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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 철수설]물 들어올때 노젓기? SC제일은행에 쏠린 눈외국계 전략 변화 동참 여지 거론, SC그룹 육성 의지 '씨티와 다르다'

손현지 기자공개 2021-03-16 07:32:03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5일 11: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씨티그룹의 한국 철수설이 계속되면서 또 다른 외국계 은행인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제일은행)도 이목을 끌고 있다. SC제일은행 역시 비슷한 관점에서 일부 사업 재검토나 포트폴리오 조정을 벌일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다만 SC제일은행의 경우 국내 진출을 공격적으로 시도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해둔 만큼 철수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아직까진 많다.

한국씨티은행은 본사 방침에 따라 내부적으로 소매금융 사업부문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최근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미국 씨티그룹의 새 최고경영자(CEO)인 제인프레이저는 최근 한국뿐 아니라 베트남을 포함한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상업은행(소매금융) 영업을 중단하고 투자은행(IB) 기능만 남겨두는 구조조정 방안을 검토 중이다.

씨티은행 측은 아직 내부적으로 철수를 추진하거나 확정된 바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기업금융 분야에서만 경력을 쌓아온 유명순 행장을 지난해 말 선임한 것도 소매금융 사업정리를 염두에 뒀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KB금융지주, OK금융그룹, JB금융지주, 인터넷은행 등 잠재 인수 후보자까지 최근 물망에 오르 내리며 그 가능성을 보다 키우는 모양새다.

한국씨티은행 철수설이 지속되자 이제는 SC제일은행도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SC그룹이 이끌고 있는 같은 외국계 은행인 만큼 한국 영업 전략 변화를 씨티그룹과 비슷하게 가져갈 수 있다는 관측에 따라서다.

실제 IB업계 관계자는 "SC제일은행도 국내 금융사를 대상으로 일부 사업 인수 의지가 있는지 여부 정도는 파악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SC제일은행의 경우 씨티은행과 달리 매각을 고려하기 쉽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미 SC그룹 본사 차원에서도 기존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 집중하던 사업역량을 한국 등 아시아 쪽으로 상당 부분 옮겨온 상태다.

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SC제일은행의 경우 포트폴리오 전략을 씨티은행과 달리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소매금융 중심으로 잡았다"며 "SC본사 차원에서 매각할 수 없을 정도로 국내 시장에 깊숙이 진입한 상태라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전략적 교착상태"라고 설명했다.


SC제일은행은 최근 5년간 자산 증가 속도가 빨랐다. 총 자산(은행계정) 규모는 2016년 이후 40% 넘게 늘어났다. 씨티은행이 같은 기간 10%대 성장을 이룬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현재 SC제일은행(82조7880억원)의 자산은 씨티은행(52조20억원)과 30조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특히 두 은행의 경우 포트폴리오 운용 전략이 사뭇 다르다. 크게 보면 소매금융 위주로 영업기반을 확보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씨티은행은 가계신용대출이나 신용카드 위주 운용 전략에 주력해왔다. 특히 '고액자산가 관리' 특화 전략으로 경영효율성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규모의 경쟁을 포기하고 고수익성 자산 중심으로 운용해온 셈이다.

SC제일은행은 상대적으로 소매금융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돼 있다. 일단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소매금융을 영위하고 있다. 2017년 저금리 기조와 우호적인 부동산 시장환경에 힘입어 공격적으로 자산을 늘렸다. 전체 원화대출금 중 가계대출의 비중은 약 75%,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60%에 달해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편이다. 이미 국내 주택금융시장에 뿌리를 상당히 깊게 내린 상태여서 섣불리 매각에 착수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예금 고객도 공격적으로 늘렸다. 비대면 트렌드에 맞춰 디지털금융을 접목해 소매금융 기반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모바일 금융 플랫폼인 '셀프뱅크(Self Bank)', 모빌리티플랫폼을 활용한 찾아가는 서비스로 고객을 유치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씨티은행이 올해만 소매금융 인프라인 영업점을 기존 43개에서 39개로 줄이면서도 디지털전환에는 힘을 쏟지 않는 것과 확실히 다른 양상이다.

무엇보다 매각을 진행하더라도 씨티은행 보다 높은 가격을 받긴 어려워보인다는 게 약점이다. 작년 9월 말 기준 씨티은행의 순자산은 6조2953억원이며, SC제일은행의 경우 4조6142억원이다. 총자산 규모만 놓고 보면 SC제일은행의 덩치가 씨티은행에 비해 더 크지만 부채 규모가 더 많아 순자산은 적다.

현재 M&A시장에선 씨티은행의 매각가를 2조원대로 예측하고 있다. 순자산(6조2953억원)에 국내 은행업 주가순자산비율(PBR)인 0.3~0.4배를 적용시키면 1조8885억~2조5181억원 수준이다. SC제일은행은 이를 적용하면 1조3842억원~1조8456억원 수준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 한국씨티은행 등 외국계 어떤 곳도 매각이나 포트폴리오 조정 계획과 관련해 의견을 전해온 바가 없다"고 말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SC그룹은 한국 시장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비즈니스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SC제일은행은 토스뱅크에 투자자로 참여했고, 빌 위터스 그룹회장도 지난 해 한국을 방문해 약 한달간 머무르면서 현장경영을 하는 등 투자와 관심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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