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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셋플러스 승계 서막]주식 고수 강방천 회장, '증여 타이밍' 기가 막혔다④비상장주식 보충적 평가법 '순손익가치', 실적 저조할 경우 세금 유리

양정우 기자공개 2021-03-29 12:42:06

[편집자주]

'가치투자 1세대' 강방천 회장이 가업승계의 초석을 닦고 있다. 에셋플러스 소속 펀드매니저로 이미 활약하고 있는 장남에게 다수 지분을 최근 증여했다. 세대교체와 더불어 가업승계의 기틀을 제대로 닦고 있는 셈이다. 세대교체의 첫발을 딛은 에셋플러스의 변화를 더벨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5일 08: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이 올해 장남에게 지분을 넘긴 시점은 절세 타이밍 측면에서 절묘했다. 수년째 실적이 좋지 않았던 최근이 비상장주식 증여세 절감의 최적기였다.

◇비상장사 순손익가치, 최근 3년 이익 반영…4년 째 실적 '부진의 늪'

비상장사의 주식은 유통시장에서 거래되는 증권이 아닌 만큼 보충적 평가방법을 통해 증여세 산출 기준인 기업가치를 도출한다. 이 평가법의 경우 손익계산서 기반인 순손익가치와 대차대조표 기반인 순자산가치에 가중치를 적용해 산출하고 있다. 부동산 과다법인 여부에 따라 가중치는 미해당시 3대 2, 해당시 2대 3을 적용한다.

세법상 비상장기업 승계의 핵심은 바로 순손익가치다. 순자산가치(자산 - 부채 + 영업권)는 매년 큰 폭으로 변동하기 어렵지만 실적 기반인 순손익가치(최근 3년 순손익)는 성장 사이클에 따라 부침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증여 시점을 선택할 수 있는 만큼 세제상 기업가치가 줄어드는 타이밍을 노릴 수 있다.


전체 기업가치에서 순손익가치가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다. 부동산 과다법인이 아닐 경우 순손익가치의 비중이 60%인 동시에 가치 산출시 10%의 할인도 이뤄진다. 예를 들어 최근 3년 연속 이익이 100억원인 기업이라면 순손익가치가 1000억원[{(3년 전 이익×1 + 2년 전 이익×2 + 1년 전 이익×3) ÷ 6} ÷ 10%]으로 집계된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하 에셋플러스)은 최근 수년 간 최악의 실적을 거두고 있다. 2015년 당기순이익이 130억원에 달했으나 2016년엔 51억원으로 줄더니 2017년~2020년애눈 1억~8억원에 머물고 있다.

최근 4년 새 영업이익은 적자인 해가 더 많았고 세법상 이익을 가늠할 수 있는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익 역시 모두 10억원을 밑돌았다. 세법상 이익은 회계상 세전이익에서 익금과 손금 처리를 거쳐 확정된다. 과거 실적이라면 1000억원도 넘볼 수 있는 순손익가치가 대부분 사라진 셈이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54조에 따르면,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가중 평균한 가액이 순자산가치의 80%를 밑돌면 이 80%의 금액을 증여세 산출시 기업가치로 삼는다. 최근 실적이 바닥을 친 에셋플러스는 이 특례 조항이 적용될 경우에도 기업가치가 감축된 여건인 건 마찬가지다.

기업금융 전문 세무사는 "비상장사 증여 기회를 엿보는 오너라면 실적 부진으로 순손익가치가 저점인 타이밍을 절호의 기회로 여긴다"며 "국내 증여(상속) 세제가 비교적 고율로 책정돼 있어 자녀 입장에서는 증여세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강회장 오너 마케팅' 펀드 성장세…지난해 매출 회복, 올해 이익 기대

에셋플러스는 올해 들어 실적 턴어라운드를 예상하고 있다. 올해부터 고속 성장을 구가한다면 향후 증여세 산출의 기준을 좌우하는 순손익가치도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주식 투자 열풍으로 주력 펀드가 성장 흐름에 올라탔다. 직판 시스템을 갖춘 가운데 국내 가치투자 1세대로 유명한 강 회장이 오너 마케팅에 직접 나서고 있다. 각종 미디어에 활발하게 출연하면서 저서 출간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1일 theWM 기준 에셋플러스의 펀드 설정액은 1조53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9733억원)과 비교해 3개월 사이 8% 늘었다. 수익률이 반영되는 순자산 규모도 같은 시기 1조5994억원에서 1조8404억원으로 증가했다.

매출 규모는 이미 지난해부터 반등 추세에 들어섰다. 영업수익(매출액)이 218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120억원에서 껑충 뛰었다. 영업이익이 60억원 대였던 2016년 시절 외형을 회복했다. 자산운용업은 매출 확대를 위한 변동비 부담이 거의 없어 외형 성장이 수익성 향상으로 곧장 이어지는 경향이 짙다.

다만 에셋플러스의 경우 지난해 매출 성장에도 이익이 부진했던 건 파생상품 관련 손실이 대거 반영된 탓이다. 수년 간 계상되지 않던 일회성 손실이 단번에 112억원이나 반영돼 영업이익을 적자로 끌어내렸다.

에셋플러스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올해를 실적 턴어라운드 시점으로 보는 건 분명하다"면서도 "회사 차원에서 강 회장의 증여 취지와 타이밍을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방천 회장은 지난달 말 첫째 아들 강자인 펀드매니저에게 지분 11.1%(22만3800주)를 증여했다. 이로써 강 회장의 지분율은 43.6%로 하락했고 강 매니저는 12.8%를 확보한 주요 주주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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