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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SI 참여, 바이오텍 제2의 출구전략될까 SK·OCI 이어 롯데도 SI 대열 합류…창업주 등 엑시트 기회 주목

이아경 기자공개 2021-03-24 07:37:20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3일 14: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무적투자자(FI) 중심의 바이오텍 투자 생태계에 대기업 전략적투자자(SI)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바이오 업계는 투자 수익만 쫒는 FI보단 자본력과 장기적 안목을 갖춘 대기업 SI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대기업 SI 유치를 통해 기존 투자자들의 엑시트(자금회수) 기회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코스닥 상장사 엔지켐생명과학 지분 일부를 인수해 2대 주주에 오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엔지켐생명과학의 최대주주인 브리짓라이프사이언스(11.59%)나 손기용 대표이사(6.97%)의 보유 지분을 일부 매입하거나 제 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의 방안을 통해서다.

대형 제약사들에 이어 대기업들이 바이오텍 SI로 들어오는 것에 대한 업계의 시선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물론 기술유출이나 과도한 경영간섭 등에 대한 우려도 존재하지만, 차익 실현만 바라보는 FI 중심의 바이오 시장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바이오텍 입장에선 대기업의 자본력과 인적자원, 네트워크 등을 활용할 수 있는데다, 대기업 네임밸류 자체로 회사의 평판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장기투자 및 성장 측면에서도 SI 유치가 긍정적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오너 입장에서는 SI 유치를 통해 출구전략을 모색할 수도 있다. 국내에서는 창업주의 지분율 유지가 시장의 신뢰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IPO 전후로 보유 주식을 매도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SI와의 지분교환 또는 경영권 매각으로 자연스러운 엑시트가 가능하다.

예컨대 성영철 제넥신 회장은 2012년 한독으로부터 대규모 투자자금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1대주주 자리를 일찌감치 내어줬다. 특수관계자 지분을 포함해 30%가 넘던 성 회장의 지분율은 2014년 20%가량으로 감소했다. 이후 사업적 관계를 넓힐 수 있는 대학, 연구소 등에 개인 주식을 기부했다. 현재 지분율은 약 6%다.

바이오텍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방법은 IPO 정도로 매우 제한적"이라며 "대기업이 SI로 들어와서 추후 최대주주 지분을 더 사들이는 경우, 오너 입장에서도 보유 지분 매각 후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사 대비 대기업의 가용 보유 현금이 높다는 점도 이들의 바이오업계 진출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현재 바이오벤처에 대한 전략적투자자 포지션을 강조하는 대기업은 SK와 OCI 등이 대표적이다. 투자형 지주회사인 SK㈜는 지난해 싱가포르 바이오벤처 허밍버드 바이오사이언스에 74억원을 투자했고, 작년 10월에는 중국 바이오벤처 하버바이오메드에 60억원을 투자했다.

OCI는 2018년 바이오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부광약품과 합작회사 '비앤오바이오'를 설립했고 이듬해 췌장암 치료제를 개발 중인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 26.3%를 사들였다. 최근에는 바이오사업부를 이우현 부회장 직속 부서로 승격했다. OCI 바이오사업부는 유망 바이오벤처에 초기 단계부터 SI로 참여하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단순히 차익만 원하는 FI들은 바이오텍 입장에서도 더 이상 선호하지 않는다"며 "대기업들이 SI로서 적극적으로 M&A에도 나서준다면 바이오업계 엑시트 방식도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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