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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Watch]하나기술, 상장 4개월만에 무상증자 나선 배경은주식 유통량 부족, 최근 주가흐름·수익성 관련 주주불만 선제 대응 분석

조영갑 기자공개 2021-03-11 08:54:37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8일 14: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 공정장비 제조기업 ‘하나기술’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지 4개월 만에 무상증자를 추진해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시장의 지적을 받았던 주식 유통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하락세를 보이는 주가 흐름을 반등시키고 주주 불만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나기술은 보통주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진행한다. 무상증자로 발행되는 주식수는 351만6971주다. 하나기술 자사주를 포함, 증자 후 발행주식수는 727만9697주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4월 13일이다. 하나기술은 이번 무상증자의 목적을 "주주가치의 제고"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25일 코스닥 시장에 데뷔한 하나기술은 2차전지 공정 장비 섹터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제조사다. 자동화 설비 제조기술을 기반으로 2004년부터 파우치형 전지 패키징 라인을 수주하면서 2차전지 공정에 최적화된 장비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전해액 주입 장비, 패키징 장비 등을 주력으로 국내 3대 메이커(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에 모두 납품하고 있다.

하나기술은 지난해 공모를 진행하면서 신주 80만주를 발행해 280억원을 조달했다. 기관 투심이 몰린 덕택에 1393대 1의 기관 청약율을 기록, 공모가 밴드 최상단(3만5000원)을 찍은 데 이어 상장 시초가가 7만3500원에 형성되면서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올해 1월 초 장중 16만3400원의 최고가를 기록할 정도로 주가 흐름도 좋았다.

문제는 주식 유통량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주식 유통량 확대에 대한 요구가 빗발쳤다. 주가 상승폭이 가장 컸던 지난해 12월 하순을 제외하고, 평균 유통량은 10만~30만주에 불과했다.

하나기술 관계자는 "회사 내부적으로 주식 유통량에 대한 고민이 계속 있었다"면서 "유통량을 늘리고 주주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무상증자를 택했다"고 말했다.


최근의 주가 흐름도 무상증자를 택한 배경으로 꼽힌다. 1월 초 최고가를 기록한 하나기술의 주가는 이후 지속해서 하락세를 거듭해 3월 2일 종가 기준 10만2200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2개월 만에 약 30% 하락한 셈이다. 하지만 지난 5일 무상증자를 공시한 직후 거래량이 급증, 종가 13만1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즉각적인 무상증자 효과를 본 셈이다.

여기에 지난해 실적과 관련해 '수익성' 문제가 주주들 사이에서 화두로 떠오른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하나기술의 지난해 매출액은 880억원으로 2019년(593억원)과 비교해 48.5% 성장률을 보였다. 하지만 3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전환했다. 2019년 영업이익이 6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00억원가량 감소한 수치다.

게다가 상장 과정에서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의 평가손실이 반영되면서 322억원의 대규모 순손실이 발생했다. 세전순손실(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 역시 340억원을 기록, 자본총계의 63%에 달해 올해 역시 50%를 넘어설 경우 관리종목 지정의 위험도 존재한다.

하나기술의 사정에 밝은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납기 진행률을 기준으로 영업익 인식을 하다가 인도 기준으로 바꾸면서 괴리가 생긴 것"이라면서 "지난해 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물류가 막히는 바람에 인도와 납기가 지연된 것이 (영업손실의) 주된 이유"라고 말했다. 상장 이후 인력을 60~70명 증원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판관비 상승 역시 수익성 악화 원인으로 꼽힌다.

3월말 주총을 앞두고 주주들에게 ‘선물’을 안긴 하나기술은 실적 확대로 회사의 기업가치를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당장 코로나19로 지연된 장비의 납기 및 인도율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하나기술의 수주 총액은 749억원, 수주잔고는 323억원 수준이다. 납기율은 57%가량이다. 올해 초부터 국내외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납기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하나기술은 최근 430억원 가량의 신규 장비 공급계약을 따내면서 수주잔고를 대폭 늘렸다. 지난해 매출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해액 주입기, 2차전지 패키징 장비 등으로 파악된다. 하나기술은 계약 상대방을 ‘해외 배터리 제조사’라고만 밝혔다.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이번 대량 수주의 상대방은 주요 고객사인 ‘LG에너지솔루션(구 LG화학)’으로 분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난징지역에 1공장에 이어 2공장을 증설하면서 테슬라 등 EV 메이커 향 배터리를 증산하고 있다. 하나기술 역시 2017년부터 중국 난징에 해외법인(Nanjing HANA Trading)을 설립하고, 중국 내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2공장의 투자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만큼 하나기술의 장비가 2공장 공정라인에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기술은 유럽지역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고객사 향 영업을 확대하기 위해 헝가리에 추가 해외법인(Hana Technology Hungary KFT)을 설립했다. 고객사들의 유럽 향 투자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하나기술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헝가리 법인의 설립이 지연됐으나 향후 이 법인을 거점으로 유럽 내 고객사 영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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