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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신탁사의 정비사업장 존재감 [thebell note]

신민규 기자공개 2021-03-10 11:01:01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9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얼마전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에 공개된 재건축 조합장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조합장의 공과를 떠나 정보 비대칭 상황에서 조합원이 겪는 수모가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했다.

도시정비사업장에서 조합원은 아마추어일 수밖에 없다. 전문적인 지식없이 개발사업에 뛰어든 것과 마찬가지다. 조합 집행부로 대변되는 집단이 형성되고 시공사까지 붙으면 조합원은 '을'로 전락한다. 강남에 아파트를 가진 조합원이라고 해서 마냥 마음이 편한 것만은 아닌 셈이다.

최근 부동산신탁사가 정비사업에 진출해 내놓은 성과는 다소 위안이 된다. 2016년 법개정이 이뤄진 후 이제서야 조금씩 사례가 나오는 단계이지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업의 시행자 또는 대행자 역할로 나서 단기에 정상궤도에 올려놓는 수완을 발휘했다.

신탁업계는 적극적으로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코람코자산신탁이 1호 사례를 만들었고 한국토지신탁, 한국자산신탁, 대한토지신탁이 전담부서를 만들었다. 후발주자로 등장한 무궁화신탁은 인천 청천2구역 사업에 대행자로 선정돼 500억원 이상의 유례없는 초기자금을 투입했다. 인허가부터 청약까지 걸린 시간이 9개월에 불과했다. 7월 이후에는 대신자산신탁을 비롯해 한투부동산신탁, 신영부동산신탁이 차입형 규제가 풀려 대거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탁사는 금융기관으로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아래에 있다. 조합장이 깜깜이식으로 뽑은 시행대행사와는 적용받는 규제 자체가 다르다. 시공사를 상대하고 공사비를 책정하는 모든 과정에서 전문성이 한수 위다. 자금도 외부에서 빌려오거나 경우에 따라 시공사에 의지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투입이 가능하다.

아직 초기 단계라 신탁사가 맡는 정비사업은 망가질대로 망가진 곳이 대부분이다. 개별 조합이 온갖 시행착오를 겪다가 금융비용을 견디지 못하고 마지막으로 찾는 종착지인 셈이다. 그런 곳 조차 사업속도는 일반조합보다 빠르다.

정비사업 조합은 분양성만 믿고 자신해선 안된다. 수백, 수천명의 조합원을 만족시키려면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사업을 끝까지 완주할만한 능력이 있는지 자문해봐야 한다. 조합방식은 이권개입을 통한 각종 비리나 횡령 이슈에 노출되기 쉽다.

신탁방식 추진시 부담으로 지목하는 신탁보수에 대해서는 전향적인 인식이 필요하다. 사업이 지체되는 동안 늘어나는 금융비용과 이로 인한 추가분담금, 조합장에 제공하는 각종 인센티브를 감안하면 사업비의 2% 안팎 신탁보수는 충분한 값어치가 있다.

주먹구구식 조합사업과 비교하면 신탁방식의 정비사업은 분명한 대안으로 보인다. 스타 조합장에 의지해 단결을 외치지 않아도 세련되게 일을 마무리할 수 있다. 노후 아파트를 보유한 미래의 조합원들이 진지하게 고민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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