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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배당정책, '손실흡수·주주환원' 다 잡았다 배당성향 20%, 자본준비금 4조 이익잉여금 이입…배당여력 확대 '묘수'

이장준 기자공개 2021-03-08 07:31:03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5일 1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지주가 결국 금융당국 권고대로 배당성향을 20%가 넘지 않는 선에서 배당을 결정했다. 당장은 손실흡수 능력을 키우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해 무리하게 배당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동시에 주주 친화 정책을 포기하지도 않았다.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이입하는 식으로 배당가능이익을 늘렸다. 중장기적으로 환원 여력을 키우고 자회사의 부담을 덜어주는 묘수를 뒀다는 평가다.

5일 우리지주는 이사회를 열고 2600억원의 결산 배당을 결정했다. 배당성향은 20%다. 오는 26일 주주총회를 열어 최종 결의할 예정이다.

앞서 1월 금융위원회가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 배당성향이 20%를 넘지 않도록 요청한 권고 사안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이로써 4대 금융지주 중에서는 신한금융지주(22.7%)만이 유일하게 2020년 결산 배당성향이 20%를 넘게 됐다.

우리지주의 배당금만 따지면 1년 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2019년 결산 배당금은 5056억원이었다. 당시 지주가 막 출범했던 터라 배당성향이 27%로 타사와 비교해도 유독 높았다. 여기에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순이익이 줄어들며 배당 규모가 눈에 띄게 쪼그라들었다.

우리지주 관계자는 "당분간은 내부 유보를 통해 손실 흡수 능력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당국의 권고사항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후 중간배당 가능성은 열려있다. 이미 정관상으로도 우리지주는 중간배당이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6월까지 당국이 배당 자제를 권고한 만큼 이날 이사회에서 따로 중간배당을 결의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배당 규모가 워낙 쪼그라들었기에 우리지주 입장에서는 주주들을 설득할 장치가 필요했다. 그 해결책으로 자본준비금을 줄이기로 결의했다.

상법상 배당가능금액은 순자산액에서 자본금, 자본준비금과 이익준비금의 합계액, 해당 결산기에 적립해야 할 이익준비금 등을 제외한 범위 내에서 결정된다. 우리지주는 4조원 규모의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배당가능이익으로 만들기로 했다.

자본의 총량에는 변동이 없지만 회계상 항목만 바꾸면서 배당 여력을 키우는 방안이다. 다만 수시로 이를 바꿀 순 없고 주주총회 결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우리지주는 출범 당시 신설 법인으로 별도 재무제표 기준 이익잉여금이 없었다. 3년차를 맞은 현재까지 배당가능이익은 5000억~6000억원 수준에 그쳤다. 경쟁 지주사들이 앞서 10여 년간 이익잉여금을 축적해 온 것과 달랐다.

하지만 이번 이사회 결의로 배당가능이익을 확충하면서 타 금융지주사 평균치를 뛰어넘는 수준의 배당가능이익을 확보하게 됐다. 신한지주(6조1000억원) 다음으로 많고 KB지주(3조원)와 하나지주(3조9000억원)를 넘는 수준이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주주 환원 정책에 활용할 실탄을 마련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아울러 자회사 배당을 통해 지주의 배당 자원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자회사에 대한 배당 의존 부담을 낮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만큼 자회사가 활용할 수 있는 자본 여력도 커진다는 의미다.

우리지주 측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코로나19 안정시 자본적정성 유지 범위 내에서 다양한 시장친화적 주주환원정책 추진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우리지주는 손자회사인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자회사 편입을 위해 우리금융캐피탈과 주식매매계약 체결 안건을 결의했다. 우리금융저축은행 100% 지분을 현금으로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오는 12일 우리지주가 우리금융캐피탈에 1132억원을 지불해 거래를 종결할 예정이다. 앞서 금융당국으로부터 손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은 만큼 이번 조치에 따른 별도 승인 절차는 밟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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