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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반도체 쇼티지 점검]글로벌 공급 부족, 국내기업 '기회의 땅' 열린다車 1대당 수백개 탑재되는 거대시장, 어보브·유니트론텍 등 MCU 도전장

조영갑 기자공개 2021-04-05 08:09:10

[편집자주]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자동차 메이커의 수요예측 실패와 글로벌 시장 내 부족 현상으로 물량 확보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국내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현대기아차 역시 비상등을 켜면서 팹리스 등 반도체 개발업체들이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아직은 센서칩 위주로 편중돼 있지만, MCU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기업도 있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현황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2일 08:2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이 증산에 나서면서 수요가 증가했지만 공급은 따라주지 못하면서 수요-공급간 괴리가 커지고 있는 탓이다. 여기에 기존 주요 공급사인 NXP, 인피니언(Infineon Technologies), 르네사스(Renesas) 등의 칩 메이커들이 지난해 공정라인을 상대적으로 마진이 많이 남는 산업용 반도체로 전환하면서 차량용 반도체의 '품귀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3위 차량용 반도체 업체인 일본 르네사스 공장에서 최근 대형 화재가 발생하면서 가뜩이나 부족한 MCU(Micro Control Unit) 반도체의 '쇼티지(shortage)'가 가중되는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르네사스 화재의 여파로 글로벌 자동차 회사의 4~6월 생산대수가 최대 160만대 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일본 메이커 120만대, 그 외의 글로벌 메이커 40만대 수준이다. 화재 이전 수준으로 생산이 복구되려면 3개월 가랑 소요될 전망이다.

MCU는 자동차를 비롯해 첨단 전자제품의 '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다. 차내 전자 시스템의 각 기능을 제어하는 핵심 부품이다. 대당 수십 개에서 수백 개까지 칩이 들어가는데, 이 중 한 개만 빠져도 '완성차'가 될 수 없다.
▲차량 반도체는 전장에서부터 센서 등 각 시스템을 제어하는 브레인이다. 대당 수백 개가 탑재된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주요 반도체 공급사가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줄였지만 자동차 생산은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회복되면서 수급과 공급 간의 괴리가 커졌다"면서 “MCU 등 차량용 반도체가 IT 등에 사용되는 산업용 반도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마진율이 낮은 게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차량용 반도체는 8인치 웨이퍼를 기반으로 공정이 진행된다. 12인치 웨이퍼 기반 산업용 반도체에 비해 부가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폭스바겐(Volkswagen), 포드(Ford), 크라이슬러(Chrysler), 토요타(TOYOTA) 등의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일시적으로 생산을 중단하고, MCU 메이커가 소재한 각국 정부와 생산업체에 증산을 요청하고 나섰다. 글로벌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 TSMC 역시 올해 초 일부 라인을 전환, 차량용 반도체 증산에 나서면서 글로벌 쇼티지 사태에 대응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재고를 사전에 비축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다수의 팹리스(Fabless, 설계전문) 업체가 그동안 글로벌 칩 메이커들의 전유물이던 MCU 등 차량용 반도체 개발 및 제작에 나서면서 치열한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VC업계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칩 시장은 주로 디스플레이나 ADAS(자율주행) 관련 센서에 집중됐지만, 쇼티지 사태 이후 MCU 등 핵심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업체가 속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V 등에 사용되는 SiC 칩.

코스닥 시장의 반도체 섹터에선 어보브반도체, 유니트론텍, 아이에이그룹(트리노테크놀러지), 칩스앤미디어 등이 눈에 띈다. 이 가운데 일반가전용 MCU를 개발·생산하는 어보브반도체는 차량용 MCU 반도체를 정면으로 겨냥, 연내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라이다(LiDAR)용 MCU, 주차보조시스템(PAS)용 MCU, 모바일 기기 충전용 MCU 등이 거론된다. 라이다는 레이저 전파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센서다. 시장이 폭발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어보브반도체 관계자는 "올해부터 차량용 MCU 제품의 프로모션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면서 "전장 관련 반도체 제품을 시작으로 약 2년 후 차량 탑재용 범용 MCU를 개발·출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아이에이그룹의 트리노테크놀로지(트리노테크) 역시 유의미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트리노테크는 전장용 반도체 및 모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모기업 아이에이와 함께 고전력모듈(HPM), 지능형배터리센서(IBS) 등 차량용 전력모듈, 반도체 사업에 도전장을 내고 개발에 착수했다. 올해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안착해 코스닥 상장까지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투자와 주관사 계약을 맺고, 기업공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차량 제어용 반도체 제조에 나선 트루윈, 전장용 터치패널 반도체 설계 팹리스 이미지스 등도 승부수를 띄운다. 네오와인, 빌리브마이크론, 실리콘알엔디, 라닉스 등 설계 팹리스 역시 차량용 반도체 설계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IHS마킷(IHS Markit)과 IC인사이츠(IC Insights)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성장률은 연평균 15%에 육박한다. 시장 규모는 2023년 585억달러(66조2200억원)에서 2025년 655억달러(75조3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이 비중이 크게 늘면서 이를 제어할 MCU의 수요 역시 증가세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스마트카,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개발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제어하는 센서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면서 "그동안 저마진의 대명사였던 차량 반도체 역시 공급가가 상승하면서 IT산업에 비해 ‘찬밥신세’였던 차량용 반도체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의 대당원가는 470달러(53만원) 수준으로 차량 생산원가 내 비중은 2%다. 하지만 고사양 전기차, 자율주행차 시장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면서 고사양 MCU의 공급가격도 상승, 생산원가 비중이 약 6%로 커질 거로 평가된다. 고마진 구조로 이동하는 전환기에 접어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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