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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Watch]'GS家' 허제홍 엘앤에프 대표 사임 배경은확장 시기서 이례적 결정, 책임경영·지배구조 개편 거론

조영갑 기자공개 2021-03-24 08:47:49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9일 10: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S가(家)' 허제홍 엘앤에프 대표이사가 사임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018년 취임 후 엘앤에프가 굴지의 글로벌 양극재 생산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돌연 대표직을 내려놨기 때문이다. 허 대표는 사내이사직을 유지하지만 업계에선 이번 결정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엘앤에프는 지난 17일 허제홍 대표 체제에서 최수안 신임 대표 체제로 조직을 재정비했다. 허 대표는 사내이사직을 유지하면서 최 대표를 도와 기존 양극재 사업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허 대표의 동생 허제현 부사장 역시 사내이사직을 유지한다. 최 대표가 경영 전면에 나서고, 형제가 사내 영향력을 유지하는 모양새다.

최 대표는 허 대표의 취임 이전에 원로인 이봉원 전 대표와 공동대표를 맡았던 인물이다. 허 대표가 2018년 3월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사장 직함만 유지해왔다. 이번에 허 대표가 물러나면서 다시 경영 전면에 나섰다. 최 대표는 KAIST 화학공학 박사를 거쳐 킴벌리 클라크(Kimberly Clark) IC 수석부장을 지내고, LG화학 배터리사업부문에 몸담았던 2차전지 사업 전문가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LG화학(현 에너지솔루션)과 커뮤니케이션, 사업협력 등을 챙기면서 허 대표를 보좌했다"며 "이번에 재차 신임을 받으면서 사내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현재 확장일로에 있는 양극재 공급 사업의 선두에서 경영을 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최고 수준인 80% 이상 하이니켈 양극재(NCMA)를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SK이노베이션에 공급하고 있는 엘앤에프는 테슬라 등 글로벌 전기차 메이커의 생산량이 확대됨에 따라 지난해부터 대표적인 수혜기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해 말 LG에너지솔루션 향 1조5000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독점 공급망도 구축했다.


이에 힘입어 엘앤에프는 지난해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2019년 매출액 3132억원, 영업손실 77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매출액 3561억원, 영업이익 15억원을 달성해 매출액 규모와 영업의 질이 모두 향상됐다. 다만 영업이익률이 0.42%에 불과해 경쟁사로 분류되는 에코프로비엠의 6.76% 대비 열세로 평가된다.

이에 최 대표는 '책임경영'의 전권을 부여받은 만큼 올해를 기점으로 엘앤에프의 비상을 견인해야 한다. 실제로 엘앤에프 측도 대표이사 교체와 관련해 책임경영을 내세우고 있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허 대표의 사임은 특별한 사유가 있다기보다 전문가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의사결정 구조를 신속하게 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 안팎의 시각은 다르다. 외형 성장을 하고 있는 시점에 돌연 허 대표의 사임이 결정된 탓이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선 엘앤에프 내의 영향력은 유지하면서 모회사(새로닉스)를 비롯한 그룹사 전체의 지배구조를 재편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허 대표가 새로닉스의 대표이사직은 유지하는 탓이다. LCD 산업의 쇠퇴에 따라 사업성의 위기를 맞고 있는 새로닉스의 새 먹거리를 창출하는 동시에 '허제홍-새로닉스-엘앤에프'식의 지배구조를 재정비하는 데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현재 허 대표는 새로닉스를 통해 엘앤에프를 간접 지배하고 있다. 허 대표의 새로닉스 보유지분은 21.04%다. 새로닉스는 엘앤에프의 지분 16.4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새로닉스의 해외 종속회사 KWANG SUNG ELECTRONICS(광성일렉트로닉스) 4.23%, 자사주 13.32% 등 우호지분이 30%를 넘지만, 정작 허 대표가 보유한 엘앤에프 지분은 2.49%에 불과하다. 엘앤에프가 매년 커지는 상황에서 배당과 의결권에 한계가 존재한다.

이에 허 대표의 개인 지분이 상대적으로 많은 새로닉스와 그 계열사를 통해 급여, 배당 등을 늘리고, 이를 활용해 엘앤에프 지분을 점차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여기에 새로닉스를 인적분할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 전 계열사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는 방식의 재정비 가능성도 거론된다. 허 대표가 쥔 새로닉스 지분 역시 21% 수준이기 때문에 절대적이지 않아서다. 업계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에 따른 주식 스왑(맞교환)을 거치면 지배력을 쉽게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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