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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채비' 엔켐, 美 설비투자 '리스크' 부각될까 올해 상반기 예심 청구 예정…배터리 전해액 기반, SK이노 타깃 조지아 법인 설립

조영갑 기자공개 2021-02-18 09:31:03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6일 14: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 전해액 생산 기업인 '엔켐'이 기업공개(IPO)에 나선 가운데 지난해 초 선제적으로 투자한 미국 조지아주 설비투자가 리스크로 작용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로부터 10년간 생산 및 수출금지 처분을 받은 고객사의 미국 내 영업이 중단될 경우, 엔켐의 밸류에이션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엔켐은 올해 상반기에 IPO 예심 청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전기차(EV) 배터리 시장의 슈퍼사이클이 에상되면서 밸류에이션 극대화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주관사를 맡았다.

당초 엔켐은 2019년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고, 지난해 말까지 코스닥에 입성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감사보고서 일정이 다소 지연되고, 북미지역 후속 투자가 진행되면서 숨 고르기 하는 상황이다.

엔켐은 2012년 설립한 2차전지 전해액 전문 생산기업이다. 전해액은 배터리 내부에서 리튬이온을 운반하는 핵심소재다. 엔켐은 원형, 각형, 플리머형 IT용 전해액에서부터 양극 및 음극용, EDLC(Electric Double Layer Capacitor)용, EV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해액 제품군을 개발, 확보하고 있다.

2019년 폴란드법인(Enchem Poland Sp.)에 이어 미국법인(Enchem America)을 설립하면서 생산 거점을 이원화했다. 업계에 따르면 LGES 향 전해액을 주로 생산하는 폴란드 브로츠와프(Wroclaw) 공장은 현재 가동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눈길을 끄는 점은 미국 조지아주에서 추진하고 있는 설비투자다. 엔켐은 지난해 1월부터 조지아주 잭슨카운티(Jackson county)에 6135만달러(약 676억원) 가량의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전해액 생산설비를 포함하는 공장 2동을 짓고 있다. 상당 부분 투자가 집행된 것으로 파악된다. 엔켐은 이 투자로 현지 인력 300여명을 고용하는 등 미국법인을 전해액 북미 생산거점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조지아주 홈페이지에 따르면 엔켐의 투자 당시 브라이언 캠프(Brian P. Kemp) 주지사는 "엔켐이 조지아에 온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SK이노베이션이 잭슨카운티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이후 한국을 재차 방문하면서 (엔켐의 설비투자)이런 유형의 프로젝트를 더 끌어오고 싶었다"고 말했다.

SK이노 유치 이후 조지아 주정부 차원의 협력사 유치 노력에 엔켐이 부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최근 SK이노가 미국 ITC로부터 10년간 생산 및 수출금지 처분을 받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SK이노 향 전해액을 담당할 이 공장을 두고 엔켐 역시 고심에 빠진 상황이다. SK이노가 LGES와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배터리 생산 자체가 전면 중단될 수 있다. 폴란드(약 600억원)에 비해 CAPEX(자본지출)도 더 투입된 상황에서 우회로를 찾지 못하면 올해 상장 밸류에이션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엔켐의 고객사 포트폴리오가 이미 다양하고, LGES가 폴란드에 후속 설비투자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유럽을 거점으로 한 매출액이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을 거라고 관측한다. 미국 고객사의 생산이 막힐 경우에도 오하이오에 건설되고 있는 LGES-GM(제너럴모터스)의 합작사 얼티엄셀즈(Ultium Cells)로 공급체인의 축을 이동할 수 있다. 이미 얼티엄셀즈에 일부 물량이 들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엔켐의 밸류에이션을 두고 2019년 2월 상장한 경쟁사 천보를 거론한다. 당시 천보는 공모가 밴드 최상단을 찍으면서 약 4700억원의 밸류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다양한 판로를 확보한 엔켐 역시 이에 준하거나 이상의 밸류를 노리고 있다.

엔켐 관계자는 IPO 및 미국법인의 상황과 관련해 "기업공개는 올해 계속 진행하고 있다"면서 "미국법인 등 회사의 구체적인 계획은 확인해 주기 힘들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국내에서 전해액을 자체 생산하는 기업은 엔켐을 비롯해 파낙스이텍, 천보 등 소수에 불과하다. 엔켐은 옛 제일모직(현 삼성SDI)에서 국내 최초로 전해액을 개발한 오정강 대표와 10여명의 연구개발 전문가가 의기투합한 만큼 업계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LGES), SK이노베이션(SK이노) 등 국내 메이커를 비롯해 글로벌 메이커들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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