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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미래에셋자산운용, 배당에 민감했다④배당성향 30% 기업에도 '과소배당' 주장...양호한 재무구조, 저조한 투자활동 등 근거

이효범 기자공개 2021-03-24 13:15:08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역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2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투자기업 배당에 대해 높은 잣대를 들이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배당 기업 뿐만 아니라 업종 평균을 상회하는 배당성향을 가진 기업에도 과소배당 문제를 문제삼았다.

기계적으로 찬반표를 행사하기보다 재무구조, 투자활동 등을 고려해 자체적인 기준으로 찬반 의결을 실시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사뭇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면서 타 운용사들과 찬반이 엇갈리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무배당' 웹젠 등 게임사 다수…업종 평균 배당성향 하회 기업에 '반대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해(2019년 4월초~2020년 3월말) 의결권을 행사한 안건 가운데 총 13개 기업의 재무제표 승인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반대 사유는 모두 '과소배당'이다. 의결권 행사 법인이 200여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10% 미만의 기업에 배당문제를 지적한 셈이다.

주로 동종업계 평균 배당성향이나 시가배당율이 하회하는 기업의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아세아제지, 송원산업, 대한약품, 컴투스, 엔씨소프트, 대림산업, 웹젠 등이다. 업종별로는 게임사들이 다수 포함됐다.

게임 개발사인 웹젠은 그동안 배당을 실시한 적이 없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반대표를 행사할 당시인 2019년말 별도기준 이익잉여금은 2423억원에 달했다. 이익잉여금을 포한한 자기자본은 3605억원이다. 수년간 현금이 쌓이는 추세이고 부채비율도 14.7%로 양호했다.

컴투스, 엔씨소프트 등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깃이 됐다. 특히 컴투스는 한때 KB자산운용으로부터 주주환원을 확대해 달라는 요구를 받기도 했다. 2019년 결산기준 배당성향은 15.23%, 시가배당률은 1.3%다. 글로벌 시장에서 서머너즈워를 흥행시키면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다.

그러나 컴투스는 매출액 감소세를 겪고 있다. 2017년 4919억원에 달했던 매출액은 2018년 4794억원, 2019년 4622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922억원에서 1282억원으로 감소했다.

엔씨소프트는 배당성향이 30%에 달한다. 웹젠이나 컴투스와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편이다. 또 시가배당률은 1%로 컴투스에 비해 낮다. 2019년말 자본총계는 2조5026억원으로 이익잉여금만 2조3697억원에 달한다. 수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기업으로 배당재원은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3개 게임회사들의 배당성향과 시가배당율이 모두 동종업계 평균을 다소 하회하는 수준으로 분석했다. 특히 안정적인 재무상황과 저조한 투자활동 등을 고려할 때 현재 배당 수준은 과소하다는 점을 핵심적인 반대 사유를 들었다.

현대건설, 대림산업과 같은 건설사들의 재무제표 승인의 건에도 반대표를 행사했다. 현대건설의 배당성향은 16.2%다. 동종업계 평균 배당성향을 유사한 수준이다. 대림산업은 현대건설보다 배당에 더 인색한 경향을 보인다. 배당성향은 7.57%, 시가배당률은 1.35%다. 배당성향만 놓고 보면 업종 평균치를 하회한다. 대림산업은 오랜기간 과소배당 문제로 기관투자가들의 지적을 받아왔다.


◇업종 평균 상회 불구 과소배당 지적…타 운용사는 적정배당으로 평가

특이한 점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동종업계의 평균 배당성향을 상회하는 투자기업들에 대해서도 과소배당 기업으로 낙인 찍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에스디에스, 신세계I&C, 네오팜, 씨젠, NICE평가정보 등이다. 배당성향만 놓고 보면 신세계I&C, 네오팜, 나이스평가정보 등의 업종 평균을 상회하는 30%대다. 또 삼성에스디에스는 25.2%, 씨젠은 10.7%로 나타났다.

각사 재무제표 승인 안건에 모두 반대표를 행사했지만 결과적으로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대다수 주주들의 동의로 안건이 가결됐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유독 깐깐한 기준으로 배당안에 반대표를 행사했던 셈이다. 실제로 같은 기업의 배당안에 다른 운용사들은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KB자산운용은 삼성에스디에스, 네오팜, 씨젠 등의 재무제표 승인 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특별히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사항이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삼성자산운용도 네오팜, 씨젠 등의 배당안에 찬성하면서 회사가치나 주주권리 측면에서 적정한 배당 수준으로 평가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삼성에스디에스의 배당안에 대해 업계 평균 배당성향에 비해 높고 주주환원 정책 확대가 점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추세로 찬성에 힘을 실었다. 다만 의결권자문사는 이와 달리 저조한 투자활동 대비 배당이 과소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또 삼성자산운용은 나이스평가정보의 배당에 대해서도 주주권리 측면에서 적정한 것으로 봤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신세계I&C의 배당이 업계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찬성 근거로 삼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다른 기관투자가들과 달리 배당성향이 높은 기업들에 대해서도 '회사의 안정적인 재무상황, 저조한 수준의 투자활동, 잉여현금의 지속적인 유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현재 배당 수준은 과소하다는 판단'이라고 반대사유를 들었다. 배당성향 뿐만 아니라 개별기업의 재무와 현금흐름을 다각도로 고려해 반대표를 행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후 기관투자가들이 배당안에 반대표를 행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다만 기관들의 시각에 따라 적정 배당 수준에 대한 편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찬반이 엇갈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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