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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금융 포트폴리오 진단]'변해야 산다' 부산·경남은행 비이자익 확대 숙명②지역경제 동반성장 활력 잃어, 'IB 이익' 활로 개척

김현정 기자공개 2021-02-08 07:58:58

[편집자주]

지방금융사는 각기 지역 경제의 '핏줄' 역할을 해왔다. 지역에 뿌리를 둔 기업 및 소상공인과 민생지원 역할을 하며 이를 기반으로 성장세도 이어왔다. 하지만 이제 한계가 명확하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으로 설 자리가 좁아졌다. 저금리 등 영향에 NIM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기도 아니다. 유일한 해법은 비은행 부문 강화다. 각 지방금융사의 현재 포트폴리오가 안고 있는 문제와 해결책은 무엇일지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4일 08: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BNK금융그룹을 지탱하는 두 개의 기둥이다. 오랜 기간 지역은행 강자로서 위상을 확실히 굳히며 BNK금융그룹 재무구조의 근간을 이뤘다. BNK금융 전체 자산의 92%가 양행 몫이다.

문제는 동남권 지역경제가 약화되자 이들 은행도 전통의 이자이익을 통한 성장 활기를 잃었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려면 그룹 차원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뿐만이 아니라 양행 비이자이익 확대를 이뤄내야 한다. 열쇠는 '투자금융(IB)' 부문에 있다는 평이다.

◇BNK지주 근간 부산은행, '지역밀착경영' 성장 기반

부산은행은 1967년 당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1도 1은행 설치’ 정책에 따라 설립됐다. 국내 제2의 도시답게 많은 인구수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지역밀착 경영에 힘쓴 덕에 발 빠르게 성장했다. 1980년 당시 부산시민 340만명 중 320만명이 부산은행과 거래했다.

외환위기 때 공적자금을 받지 않은 몇 안 되는 은행 중 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당시 금융감독원(구 은행감독원)이 자본금 확충 명령을 하자 부산 시민들은 ‘부산은행 주식 10주 갖기 운동’을 자발적으로 벌였다.

지역은행으로서 많은 사랑을 받은 부산은행은 동남권 지역경제의 핏줄과 같은 역할을 해왔다. 부산·경남지역에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진중공업 등 세계 7대 조선소 중 6개가 자리 잡고 있었고 자동차부품, 기계, 철강업종 등 회사들이 많았다.

2000년대 중반 조선업 호황과 수출 호조로 금융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부산은행도 호황기를 맞았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대기업 여신을 많이 취급했던 시중은행들이 어려움을 겪을 동안 부산은행은 조선업 호황을 누렸다. 환율 상승으로 수출 물량이 늘어난 점도 한 몫했다.

하지만 동남권 제조업이 어려움을 겪거나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기업들의 비용부담이 늘어났을 때에는 부산은행도 함께 맥을 못췄다. 2000년대 부산은행은 원화대출금 가운데 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5~70%였다.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 부실기업들이 많아져 부산은행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대손비용으로 손익이 크게 훼손된 때도 적잖다.

비이자이익 강화가 절실했다. 부산은행은 2006년 이장호 전 행장 시절 들어부터 비이자이익 강화에 대한 비전을 점차 수립해나갔다. 이자이익을 유지하는 동시에 비즈니스라인을 다각화해 다른 수익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2009년 12월 BS투자증권을 출범시켰고 이듬해 6월 BS캐피탈로 여신전문금융업에까지 진출했다.

지주사 전환을 고려하게 된 건 캐피탈사업을 준비하면서다. 시중은행들처럼 지방은행도 겸업화 및 대형화 추세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그렇게 탄생한 게 BS금융지주(현 BNK금융지주)다. 부산은행은 2011년 3월 BS투자증권, 부산신용정보, BS캐피탈 등과 함께 BS금융지주 완전자회사로 편입됐다.


◇경남은행 인수 후 지주사 은행 의존도 '100%' 회귀

사실 부산은행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한 가장 큰 이유는 ‘경남은행 인수’에 있었다.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은 장기적 목표였고 단기적으로는 지주사 설립을 통해 당시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과정에서 분리매각이 시도된 경남은행을 품에 안으려 했다. 지주회사 형태로 안정적인 자회사 포트폴리오를 형성하는 것은 경쟁입찰에서 규모, 자금력 다음으로 중요한 요소였다.

대구은행이 가장 큰 경쟁자였다. 1967년 10월 불과 사흘 간격으로 설립된 두 은행은 숙명의 라이벌 관계였다. 과거엔 대구은행이 부산은행을 근소하게 앞섰다. 부산이 제2의 도시라고 하지만 대구·경북지역 모두를 영업권역으로 하는 대구은행이 부산·경남지역을 경남은행과 나눠 영업하는 부산은행보다 유리했다.

경남 지역사회 반발, 정부의 최고가 입찰 원칙, 중도 BNK지주 CEO 교체 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2014년 7월 경남은행은 결국 BS지주 품 안에 들어왔다.

경남은행은 BNK지주 편입 이후 승승장구했다. 2014년까지만 해도 민영화 작업에 집중하느라 이렇다 할 경영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다 BNK금융 자회사로 편입된 뒤 조직이 안정을 찾았다.

덕분에 순이익은 2014년 604억원에서 2015년 2154억원으로 3.6배 껑충 뛰었다. 이후 2016년, 2017년까지 2000억원~2200억원대 이익을 시현했다. 2017년에는 경남은행이 부산은행보다 더 많은 순이익을 내 '형님을 제친 아우'라는 평가를 받았다.

경남은행 인수로 BNK금융의 은행 비중은 더욱 높아졌다. 캐피탈사와 증권사가 사세를 확장하며 BNK금융은 은행 비중(순이익 기준)이 95%까지 축소된 적도 있었다. 하지만 2014년 경남은행 인수 직후에는 다시 은행 순이익 비중이 100%로 회귀했다. 2015년 기준 DGB금융은 은행 의존도가 87%, JB금융은 73.8%였던 만큼 타 지방금융 사이에서도 BNK금융의 은행 비중이 단연 가장 높았다.


◇비이자이익 확대 노력, 정통 상업은행 탈피 시도

경남은행 인수 후 머지 않은 시점부터 BNK금융은 비은행 비중 확대를 위해 기존 캐피탈사와 증권사 내실을 다지고 저축은행, 자산운용사, 벤처투자를 인수하며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과도한 은행 의존도로 인한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 이후 오랜 기간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BNK금융이 전통적 이자이익에 대한 의존 구조를 벗어나려면 양행부터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 비은행 포트폴리오만 강화해서 될 것이 아니라 은행도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빅테크사·인터넷전문은행 등의 시장 잠식 등도 위협요인으로 떠올랐다.

부산은행은 2017년부터 비이자이익 활로로 ‘해양금융’의 기틀을 마련했다. 조선·해양·항만산업과 관련한 금융지원을 통해 새 수익원을 창출한다는 계획이었다.

2019년 초 해양금융부 신설을 필두로 해양진흥공사, 한국해운조합,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 등과의 협약을 통해 국내외 해양사업에 참여했다. 2020년 부산은행의 IB 수수료는 1400억원 정도로 예상되는데 해양금융 관련 수수료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올해 들어서는 그룹 전체의 ‘투자전문금융사로의 전환’ 전략에 따라 투자금융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부산 지역권의 건설업, 제조업 프로젝트 수주에 유리한 만큼 집토끼를 지키는 한편 타깃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해 딜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경남은행도 마찬가지다. 2020년 3분기까지 올린 수수료부문 이익은 600억원가량인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8% 증가했다.

경남은행 역시 올해 비이자이익 강화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수도권 투자금융 영업 강화를 위해 기존 서울기업투자금융(CIB)'팀'을 부로 승격해 '투자금융2부'를 신설했다. 투자금융 인원도 30명에서 올해 41명으로 11명(37%)이나 충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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