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 유상증자로 등급 오를까 투자 실탄 마련, 재무안정성 확보…신용도 긍정적
남준우 기자공개 2021-03-31 13:04:00
이 기사는 2021년 03월 30일 13: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시스템(AA-, 안정적)이 1조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유상증자로 유입되는 자본 대부분은 투자용으로 '나가는 돈'이다. 향후 수익성에 어떤 영향을 줄 지는 변수로 남아있다. 다만 기존에도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재무 안정성이 한층 더 강화될 전망이라 신용도에는 분명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에어모빌리티, 자체 통신위성 개발 투자
한화시스템은 29일 대신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형태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주당 1만5250원 가격에 7868만9000주의 물량이 풀릴 예정이다. 공모 규모는 1조2000억원이다.
한화시스템은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타법인 증권 취득에 7000억원, 운영자금 3900억원, 시설자금 1100억원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에어모빌리티 업체 지분 투자에 2023년까지 2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외에 디지털 플랫폼 업체 지분투자에 2500억원, 위성통신 기술 투자, 자산 취득 등에 2000억원을 투자한다.
한화시스템은 이미 지난해 1월 2500만달러(약 283억원)를 투자해 오버에어 지분 30%를 인수했다. 오버에어는 도심항공교통(UAM)인 에어택시 기체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금번 유상증자를 통해 남은 지분 전량을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까지 독자 통신위성을 쏘아 올려 저궤도 위성통신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고자 한다. 앞서 한화시스템은 작년 6월 영국의 위성 안테나 기업 페이저솔루션을 인수했다. 연말에는 미국 휴대형 안테나 기업 카이메타에 33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일부 상향트리거 이미 충족
유상증자로 유입된 자본 대부분이 '나가는 돈'이지만 신용도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재무안정성이 한층 더 강화되기 때문이다.
한화시스템은 C4ISR(지휘통제·통신·감시·정찰)와 PGM(정밀유도) 등 방위산업 제품 개발을 영위하는 업체다. 방산사업은 정부와의 긴밀한 관계와 더불어 상당한 수준의 설비투자와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매우 높다.
시장 지위만 확보하면 높은 수준의 수익 안정성이 확보된다. 매년 40~50조원의 국방비 수요가 있는 만큼 한화시스템은 4~5%의 안정적인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신용평가사들은 수익성보다 재무안정성 지표를 한화시스템 주요 등급 트리거로 설정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순차입금/EBIDTA 0.5배 초과', 나이스신용평가는 '총차입금/EBITDA 4배 상회', 한국신용평가는 '별도기준 (순차입금+선수금-선급금)/EBITDA 2.5배 초과'를 하향 트리거로 제시했다.
한화시스템은 이미 관련 지표들이 모두 하향 트리거와는 멀어진 상태며 일부 상향 트리거를 충족했다. 2020년말 기준 한화시스템의 현금성자산은 총차입금 1845억원을 크게 초과하는 5398억원이다. 마이너스 순차입금으로 재무안정성이 매우 우수한 상태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한화시스템 등급 상향 트리거로 'EBITDA마진 8% 상회', '총차입금/EBITDA 1배 하회' 등을 제시했다. EBITDA마진은 이미 2019년부터 11배 이상을 기록중이며 총차입금/EBITDA도 같은 기간 1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IPO 때보다 큰 유동성 확보
금번 유상증자로 2019년 IPO 당시 인정받았던 기업가치 수준의 자본이 유입된다. 한화시스템은 2019년 IPO 당시 희망공모밴드(1만2250원~1만4000원) 최하단인 1만2250원을 공모가액으로 결정했다. 상장예정주식수(1억1023만389주)를 감안한 기업가치는 약 1조3000억원이었다.
당시 한화시스템은 상장예정주식수의 30%인 3286만1424주(약 4025억원)를 공모했다. 여기서 발행제비용, 구주매출대금 등을 제외하고 98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며 부채비율을 200% 밑으로 관리할 수 있었다.
2020년말 기준 한화시스템 부채비율은 161%다. 현재 총자본이 1조원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금번 유상증자를 통해 부채비율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투자 계획이 신용평가사에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신용평가업계는 재무구조 안정화 수준과 함께 투자 비중 등을 고려해 조만간 리포트를 공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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