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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10년물도 거뜬…친환경으로 투심 자극 [Deal Story]인지도·마케팅·타이밍 삼박자 갖춰…그린본드 도전, 투자자 화답

피혜림 기자공개 2021-01-15 13:10:35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4일 16:0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2021년 국내 민간기업 외화채 발행의 포문을 열었다. SK하이닉스는 3년물과 5년물과 더불어 10년물 발행에 도전해 흥행 기록을 다시 썼다. 10년물을 그린본드(green bond)로 형태로 발행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자를 포섭한 것은 물론, 장기물 금리 메리트 등으로 투심을 사로 잡았다.

SK하이닉스의 이번 흥행은 인지도와 마케팅, 타이밍의 3박자가 고루 갖춰진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으로서의 높은 위상과 적극적인 투자자 설득,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안정화 등에 힘입어 압도적인 주문을 이끌어냈다.

◇SK하이닉스, 글로벌 시장서 10년물·그린본드 첫 도전

SK하이닉스는 14일 25억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144a/RegS) 발행을 확정했다. 트랜치(tranche)는 3년물과 5년, 10년물로 나눠 각각 5억달러, 10억달러, 10억달러씩 배정했다. 13일 진행한 프라이싱(pricing)에서 122억 5000만달러에 달하는 주문을 모은 결과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단기물보단 장기물에 더욱 환호했다. 통상적으로 상환 리스크가 적은 단기물에 투심이 몰리지만 SK하이닉스는 달랐다. 10년물에 집계된 주문은 54억달러로, 3년물(28억 5000만달러)의 두 배에 달하는 자금이 몰렸다. 5년물 역시 40억달러의 수요가 몰려 흥행을 뒷받침했다.

SK하이닉스가 한국물 시장에서 10년물을 찍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달로 원화채 시장은 물론 한국물 시장에서도 차입구조 장기화 전략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는 2019년부터 국내 시장에서 장기물 조달 속도를 높이고 있다. 그해 SK그룹 편입 이후 처음으로 10년물 원화채를 찍은 데 이어 지난해에는 15년물 사모채를 발행키도 했다.

SK하이닉스는 10년물을 그린본드 형태로 발행해 투자자 다변화 효과도 동시에 겨냥했다. 장기물 그린본드의 등장에 ESG 기준이 까다로운 다크그린(dark green) 투자자가 참여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10년물 그린본드로 글로벌 시장에서 친환경 사업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 역시 톡톡히 누린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투자자 대거 유입, '자금 확보·금리 절감' 모두 잡아

이번 조달의 시작은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SK하이닉스는 당초 지난해 외화채 발행을 준비했으나 내부 사정 등으로 이달로 딜을 연기했다. 그 사이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등을 고려해 규모를 늘려 발행에 나설 수 있었다.

SK하이닉스는 프라이싱에 앞서 마케팅 단계부터 상당한 공을 들였다. 이달 컨퍼런스콜에서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등에 대한 기관들의 질의가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SK하이닉스는 재무 여력과 사업지위 강화 효과 등을 바탕으로 장기 성장성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낸드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 등을 이유로 신용도에 긍정적이라고 밝힌 S&P의 평가도 신뢰를 높였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내 높은 인지도 역시 투심 잡기에 한몫 했다. 통상적으로 한국물의 경우 아시아 기관들의 투자 비중이 높지만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 내 위상 등을 바탕으로 미국 기관의 참여를 늘렸다.

실제로 5년과 10년물 채권의 절반 이상이 미국 기관에 배분됐다. 그동안 한국물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우량 투자자가 프라이싱에 참여하는 등 남다른 위상을 드러냈다.

시장 상황 역시 흥행을 뒷받침했다.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지난해 3월 이후 최고점을 찍는 등 금리 불안감이 고조됐지만 프라이싱 당일 시장은 안정세로 돌아섰다. SK하이닉스의 첫 외화 10년물 도전이 더욱 부각될 수 있었던 배경이다.

흥행에 힘입어 SK하이닉스는 금리 절감에도 성공했다. 스프레드는 3년물과 5년물, 10년물 각각 동일 만기 미국 국채금리 대비 85bp, 105bp, 140bp 가산한 수준으로, 이니셜 가이던스(IPG, 최초제시금리) 보다 최대 40bp 가량 금리를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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