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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 배당성향 28% 유지할 수 있을까 생명·손보 등 비은행 계열사 배당여력 관건, 당국 '배당 20%룰' 고심

손현지 기자공개 2021-02-22 08:28:58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9일 10: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금융지주가 배당금을 어느 정도로 책정할 지를 두고 내부적으로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사에게 배당성향을 20%로 제한하라고 당부한 상황인 만큼 신중하게 결정하려는 모양새다. 주력 자회사인 농협은행의 순이익이 줄어든 만큼 전년 만큼의 배당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당국의 권고에 따라 배당성향을 20% 이내로 낮출지를 놓고 내부적으로 여러 의견이 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농협금융이 당기순이익 측면에서 보면 4대 금융지주 반열에 오른만큼 당국의 지침을 무시할 수 없다"며 "다만 농민을 지원한다는 특수성을 고려하면 타 금융지주와 같은 잣대를 적용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고민을 드러냈다.

농협금융의 전년도 배당성향은 28.1%다. 모회사인 농협중앙회에 총 5000억원의 배당을 단행했다. 2012년 신용·경제 분리가 이뤄진 이후 최대규모였다. 계열사들의 순익 상승분이 뒷받침된 덕분이다.

하지만 올해 농협금융은 지난해 만큼 배당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배당재원이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라고 가정할 때, 당국 권고대로 배당성향을 20% 이내로 낮추게 되면 배당금은 지난해와 비교해 1500억원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배당금이 줄어드는 것을 두고 농협금융 내부에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배당성향을 축소하면 코로나19로 어려운 농가들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농협금융의 배당금 성격은 타 금융지주와 사뭇 다르다. 농협지주는 최대주주(100%)인 농협중앙회로 배당하고, 이는 다시 농민이 주축인 조합원들에게 돌아간다. 조합원(농민)에게 돌아간 배당금은 다시 농자재 및 여러 사업을 할 수 있는 자금으로 활용된다.

앞선 관계자는 "내달 중 각 사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지주로 자회사들의 결산배당금이 유입될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3월 말께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중앙회로의 배당금을 최종 책정할 것, 현재로선 어떠한 방향성도 정해진 게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도 농협금융이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배당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핵심 계열사인 농협은행의 지난해 실적이 일부 저하된 것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순이익이 2019년보다 2.5%(437억원) 감소한 1조735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농협은행이 부진했다. 코로나 불확실성에 따라 충당금 규모를 크게 늘린 탓에 순이익이 9.6% 가량 줄어들었다. 문제는 농협은행은 농협지주 배당 기여도가 무려 89%에 달하는 계열사라는 점이다.

지난해 농협지주가 총 9000억원 수준의 계열사 배당수익을 올린 것도 사실상 은행의 공이 컸다. 농협은행이 작년 한해에만 배당금을 2000억원 가량 늘린 것이다. 지난해 농협지주 배당수익은 2012년 출범이래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덕분에 모회사(농협중앙회) 배당금(5000억원)을 제외한 4000억원을 지주 계정에 유입할 수 있었다.

올해 농협지주가 충분한 배당 재원을 확보하려면 비은행 계열사들의 역할이 중요해진 셈이다. 그간 농협금융의 배당수익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회사를 보면 은행·증권·캐피탈·자산운용 등 4곳 정도가 꼽힌다. 농협생명보험·손해보험의 경우 2016년까지 약 50% 안팎의 배당성향을 보였지만 2017년 이후부터는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다행히도 지난해 비은행 계열사의 성적표는 양호한 편이다. 특히 농협생명과 농협손보의 순이익은 각각 42.9%, 580.9% 가량 증가했다. NH투자증권과 NH농협캐피탈의 경우 각각 21.3%, 16%씩 늘어났으며 NH아문디자산운용은 자산운용 업황 악화 속에서도 순이익 6% 감소로 선방했다.

이에 따라 농협금융은 최근 자회사들에게 최대한 배당금을 늘려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당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취지다. 더불어 꼭 모회사로 배당금을 흘려보내지 않더라도 농협지주의 자본적정성 제고 효과 등을 누리기 위해서 자회사 배당수익을 최대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과 농협캐피탈과 NH아문디자산운용 역시 최근 배당규모를 늘리는 추세라는 점도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이라며 "농협생명과 농협손보 역시 최근 4년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던 만큼 올해 배당을 실시할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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