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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GRS, 장기CP 500억…신고의무 면제 전매제한 조치, 투자자 요청 반영…시장 왜곡은 숙제

피혜림 기자공개 2021-02-10 13:08:06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9일 1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GRS가 500억원 규모의 장기 기업어음(CP)을 발행했다. 만기는 2년물로, 전매제한 조치를 활용해 신고 의무에서 비껴갔다. 투자자의 장기물 수요 등을 고려해 이번 발행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어음 등을 통해 단기물 조달에 적극 나섰던 롯데GRS은 최근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 장기 CP를 찍은 후 단기물보단 장기물 조달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두 차례에 걸쳐 2년물 사모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다만 장기 CP의 경우 장단기 금융시장 왜곡의 주범으로 지목된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만기 1년 미만의 단기물 마련을 위해 조성된 시장에서 사실상 회사채와 동일한 형태의 발행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전매제한 조치 등으로 신고의무를 비껴간 점 역시 신고서 제출 회피 등을 위한 행보로 비춰질 수 있다.

◇롯데GRS, 2년물 CP 발행…무늬만 기업어음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롯데GRS는 9일 5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을 발행했다. 만기는 2년물이다. 지난해 6월 200억원어치 2년물 장기CP를 찍은 지 반년 여만에 동일한 형태의 조달에 나섰다.

이번 발행으로 롯데GRS의 CP 잔액은 1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3분기말 별도 기준 롯데GRS 총차입금(4961억원)의 2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기업어음 잔액 중 장기CP가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 사실상 단기 시장에서 장기물 발행처로 활용된 셈이다.

롯데GRS는 장기CP에 부여되는 증권신고서 의무에서도 비껴갔다. 투자자가 보호예수 1년을 취할 경우 전매제한 조치로 인정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롯데GRS 역시 해당 형태로 증권신고서 제출 없이 장기 CP를 찍었다.

관련 업계에서는 장기CP에 대한 투자 수요 등을 반영해 이같은 조달에 나선 것으로 풀이했다. 만기구조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롯데GRS 입장에서도 자금 운용의 안정성이 강화된다는 효과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롯데GRS가 장기물 조달처로 CP 시장을 적극 남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GRS은 지난해 6월에도 동일한 형태로 장기 CP를 발행했다. 당시에도 전매제한 조치 등을 활용해 신고서 제출을 면제받았다. 이로 인해 롯데GRS의 장기 CP는 사실상 투자 시장에서 발행 정보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롯데GRS는 지난해 장기CP 발행을 시작으로 장기물 조달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7월에는 롯데캐피탈 등을 인수처로 낙점해 첫 사모 회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이후 기업어음 시장은 찾지 않았다.

다만 장기CP를 활용해 자본시장법상 사각지대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장기CP는 경제적 실질이 회사채와 다를 바 없어 자본시장을 교란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채권시장 구축 등의 부작용도 우려된다.

◇등급 하락 꾸준, 코로나19발 실적 타격 부담 가중

롯데GRS는 2014년 이후 국내 신용평가사로부터 장기 등급을 평정받지 않고 있다. 대신 NCIE신용평가로부터 단기 신용등급을 받아 CP 발행 등을 이어왔다.

연이은 적자 실적으로 2016년 'A1'이었던 단기 신용등급 현재 'A2'까지 떨어졌다. 2019년 햄버거 부문의 매출 회복과 부진점포 구조조정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되기도 했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다시 순손실 실적으로 돌아섰다.

올 3분기말 별도 기준 순손실 규모는 221억원 수준이다. 같은 기간 수년간 100억원 안팎을 유지했던 영업이익(EBIT) 또한 115억원의 영업손실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NICE신용평가는 당분간 자체 수익창출력 등을 활용한 재무구조 개선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롯데GRS의 총차입금은 2016년 2485억원에서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말 3분기말 기준 4961억원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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