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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세계·11번가' 쩐의 전쟁, 제2의 쿠팡 꿈꾼다 이베이 매각 숏리스트 '4조 안팎' 제시, '아마존 모델' 겨냥 美 상장 청사진

최은진 기자공개 2021-03-29 18:31:15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9일 18: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최종 후보자가 가려졌다. 예상대로 대그룹 전략적투자자(SI) 3사와 재무적투자자(FI) 1곳으로 압축됐다. 이들 후보자는 실사를 거쳐 본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하고 최종가격을 제시한다. 후보자들이 1차로 제시한 가격대는 4조원 규모로 본입찰에 얼마나 높은 가격을 써낼 지가 최종 협상자를 가려내게 된다. 현재로서는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SK텔레콤이 가장 유력한 원매자로 거론된다.

이베이이코리아의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예비입찰에 참여한 후보자들에게 최근 숏리스트 선정 여부를 통보했다. 예비입찰에는 ㈜이마트를 앞세운 신세계그룹과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한 롯데그룹, 11번가의 모기업인 SK텔레콤 그리고 큐텐(Qoo10)과 MBK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신세계그룹, 롯데그룹, SK텔레콤, MBK파트너스 등이 숏리스트에 선정됐다.

숏리스트에 선정된 이들 4개사는 내달 초 실사를 거쳐 5월 말 있을 본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결국 누가 얼마나 높은 금액을 써내느냐에 따라 최종 협상대상자가 결정된다. 다만 예비입찰 후보들은 시장 예상가인 5조원에 다소 못미치는 3조~4조원을 써낸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법적 구속력 없는 가격으로 본입찰 때 적어내는 가격과 무관하다.

예비입찰에 포함됐다고 해서 후보들이 모두 진정성 있게 완주할 수 있느냐를 가늠하긴 어렵다. 핫해진 이커머스시장의 최대어인 이베이코리아를 들여다보고 싶은 경쟁사들의 욕망이 예비입찰까지 참여케 했다는 설도 파다하다. 그러나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야만 하는 각각의 필요가 분명한 만큼 '쩐의 전쟁'이 불가피 하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우선 자금력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는 SK텔레콤이 유력한 원매자로 꼽힌다.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 '11번가를 매각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열위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굳이 플랫폼 사업까지 염두에 둘 이유가 있냐는 지적도 있지만 '아마존'에 구애하며 손 잡을 정도로 SK텔레콤 나름의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통신사업이 메인인 SK텔레콤은 포털과 쇼핑 등 플랫폼 사업에 대한 열망이 있다. 이커머스시장에서 열위지만 11번가를 키울 수 있는 가능성을 다각도로 고민한 배경이기도 하다.

SK텔레콤은 진정한 아마존 모델을 그리고 있다. 구체적으로 11번가와 이베이코리아 그리고 홈플러스까지 결합시키는 전략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아마존과 협업을 발표하면서 지원사격을 받고 있는 상황인 만큼 쿠팡에 이은 '미국상장'을 추진할 수 있다는 포부까지 품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SK텔레콤과 MBK파트너스가 컨소시엄을 맺을 수 있다는 설이 꾸준히 흘러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매각에 대한 고심을 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SK텔레콤과 이해가 맞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진정성이 없으면 출사표를 던지지 않는 게 당연한 것으로 나름의 이유와 전략을 가지고 임하고 있다"며 "이베이코리아 역시 아마존과 협업모델 등 다양한 전략적 판단이 내포 돼 있기 때문에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도 쓱닷컴 확장이 필요하고 네이버와 혈맹이 자극이 되면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야 할 명분이 커졌다. 경쟁력 있는 마트와 이커머스사업을 하고 있는데다 네이버라는 최대 포탈사이트의 지원까지 등에 업은 만큼 한국판 아마존으로 성장할 격을 갖췄다는 자신감이 있다.

최근 진행된 정기주총에서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가 이베이코리아에 대해 "상당히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점 역시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총괄 부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이 뒷배가 됐다.

다만 한계도 분명하다. 당초 이베이코리아를 검토할 당시 적정 가격을 3조원 정도로 추산했다는 점은 시장은 물론 매각 당사자와 가격 괴리가 상당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부적으로 그 이상을 베팅할 룸을 만들고 있다고 하지만 SK텔레콤과 비교해 자금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건 불안요소다.

롯데그룹은 통합 플랫폼인 '롯데온'의 부진을 이유로 경쟁사 엔진을 장착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지난해까지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을 중심으로 티몬의 인수를 상당히 심도있게 고민했다. 최근에는 '중고나라' 플랫폼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이베이코리아는 롯데지주가 추진하는 딜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전폭적 지원을 등에 업고 외부에서 인재와 플랫폼을 수혈하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역시 가격적인 측면이 발목을 잡는다. 플랫폼사업에 대한 이해가 여전히 낮은데다 5조원 안팎이라는 가격이 현재 롯데그룹 재무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내부적으로 부동산 자산이 상당한 만큼 이를 유동화 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이베이코리아와 롯데온의 포트폴리오가 상당히 겹치는 만큼 시너지에 대한 의구심도 발목을 잡는 요소다.

이커머스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적인 부분에서 누가 얼마를 베팅할 수 있느냐가 포인트"라며 "SK텔레콤과 신세계그룹은 진정한 아마존의 모델을 겨냥하면서 제2의 쿠팡이 되려는 시도를 하는 것인 만큼 꽤 유력한 후보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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