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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SK증권 동행 지속...매각 이후 존재감 확대 [증권사 커버리지 지도]일반 회사채 7조5140억 발행…NH·KB 2위 각축전, 격차 90억 불과

최석철 기자공개 2021-01-15 13:09:46

[편집자주]

국내 대기업은 부채자본시장(DCM)에서 주로 어떤 증권사와 거래 관계를 맺고 있을까. 지금까지 개별 증권사에 대한 채권 인수·주관 실적은 리그테이블을 통해 확인됐지만 이슈어와의 실질적인 비즈니스 관계를 파악하긴 어려웠다. 더벨은 주요 대기업의 일반 회사채(SB) 발행에 참여한 증권사의 인수 물량을 조사해 그 순위를 집계했다. 이를 통해 특정 대기업에 대한 국내 증권사의 커버리지(coverage) 역량을 가늠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2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이 부채자본시장(DCM)에서 변함없는 위상을 과시했다. 코로나19로 위축된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7조원이 넘는 일반 회사채를 발행하며 7년 연속 최대 '빅이슈어' 자리를 차지했다. 2위과 격차는 3조원을 훌쩍 넘는다.

SK그룹 계열사의 일반 회사채(SB)를 가장 많이 인수한 하우스는 역시 SK증권이었다. 단순히 ‘SK'라는 한 둥지에 있었던 과거의 기억만으로 쌓은 결과물은 아니다. 매년 신규 계열사 파트너를 발굴하고 어려운 딜도 너끈히 소화해내며 SK그룹의 공모채 파트너로서 손색없는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2019년에 초대형 IB 4곳이 각축전을 벌이던 2위권 경쟁은 2020년에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한풀 기세가 꺾인 가운데 삼성증권이 두각을 보였다.

◇SK그룹 7년 연속 최대 빅이슈어...SK증권, 최고 파트너 지위 공고

12일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SK그룹은 지난해 일반 회사채 시장에서 7조5140억원을 조달했다. 가장 많은 자금을 조달하면서 2014년부터 7년째 최대 빅이슈어에 이름을 올렸다.

SK증권은 총 2조8090억원 규모의 SK그룹 회사채를 인수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물량을 소화했다. 비중은 37.38%에 이른다. 지난해(37.89%)와 비슷한 수준의 비중을 차지하며 SK그룹 최고의 파트너 자리를 공고히 했다.

계열사 시절부터 맡아오던 인수실적에 더해 SK그룹 계열사가 발행하는 공모채 주관을 맡는 범위를 꾸준히 확대하면서 존개감이 더욱 커졌다. SK증권은 2018년 최대주주가 사모펀드로 바뀐 뒤 이해상충 규제에서 벗어나 SK그룹 공모채 딜을 주관할 수 있게 됐다.

SK증권은 지난해 SK E&S, SK에너지, SK인천석유화학, SK디스커버리 등 SK그룹 계열사가 발행하는 공모채 주관사단에 처음 참여했다. 올해도 SK이노베이션 공모채 주관사단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일반적으로 중소형 증권사가 부채자본시장에서 신규 고객사를 빠르게 확보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SK' 후광을 등에 업고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평가다.

2018년 이후 공모채를 발행한 SK그룹 계열사 가운데 SK증권이 딜에 참여하지 않은 곳은 약 7곳뿐이다. 여주에너지서비스, SK매직, SK루브리컨츠, SK케미칼, 파주에너지서비스, SK렌터카, SK어드밴스드 등이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SK증권은 2017년 이후 3년만에 DCM 4위 자리를 되기도 했다. SK그룹이 다른 이슈어와 비교해 후한 수수료율인 30bp를 제시하는 만큼 늘어난 주관실적에 비례해 톡톡한 수익도 거뒀다.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웠던 지난해 상반기에 IB부문의 흑자가 빛날 수 있었던 이유다.

다만 단순히 의리로만 SK그룹과 SK증권의 동행이 지속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2년간 SK그룹 딜을 주관하면서 SK증권의 실력에 대한 신뢰가 차곡차곡 쌓였다.

김신 SK증권 대표이사와 유성훈 기업금융사업부 대표, 김진태 커버리지본부장 등 SK그룹과 인적 네트워크가 탄탄한 인사들이 요직에 포진하고 있다는 점도 큰 도움이 됐다. 각 계열사의 사정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 SK그룹 계열 이탈 이후에도 공고한 네트워크를 유지할 수 있는 버팀목으로 작용했다.


◇미래대우·한국증권 ‘주춤’...삼성증권, 역대 최대 인수물량 소화

SK증권에 뒤를 이어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각축전을 벌였다. 두 회사는 14%대 점유율을 확보하며 경쟁을 벌였다.

SK증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물량을 인수한 곳은 NH투자증권이다. 전체 SK그룹 일반 회사채 물량 가운데 14.57%를 책임졌다. 총 15건에 참여해 1조95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인수했다. 2019년보다 인수물량(9500억원)과 비중(11.14%)이 모두 늘었다.

KB증권의 점유율은 14.45%로 NH투자증권과 근소한 차이로 3위를 차지했다. 2019년보다 점유율이 3.6%포인트 높아졌다. 2019년 9250억원이었던 인수액은 지난해 1조860억원으로 늘었다.

2019년에 SK그룹 회사채 인수를 놓고 NH투자증권, KB증권과 각축전을 벌이던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점유율은 크게 낮아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SK그릅 일반 회사채 5630억원을 인수하는데 그쳤다. 전년 인수물량은 7850억원이었다. 비중도 2019년 9.21%에서 2020년 7.49%로 낮아졌다.

미래에셋대우의 감소폭은 더욱 컸다. 2019년 9250억원에 이르던 인수액은 지난해 2550억원으로 급감했다. 비중도 같은 기간에 10.85%에서 3.39%로 크게 하락했다.

반면 삼성증권이 두각을 보이며 Top5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삼성증권이 인수한 SK그룹 회사채 물량은 2850억원이다. 비중은 3.79%다. 2012년 수요예측 제도 도입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을 인수하며 여느 때보다 SK그룹과 끈끈한 관계를 쌓았다.

◇증권사 커버리지 지도, 이렇게 진행했습니다.

데이터 조사 대상은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롯데그룹, LG그룹, GS그룹, 삼성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한화그룹, S-OIL그룹, 포스코그룹, 발전 공기업, 4대 금융지주사 등 회사채 발행 상위 12개 대기업 집단입니다. 해당 대기업 집단에 포함된 계열사가 2020년 1월부터 2020년 12월말까지 발행한 회사채에 대해 증권사별 인수 금액을 조사했습니다. 캐피탈·카드채 등 여전채는 유통 구조가 상이해 IB 업무를 트레이딩 부서에서 전담하는 경우도 많아 증권사의 커버리지 변별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을 고려해 제외했습니다. 주관사의 경우 계열 증권사가 배제되고 일부 대형 증권사에만 해당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인수 금액만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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