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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해운업 숙원 푸나...포스코인터, 흥아해운 2대주주 오를듯 장금상선·포스코인터 공동인수 LOI 제출…포스코인터, 1000억 최대 채권자

박상희 기자공개 2021-02-05 10:21:16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4일 10: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그룹의 오랜 염원이던 해운업 진출의 꿈이 이뤄지는 것일까. 포스코 그룹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흥아해운 2대 주주로 올라서는 시나리오가 힘을 받고 있다. 금액 기준 흥아해운 최대 채권자인 포스코인터가 출자전환을 통해 장금상선과 함께 흥아해운을 인수하는 구조다.

해운 및 금융업계에 따르면 흥아해운 채권단은 4일 회의를 열고 워크아웃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흥아해운 채권단에는 산업은행을 비롯해 국민은행, 부산은행, 신한은행, 수출입은행 등이 들어가 있다. 포스코인터의 경우 금융기관이 아닌 관계로 흥아해운의 구조조정을 주도하지는 않지만 워크아웃 연장 여부 의결에는 참석한다.

해운업계는 장금상선이 흥아해운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만큼 워크아웃이 연장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금상선은 전날 산업은행과 흥아해운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LOI에는 흥아해운 최고채권자인 포스코인터의 출자전환을 통한 인수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장금상선이 포스코인터 출자전환을 통해 흥아해운을 함께 인수하는 내용의 LOI를 제출했다"면서 "다만 1·2대 주주 간 지분 비율 등은 정식 주식 계약(SPA)을 맺기 이전이기 때문에 미정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포스코인터가 흥아해운 채권자가 된 것은 2015년이다. 포스코인터는 선주로부터 선박을 용선해 선사에게 대선하는 용대선 사업을 운용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는 흥아해운뿐 아니라 흥아라인, MSC와도 용대선 계약을 맺었다.

2020년 3월 말 기준 포스코인터의 용대선 매입 약정금액은 2억830만달러다. 이 가운데 흥아해운과 맺은 계약은 3850만달러다. 약 430억원 규모다. 이를 포함한 포스코인터의 흥아해운에 대한 채권규모는 1000억원을 웃도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흥아해운 채권단 가운데 채권규모가 가장 큰 곳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만 흥아해운이 금융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흥아해운의 워크아웃은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 금융기관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인터의 출자전환은 장금상선과 산업은행 그리고 포스코그룹 등 3자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물로 풀이된다. 산업은행은 M&A가 완료되면 흥아해운 워크아웃에서 손을 뗄 수 있고, 장금상선도 포스코인터가 2대주주로 들어오면 인수 자금 부담을 덜 수 있다. 무엇보다 포스코그룹은 숙원이었던 해운업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국내 최대 화주로 손꼽히는 포스코는 오래전부터 물류업(육해공) 진출을 시도해왔다. 포항제철 시절인 1983년 해운업 진출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이후 1990년 고(故) 박태준 회장이 대주상선(거양해운으로 사명 변경)을 설립하며 해운업에 진출했다. 다만 거양해운은 4대 회장으로 취임한 김만제 전 회장이 1995년 한진해운에 매각했다.

이후 포스코 계열사로 편입된 포스코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이 2009년 대우로지스틱스의 대주주 지분 27.5%를 인수하며 해운업 진출을 시도했지만 해운업계 반대로 무산됐다. 비슷한 시기 대한통운 인수전에서도 CJ그룹에 고배를 마셨다.

포스코인터의 흥아해운 출자전환이 마무리되면 해운사 2대 주주로 올라서며 포스코그룹은 해운업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된다. 포스코는 지난해 100% 물류 자회사인 포스코GSP를 설립하려다 해운업계 반발에 부딪혀 좌초된 바 있다.

흥아해운의 경우 1대주주가 아니기 때문에 해운업계 반발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포스코가 100% 지분을 소유하는 물류 자회사 설립과 달리 계열사인 포스코인터가 2대 주주로 지분을 취득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해운업계에 미치는 충격파가 덜하다는 분석이다. 흥아해운을 인수하는 장금상선의 정태순 회장이 현재 한국해운협회(옛 한국선주협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회원사 가운데 흥아해운을 인수하려는 곳이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이 어려운 결단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포스코인터가 흥아해운 인수 주체로 참여해도 대주주가 아니기 때문에 경영 참여에는 제한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관련법에 따라 포스코인터가 흥아해운 지분을 40% 이상 취득하는 것은 어렵다. 해운법 제24조에 따르면 대량화주가 해상운송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제한되지만 해운물류회사 지분을 40%까지 보유하는 것은 가능하다. 때문에 포스코인터는 흥아해운 지분을 40% 이하로 취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구체적인 인수 비율은 미정이다. 흥아해운이 채권단 관리 하에 있는 점을 고려해 감자 작업 등이 선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장금상선은 흥아해운이 발행하는 신주 인수(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1대주주로 올라서고, 포스코인터는 출자전환을 통해 2대주주로 올라선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1대주주인 장금상선의 지분율이 포스코인터보다 높아야하는데, 포스코인터 지분율이 40%를 최대로 채우면 개인 주주 지분율이 10% 수준으로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현재 거래정지 상태인 흥아해운의 소액주주 지분율은 65.83%에 달한다.

한편 포스코그룹은 포스코인터의 흥아해운 지분 인수와 관련, 해운업에 진출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그룹사 별로 책임경영 체제를 갖추고 있는 만큼 흥아해운 지분 취득은 포스코인터의 의사결정이라는 설명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는 물류사업부를 신설하고 그룹 차원에서 물류 운영 효율화 및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반 스마트 물류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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