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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네이버]'글로벌 무대' 택한 덕장, 황인준 라인 이사②오랜 금융권·IT 경험으로 분사 및 자사주 활용에 남다른 통찰력

서하나 기자공개 2021-04-09 07:06:32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1일 10:2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황인준 라인 최고재무책임자(CFO)(사진)는 네이버 재무실의 '덕장'으로 불렸다. 2016년 기업공개(IPO)를 위해 자진해 라인행을 택하기 전까지 약 8년간 안살림을 총괄했다. 역대 CFO 중 최장 기록이다. 황 CFO는 한국을 떠나 최근 라인·야후 합작법인 이사회에 합류, 글로벌을 무대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 있다.

2002년 10월 코스닥에 NHN으로 상장한 네이버는 2년도 채 되지 않은 2004년 6월 이미 시가총액 1위에 오른다. 몸집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2008년 11월 코스피로 이전상장을 하는데, 당시는 황 CFO가 네이버에 합류한 지 약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해 네이버는 첫 매출 1조원 시대를 연다.

네이버가 가장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시기를 안정적으로 이끈 재무 전문가가 황인준 CFO다. 내부에선 그를 전문가적인 면모뿐 아니라 주변 사람을 품을 줄 아는 리더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늘 실무진의 의견을 귀 기울여 듣고 반영했다고 한다.


황 CFO는 1965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와 뉴욕대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1992년 삼성전자에서 재무 업무를 시작해 크레딧스위스, 삼성증권, 우리금융지주, 우리투자증권 등에서 경력을 쌓으며 금융 및 재무 전문가로서 입지를 굳혔다.

황 CFO가 특히 IT 산업과 기업투자 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내면서 이를 눈여겨 본 김상헌 당시 네이버 대표가 그를 NHN의 최고재무책임자로 영입했다. 2008년 CFO로 합류해 분사 이후인 2013년 자연스레 네이버의 CFO에 오른다.

2008년 말 네이버의 매출은 약 1조3801억원이었는데 2016년 말엔 4조226억원으로 4배가량 커졌다. 그 사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던 한게임 부분 분사가 이뤄졌음을 감안하면 성장세는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급성장 시대, 황 CFO의 철학은 확고했다. "효율적인 성장을 위해선 기업을 쪼개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모바일 시대에서 네이버와 같은 큰 기업으로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없다고 믿었다. 이는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신념과도 일치했다.

황인준 CFO 손을 거쳐 수많은 분사가 이뤄졌다. 2009년 핵심수익사업인 광고부문을 따로 떼어내 NHN 비즈니스 플랫폼(NBP)을 설립했고, 2013년엔 게임부문 독립과 모바일과 라인 전담 조직인 '캠프모바일'과 '라인플러스' 등을 신설했다. 이는 결국 한몸이었던 NHN이 네이버와 한게임으로 분사하는 기반이 됐다.

적극적인 자사주 활용의 배경에도 황 CFO가 있다. 네이버는 2011년 자사주 약 1.3%를 매입해 M&A나 사업 제휴 수단으로 활용하겠단 계획을 밝혔다. 여기엔 오래 전부터 자사주를 하나의 투자 수단으로 바라본 황 CFO의 통찰력이 영향을 줬다. 네이버는 최근 미래에셋대우나 CJ그룹, 신세계그룹 등 이종산업과 지분교환을 통해 단단한 결속 관계를 만들고 있다.

황 CFO의 아픈 손가락은 '핀테크'다. 그가 오랜 기간 금융권에서 일한 보수적인 경험이 네이버의 핀테크 진출엔 오히려 걸림돌이 됐다. 한창 IT와 금융이 융합한 핀테크 이슈가 떠오르던 시절, 그는 다른 산업에 비해 규제가 약한 IT기업이 가장 강도 높은 규제를 받는 금융업에 진출하는 것은 업의 본질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이를 경영진에게도 강력하게 주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기간 핵심 인사로 네이버를 이끌던 황 CFO는 2016년 라인행을 택했다. 국내에서 많은 것을 이룬 그로서 자진해서 더 넓은 세상을 무대로 일하기 위한 결단이었다. 또 라인은 당시 네이버 글로벌 사업의 기대주이자 이 GIO의 희망으로 통했다. 황 CFO는 라인에서 성공적으로 IPO를 이끌었고, 최근엔 라인과 야후의 합병법인인 A홀딩스 이사회에도 이름을 올리며 입지를 쌓고 있다.

황 CFO는 일찌감치 글로벌 IT 기업 리더로서 존재감이 있던 인물이었다. 2011년 세계적인 금융지 '인스티튜셔널 인베스터'에서 시행한 '범아시아 임원 설문조사'에서 인터넷산업 아시아 베스트 CFO 1위를 차지했다.

황 CFO 시절 네이버의 재무조직 역시 지금과는 조금 달랐다. CFO 산하에 박상진 현 CFO가 재무기획실장을 맡고, i2실(투자개발실) 이정안 실장, IR실 조기선 실장 등 3인이 재무라인의 핵심 멤버를 맡는 구조였다. 황 CFO의 전임은 엔씨소프트 출신 허홍 전 네이버 CFO로, 그는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약 4년간 네이버 재무를 총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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