 영업손실 34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3분기 대비 영업손실을 68% 줄였지만 매출도 27% 감소했다. 2018년 매출 1185억원을 기록했지만 2019년 752억원으로 감소하는 등 최근 위축되고 있다.

경쟁사들의 시장 진출이 이어지면서 히트작이었던 AI스피커 판매가 줄어든 탓이다. 국내 AI스피커는 SKT의 ‘누구’ 시리즈와 KT ‘기가지니’, 네이버 ‘클로바’, 카카오의 ‘카카오미니’ 등이 경쟁하고 있다. 2018년 AI스피커만으로 매출 800억원을 기록했지만 2019년에는 325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 3분기까지 137억원을 기록했다.

AI스피커 사업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계열회사들을 활용하고 있다. 최근 재무적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도 AI스피커 제조업체 에이엘티에 자금을 투입했다. 전환사채를 20억원에 인수했고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자본을 확충했다. 또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는 마크티와 68억원 규모의 AI스피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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