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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거침없이 피보팅하라' 정성한 신한운용 알파운용센터장패러다임 변화에 민감한 혁신기업 발굴 투자…서울대 주식동아리 SMIC 출신

정유현 기자공개 2021-02-18 13:16:11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6일 09: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거침없이 피보팅(Pivoting)하라'. 피보팅은 축을 옮기다는 의미로 시장 상황에 맞는 기민하고 유연한 비즈니스 모델 변환을 뜻한다. 김난도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의 저서인 '트렌드 코리아 2021'에 소개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는 정신으로 기업과 개인 모두 기존의 전략을 유지하기보다는 다양한 가설을 세우고 테스트하면서 방향성을 수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투자 분야에 있어 누구보다 피보팅에 강한 투자자가 '워렌버핏'이다. 가치주 철학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시대의 흐름에 맞춰 기민하게 투자를 발전시키는 것이 그의 주특기다. 이같은 정신을 계승해 '한국의 워렌버핏'을 꿈꾸며 패러다임을 읽고 혁신 기업을 찾는 등 거침없이 피보팅을 실천하며 도전하는 매니저가 있다. 바로 신한자산운용 정성한 알파운용센터장(사진)이다.

대학교 가치투자 동아리에서 시작해 보험사와 투자자문, 종합자산운용사에 입문하는 동안 오로지 한 길만을 바라봤다. 투기가 아닌 투자를 하는 펀드 매니저가 되겠다는 꿈 아래 시대정신에 맞는 변화를 준비하는 기업을 찾아 나섰다. 발굴한 기업이 호황 사이클에 접어들면서 성과가 날 때도 자축하기보다는 또 다른 변화를 맞이하기 위해 공부한다. 패러다임의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유연한 사고가 그의 존재감을 더욱 빛나게 한다.

◇성장스토리: '한국의 워렌버핏' 꿈꾼 경영학도, 가치주에 꽂히다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정 센터장은 기업가치에 비해 한국 주식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점에 대한 의문을 품었다. 1990년대 후반 주식 투자가 마치 투기인 것처럼 생각하는 시기였던 만큼 제대로 기업에 대한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서울대투자연구회(SMIC)에서 '워렌버핏처럼 공부해 투자해보자'라는 생각을 가진 학생들이 의기투합했고 이 활동을 하면서 펀드 매니저의 길에 접어들게 된다.

정 센터장과 함께 스믹 활동을 했던 인물이 VIP자산운용의 최준철·김민국 대표다. 처음에는 동아리의 정체성이 없다는 판단이 들어섰고 동료들과 함께 꽂힌 것이 가치주다. 워렌버핏 등 투자 대가들의 주식 투자 기법을 정석으로 접근하다 보니 한국 기업의 주식이 너무 싸다라는 판단을 내렸다. 저평가된 기업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장기 투자를 목표로 삼았다. 자연스럽게 투기가 아닌 투자를 하는 펀드 매니저가 되겠다는 꿈을 키웠다.

사회에 처음 발을 내디딜 때도 '한국에서 워렌버핏처럼 장기투자를 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이 우선이었고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에 둥지를 텄다. 재직 시절 포스코 투자를 진행해 다섯 배 이상의 이익을 실현한 일화도 유명하다. 당시 국내 기관들이 포스코를 매도하던 시절이었지만 장기 투자 철학하에 포스코를 매수했다. 때마침 워렌버핏이 포스코에 최초로 투자한 시기였고 투자 혜안은 맞아 떨어졌다.

'저평가 종목 장기투자'에 대한 철학을 가진 매니저들을 많이 만나며 정 센터장의 시야는 더 넓어졌다. 신영자산운용이 '마라톤펀드'의 성공에 힘입어 처음으로 경력직을 뽑았는데 허남권 대표가 직접 나서서 정 센터장을 영입하기도 했다. 정 센터장은 2조5000억원 규모의 마라톤펀드 운용을 맡았던 서른넷, 펀드 매니저로서 가장 많이 배운 시기라고 꼽는다.

가치주에 대한 철학을 확장한 것은 케이원투자자문의 경력이 밑바탕됐다. 정 센터장은 케이원이 차·화·정 성공 이후 힘든 시기에 합류했지만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성장 스토리를 바탕으로 1조원을 투자했다. 이 투자로 케이원이 또 한번의 성장을 하는 모습에 워렌버핏의 철학을 다시 한번 새겼고 삼성전자에 투자에 대한 관심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조 단위 펀드를 운용하면서 더 업그레이드된 철학으로 리테일 펀드에 도전하고 싶었던 정 센터장은 지금의 신한자산운용으로 적을 옮긴다. 기관 중심의 펀드가 많았던 신한자산운용과 결이 맞지 않다는 판단하에 거절을 했지만 신한 측의 지속적인 구애가 있었다.도전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만큼 신한자산운용에서 펀드매니저로서의 새 챕터를 업데이트 하고 있다.


◇투자 스타일 및 철학: 가치주 기반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는 혁신기업 발굴

정 센터장은 본인의 투자 철학의 고향이 가치주라는 점을 강조한다. 기업이 탄탄해야 장기 투자할 수 있고 크게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치주가 비싸지면서 더 이상 투자 기회가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 왔고 가치주 중에서 성장할 수 있는 아이템을 갖고 있는 성장 가치주 위주로 발굴을 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등으로 사회가 더 급변하게 바뀌고 있다. 더 이상 가치주와 성장주, 배당주의 구분이 어려운 시대에 접어들게 됐다. 가치주든지 성장주든지 사회 변화에 맞게 혁신하지 않은 기업은 도태되기 때문이다. 기업들에게 피보팅 정신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정 센터장은 최근 투자 철학을 재정립했다. 성장하는 가치주에서 '패러다임 변화에 맞는 혁신 기업에 투자하라'라고 철학을 업그레이드 시켰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더이상 원가 절감을 잘하는 대량생산 기업이 성공하기 어려운 시대이기 때문이다. 혁신 기업이 고속성장하는 시대에는 가치주도 혁신을하면 혁신기업이 되는 것이고 배당주도 마찬가지다. ESG 기업도 시대정신에 따라 혁신 기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롤모델인 워렌버핏의 투자 방식도 영향을 미쳤다. 워렌 버핏은 오랜 기간 소비재 기업 위주로 투자하다가 갑자기 애플에 투자를 했다. 애플의 비즈니스 모델도 소비재로 본 것이다. 워렌버핏은 변화를 읽을 뿐 아니라 주변의 조언을 얻으며 자신의 투자 철학을 업그레이드 시킨다.

정 센터장도 자신의 철학을 진화시키고자 한다. 이를 위해 종목을 발굴할 때 기업이 시대정신에 맞는 변화를 준비하는지를 살핀다. 최근에는 IT기업이 혁신에 집중된 상황으로 업계에서는 IT관련 투자 경험과 레코드가 많은 매니저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정 센터장은 "월마트나 나이키마저도 디지털 혁신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IT 분야로 전문분야를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 철학에 맞는 기업들을 발굴하고 있기 때문에 전문 분야는 따로 없다. (철학에 맞게) 해당 기업이 많은 업종이 자연스럽게 전문 분야가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트랙레코드1: 성과와 교훈 두마리 토끼 잡은 '뉴그로스중소형펀드'

정 센터장은 신한자산운용 합류 후 운용을 맡은 '뉴그로스중소형펀드'를 주요 딜이자 교훈이 남는 딜로 꼽는다. 이 펀드는 성장성과 안정성을 추구하는 대표적 펀드다. 대부분 중소형주 펀드가 패러다임 변화나 증시에 영향을 받아 수익이 일정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지만 산업 패러다임에 따라 중소형주를 수시로 바꾸며 변동성에 대응했다.

누적 수익률은 210%로 벤치마크를 170% 포인트(P)초과하는 성과를 냈다. 2019년, 2020년뿐 아니라 올해 들어서도 중소형주 펀드 중 매년 최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상품이다.

펀드의 인기에 힘입어 2018년 정 센터장은 뉴그로스중소형 목표 전환형 2호 펀드를 출시했는데 1주일만에 1060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그 해 단일 주식형 펀드로는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이었다. 펀드 설정 당시 코스닥 지수는 960대였다.

지난해 목표전환 수익률을 달성하기까지 BM대비로는 무려 5000bp(50%p)상회하는 성과를 달성했으나, 고점시기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고객분들은 초기 손실을 감내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펀드 설정 후 시장 상황이 악화됐고 지난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변동성이 커졌다. 증시가 브이자 반등에 성공하면서 결과적으로는 목표 수익률은 달성했지만 과정이 쉽지 않았다.

운용을 하면서 상대 성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고객의 절대수익률이 가장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던 딜이었다. 투자 시기를 좀 더 장기적으로 분산해서 투자할 수 있는 펀드 형태를 디자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급적이면 단기 목표로 만들어지는 목표 전환형 출시를 자제하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트랙레코드2: 삼성전자 장기 성장성 베팅, '삼성전자알파펀드' NAV 5500억 돌파

정 센터장은 일명 삼성전자 '덕후'로 꼽히는 인물이다. 케이원투자자문 시절부터 삼성전자의 성공성을 엿봤고 지금까지도 철저한 분석을 통해 삼성전자의 성장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인물이다.

오랜 기간 분석하며 삼성전자를 장기 투자 종목으로 꼽은 정 센터장은 지난해 여름부터 삼성전자에 집중 투자하는 공모 펀드를 구상했다. 바로 '신한삼성전자알파펀드'다. 삼성전자 주가가 박스권에 머물며 운용업계도 판매사도 삼성전자에 관심을 갖지 않는 시기였다. 펀드를 설정하는 것도 오래 걸렸지만 판매 채널에 상품을 올리는 것도 쉽지 않았다.

막 운용을 시작할 시기 코로나19가 발생했지만 비중을 조절하면서 수익률이 -3% 정도 밖에 나지 않았다. 대부분의 혼합형 펀드가 13~14% 손실이 나던 시기였고 삼성전자 주식 수익률 조차 -38%를 기록했다. 이후 삼성전자 주가가 회복하면서 펀드 수익률도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하니 고객들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10일 기준 운용 펀드 규모가 5538억원대로 커졌다. 설정 후 1년 간 누적 수익률은 10%대다. 기대 수익률 (4~5%)를 상회하는 수치다. 판매사의 적극적인 마케팅 없이도 자금을 모으며 공모펀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은 상품으로 평가받는다.

정 센터장은 "이 펀드는 계열사나 특정 판매사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 정말 다양한 채널을 통해 판매가 되고 있는 상품이다"며 "많은 채널을 통해 다양한 고객이 들어온다는 것은 롱런할 수 있는 상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향후 후배가 이 펀드를 맡아 운용을 하는 그런 장기 상품으로 만드는 것이 꿈이다"고 말했다.


◇ 향후 계획 : 쉬운 펀드 만들고 고객과의 소통 통한 '공모펀드 부흥'

정 센터장은 펀드 매니저로서의 목표는 공모펀드 시장의 부흥에 앞장서는 것이다. 주식형 펀드들이 단기 수익률을 추종하면서 벤치마크 위주로 운용되다 보니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업 발굴 노력이 부족한 점을 아쉬운 점으로 꼽는다. 주식 시장 변화를 선도하지 못하면서 고객의 신뢰를 많이 잃었다고 평가한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유튜브를 통해 요가를 배우면서도 공모 펀드 생각뿐이다. 요가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쉽게 동작을 따라할 때마다 투자자들도 이렇게 유튜브를 통해 전문가에게 배운다고 생각하니 정말 투자에 있어 끝없는 경쟁 시대가 펼쳐졌음을 깨닫곤 한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사라진 시대인만큼 투자자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통해 기업을 발굴해야 하고 또 고객의 니즈에 맞는 펀드 개발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쉬운 펀드를 만들어서 더 많은 소통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슈가 있을 때마다 코멘트 하고 동영상을 제작해 제공한다.

정 센터장은 "기업의 변화와 투자 트렌드의 변화를 읽기 위한 노력을 하고 펀드 운용 전략 역시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해야한다"며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낼 수 있는 펀드를 지속 발굴하고 고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펀드를 만들며 공모펀드 부흥에 앞장서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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