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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내부거래 사각지대 점검]'내부거래 30%' 한화에너지, 제2의 한화S&C되나③ 한화솔루션, 공정위 제재 ‘불복’ 행정소송 진행…한화에너지로 불똥 튈수도

박상희 기자공개 2021-02-02 11:14:26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7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정위는 지난해 8월 한화그룹 계열사들이 한화S&C(현 에이치솔루션)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준 혐의에 대해 5년 만에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한화그룹은 한숨 돌리는 듯 했으나 지난해 12월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으로 지주사 격인 ㈜한화와 에이치솔루션의 자회사인 한화에너지 등이 새롭게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회사가 되면서 고민이 깊어졌다.

공정위는 지난해 11월 물류회사 한익스프레스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한화솔루션에 과징금 157억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는 등 한화그룹과 불편한 관계가 계속되고 있다. 한화그룹은 이에 불복해 현재 행정소송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일각에선 이와 관련 한화에너지의 내부거래 비중이 30%에 육박해 제2의 공정위 타깃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 김동선 상무가 최근 입사한 곳이기도 하다.

◇한화S&C 일감 몰아주기 5년 만에 무혐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는 종종 경영권 승계와 연결된다. 오너가 대주주로 있는 기업에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사세를 키워서 승계 재원으로 활용한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3세로의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하지 않은 한화그룹도 예외는 아니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을 비롯한 김 회장 아들 3형제가 보유한 한화S&C가 공정위 타깃이 됐다.

공정위는 2015년부터 한화S&C를 중심으로 한 한화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조사했다. 지난해 5월까지만 해도 한화그룹 계열사에 검찰 공소장 격인 심사보고서를 발송하는 등 강한 징계 의지를 보였으나 3개월 후인 8월 최종적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왼쪽부터)
공정위는 한화S&C의 혐의와 관련해 애플리케이션 관리서비스 거래는 관련 시장에서 통상적 거래관행에 가까워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로 보기 어렵고 데이터 회선서비스 거래는 정상가격 입증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한화S&C는 2018년 한화시스템과 합병하기 전까지 계열사의 시스템통합 등 IT업무를 담당하며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성장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아직 3세로의 경영권 승계가 공식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3세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은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의혹에서 벗어났으니 한화로선 큰 숙제를 해결한 셈이었다.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으로 사익편취 규제 대상이 ‘총수일가 지분 20% 이상인 상장·비상장 계열사'와 ‘이들 계열사가 지분을 절반 넘게 가진 자회사'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 1곳→7곳 확대…한화솔루션 '관심'

법 개정 이전까지 한화그룹에서 사익편취 규제대상 계열사는 에이치솔루션 한 곳에 그쳤다. 그마저도 일감 몰아주기 관련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로써 사익편취 금지 규제에서 자유로워진 듯 했으나 사각지대에 있던 ㈜한화, 한화에너지, 한화건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테크엠, 에이치글로벌파트너스 등 6개 계열사가 규제 대상 회사로 추가됐다.

㈜한화는 김 회장 등 오너일가가 26.7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에너지와 에이치글로벌파트너스는 사익편취 규제 대상기업인 에이치솔루션의 자회사다. 한화건설과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한화테크엠은 이번에 규제 대상이 된 ㈜한화의 자회사다.

㈜한화의 내부거래 비중은 높은 편은 아니다. 2019년 말 기준 국내 매출액(개별 기준) 4조4331억원 가운데 내부거래금액은 3292억원으로, 비중은 7.43다. 한화테크엠과 에이치글로벌파트러스 내부거래 비중은 제로다.

*출처: 공정위

같은 기간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한화건설의 경우 내부거래 비중이 각각 15.83%, 27.19%다. 내부거래 금액은 각각 978억원, 1조396억원이다.

내부거래 금액이 조 단위를 넘어가는 한화건설보다 더 신경이 쓰이는 곳은 한화에너지다. 공정위 타깃이 됐던 에이치솔루션의 100% 자회사인데다 올해 상장을 앞두고 있는 한화종합화학의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2019년 말 기준 국내 매출액(별도 기준) 5563억원 가운데 내부거래 금액은 1550억원으로 비중은 27.87%였다. 이 가운데 1514억원이 한화솔루션을 상대로 발생했다.

한화에너지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소를 지을 때 무조건 계열사인 한화에너지의 큐셀모듈을 쓰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경쟁 입찰을 거쳐 가격 품질 등을 비교하고 계약을 맺는다"면서 "2020년의 경우 한화큐셀과의 모듈 거래가 많지 않아 내부거래 규모가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도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시스템 통합(SI) 등의 업무는 보안 상의 이유로 계열사와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다. 이와 관련 한화에너지 관계자는 "SI 관련이라도 프로젝트의 경우 경쟁 입찰을 거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면서 "최근에 있었던 입찰거래는 계열사인 한화시스템을 제치고 삼성SDS가 수주를 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출처: 공정위

◇한익스프레스 제재 불복, 공정위에 척지나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를 앞두고 또 눈길이 쏠리는 것은 한익스프레스 관련이다. 한익스프레스는 최대주주였던 태경화성이 2009년 지분 전량을 김 회장의 누나인 김영혜씨와 그 아들인 이석환씨에게 넘기면서 한화그룹에서 독립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11월 물류회사 한익스프레스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한화솔루션에 과징금 157억원을 부과하고 검찰 고발했다. 한익스프레스에게는 시정명령과 73억원의 과징금을 물렸다. 공정위는 김 회장의 누나인 김영혜씨에게 소유권이 넘어간 넘어간 뒤에도 거래를 이어가 한화솔루션이 한익스프레스를 부당지원 했다고 봤다.

이에 대해 한화솔루션은 반발했다. 한화솔루션과 한익스프레스의 거래는 적법하고 업계 관행에도 부합하는 '효율성'과 '안전' 등을 고려한 거래였다고 반박했다. 한익스프레스는 애초 한화그룹 계열 물류회사로 출발했는데 1989년 한화가 지분을 매각하면서 한화그룹에서 분리됐다.

한화솔루션은 또 공정위가 법령에 따른 심사를 거쳐 친족관계에서 분리했음에도 불구하고 법률용어가 아닌 '범 총수일가'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합리적 근거 없이 혈연관계를 이유로 일감을 몰아주어 마치 총수일가의 사익편취를 위한 행위를 한 것처럼 평가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일갈했다.

현재 한화솔루션은 공정위 제재와 과징금 부과 조치에 불복해 행정 소송을 진행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일감 몰아주기'로 불리는 사익 편취 금지 규정 관련 제제에 불복해 법원으로 가는 경우 공정위가 패소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면서 "한화그룹의 경우 경영권 승계 등 과제가 남아 있다는 점에서 공정위 제재에 대한 강경 대응이 더욱 눈길을 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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