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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사설인증서 경쟁]플랫폼 경쟁에 '필수', 비용절감 효과 '덤'②新비즈니스 기회로 인식, 하반기 행안부 민간 사업자 평가 만전

손현지 기자공개 2021-02-24 07:41:20

[편집자주]

은행권이 사설인증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공인인증서가 20년 만에 폐지되며 '전자서명' 사업 기회가 새롭게 열렸기 때문이다. '비대면' 사업 환경이 보다 확대되는 상황인 만큼 사설인증서 기술을 서둘러 확보하는 게 여러 모로 유리하다는 게 은행권 판단이다. 아울러 비은행 신수익원 확보에 목이 마른 상황에서 사설인증서 사업은 갈증을 해소해줄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사설인증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각 은행들이 과연 어떤 전략을 짜고 있는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8일 10:4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행들의 본인인증사업은 사업 모델 확장과 수수료 수입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다. 일단 경쟁력있는 사설인증서를 만들어 놓기만 한다면 향후 공공분야나 커머스업계 등과의 신사업도 노려볼만하다는 판단이다.

CEO들도 사설인증서 개발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투자를 아끼지 말라며 개발 비용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다수의 은행들이 공인인증서 폐지 기조에 맞춰 SI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자체 인증서 구축, 플랫폼 비즈니스 '선결과제'

은행들이 인증사업에 열성인 이유 중 하나는 모바일 플랫폼 경쟁과 맞물려있다.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은행의 업권별 특성상 인증사업과 플랫폼을 떼어놓고 볼 수 없는 노릇이다. 고객들의 입맛에 맞는, 차별화된 플랫폼을 구상하기 위해서라도 자체 인증서 구축은 필수적이라는 판단이다.

예컨대 신한은행은 2년 전 모바일 플랫폼 개편을 할 때 사설인증서를 전면에 내세울 지 여부를 고민했다. 플랫폼 비즈니스를 위한 선결과제로 여긴 셈이다. 당시 써니뱅크 등을 통합해 쏠(Sol)을 출시할 당시 이를 고민했지만 공인인증서 사용 고객이 많기에 사설OTP 출시로 인증사업을 대신하는 쪽을 선택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회로 볼 것인지, 아니면 기존의 것을 고수하느냐의 판단은 제각가"이라며 "자사의 모바일 정책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신사업 비즈니스의 일환으로 보고 있기도 하다. 우선 수수료 수입 측면에서 법인용 공인인증서 등의 이점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법인용 공인인증서 시장의 경우 기존에 입찰, 법인 뱅킹, 전자세금계산서 작성 등에 쓰였기 때문에 개인용 인증서 만큼이나 시장이 크다. 카카오페이, 토스 등 민간인증서비스가 개인 위주로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차별요소다.

데이터, 블록체인, 보안 산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글로벌 다중 인증 시장 규모가 1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활용범위가 무궁무진하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블록체인 업체들도 가세하며 이를 증명하고 있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분산신원인증기술(DID)의 경우 활용범위가 광범위하다. 단순히 신원확인 뿐 아니라 자격, 학위, 경력 등 정보까지 간편하게 인증할 수 있다.

예컨대 이동통신사의 PASS인증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최근 경찰청과 결합했다. 디지털 운전면허증을 내놨는데 운전면허증이 없어도 핸드폰만 있으면 운전 자격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향후 대학교, 병원 등 기관과 결합하면 더 활용범위가 넓어지게 된다. 다양한 제휴사를 유치하며 전자서명 업계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이 향후 은행의 자체 인증서를 사용하는 것보다 카카오나 PASS를 더 간편하고 편리하게 여긴다면 은행들도 이러한 선호도를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은행권 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추기 비용 부담, 공공분야 사업 확대 가능성 기대

물론 초기비용(개발비용이나 서버구축) 부담에 주저하는 곳도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금융결제원이 만든 금융인증서를 활용하고 있다. SC제일은행과 수협은행도 금융인증서와 토스 인증서, 카카오 인증서 등을 추가 앱 인증수단으로 도입했다.

그러나 사설인증서를 구축하면 해당 비용이 대거 절감된다. 그간 은행들은 금융결제원 측에 매년 공동인증서(옛 공인인증서) 비용을 지급해왔다. 은행권은 공동으로 부담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사용실적별로 분담을 한 탓에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적게는 8억원에서 많게는 10억원 수준의 규모다.

아울러 인증서의 활용범위가 무궁무진하다는 점, 수수료 수입까지 고려하면 자체 인증서 구축이 유리하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공공분야로 확대 가능성도 열려있다. 우선 KB국민은행이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공공분야 전자서명 확대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자 명단에 올랐다. 홈텍스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국세청), 정부24 연말정산용 주민등록등본 발급서비스(행안부) 등 업무에 국민은행(KB모바일인증서) 인증서를 보급하며 타 은행들에게 사업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인증서를 만들었다고 끝이 아니다. 은행들에게 안겨진 숙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평가를 통과하는 것이다. 전자서명법에 의거해 전자서명인증사업자들은 매년 정부로부터 평가를 받게 된다. 평가기준은 고위험거래에 대한 강화된 인증방법 도입 여부 등이다.

아직 시행세칙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은행들은 선제적으로 뛰어든 곳이나 관련 공·사기관 등에 자문을 구하고 있다. 인증서 사업 선두주자는 국민은행, IBK기업은행 등이다. 평가기관으로는 과기정통부가 정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금융보안원,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등이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과기정통부는 하반기부터 일정수준의 보안성과 활용성을 판단하기 위해 전자서명 평가를 실시할 것"이라며 "꾸준히 인증서를 개발하고 모범 규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은행마다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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