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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운용, 블랙록 펀드 인수 노림수는 외형성장 DGB, 펀드청산 블랙록 이해관계 맞아…소요 비용 절감 가능성

이돈섭 기자공개 2021-04-07 08:02:16
DGB자산운용이 블랙록자산운용 해외 재간접 펀드를 대거 흡수하면서 외형 성장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펀드 운용규모가 커지면서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물론, 수수료 수익 확대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019년 10월 박정홍 대표이사가 취임한 뒤 꾸준히 추진해 온 외형 성장의 연장선이다. 관련 비용은 거의 들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5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DGB자산운용은 최근 이사회를 개최하고 블랙록자산운용의 리테일 사업부문을 합병하기로 결의했다. 블랙록자산운용은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100% 출자해 설립한 한국 법인이다. DGB자산운용은 이달 21일 주주총회를 소집하고 조만간 당국 승인 등을 거치면 올해 9월 말께 관련 작업을 마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합병으로 이관되는 공모펀드는 26개다. 미국 블랙록 글로벌 펀드를 자산으로 편입한 재간접 상품들이다. 이들 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7000억원 수준. 현재 DGB자산운용의 해외 재간접 펀드는 지난해 5월 설정한 'DGB똑똑글로벌리얼인컴'이 유일하다. 해외 재간접 펀드 라인업이 대대적으로 확충되는 셈이다.

지난달 31일 현재 DGB자산운용의 해외 재간접 펀드 운용규모(AUM, 설정원본+계약금액)는 106억원이다. 전체 AUM 7조4875억원의 0.1% 수준이다. 펀드 이관이 마무리되면 해외 재간접 펀드 AUM은 7100억원 이상으로 확대돼 주식형 3조3604억원, 채권형 2조260억원, 단기금융 1조203억원 다음으로 커진다. 수수료 수익도 확대될 전망이다.

DGB자산운용 관계자는 "공모펀드 투자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지면서 수익성 다각화를 도모할 수 있게 됐다"면서 "해외 재간접 펀드를 설정하기 위해서는 리서치와 등록업무 등 상당한 비용이 투입돼야 하는데, 펀드 이관을 통해 수고를 덜게 되면서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외형 성장을 이루게 됐다"고 설명했다.

DGB자산운용의 모체는 2000년 설립된 델타투자자문이다. 2016년 10월 DGB금융그룹에 편입됐다. DGB금융지주는 이듬해 100억원 증자를 실시했다. 2019년 12월에는 계열사 하이투자증권 산하 하이자산운용(현 브이아이자산운용)과 하이투자선물(현 브이아이금융투자)을 매각, DGB자산운용을 그룹의 유일한 운용사로 지목했다.

외형 불리기 작업이 시작된 것은 2019년 10월 박정홍 대표이사가 취임하면서부터다. 박 대표 취임 직후인 2019년 11월 DGB자산운용은 금융위원회에 종합자산운용사 인가를 신청하고 이듬해 2월 승인을 받았다. DGB자산운용은 주식형 및 채권형 펀드에서 나아가 부동산 펀드와 혼합·특별자산 펀드를 선보이겠다고 했다.

박 대표는 해외투자 역량 강화를 위해 대체투자본부에 글로벌솔루션팀도 신설했다. 맥쿼리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을 거친 강성호 이사 영입을 시작으로 관계 인력을 꾸준히 확보해왔다. 글로벌솔루션팀은 지난해 5월 'DGB똑똑글로벌리얼인컴'을 선보인 데 이어, 블랙록 재간접 펀드 운용을 전담하면서 DGB자산운용의 해외투자 전문팀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병에 들어가는 비용은 상대적으로 소액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미수 운용 보수와 라이선스 보수 등을 포함한 리테일 사업부문 이전 재산 규모는 도합 45만7600달러다. 현재 환율을 적용해 우리나라돈으로 환산하면 5억2000만원에 상당한다. 향후 운용보수 등을 감안해 밸류에이션을 최대치로 끌어올려도 인수비용은 십억원 안팎이 유력하다는 것.

2017년 말 한화자산운용이 JP모간자산운용코리아 펀드 사업부문을 흡수합병할 때 인수 비용은 거의 들지 않았다. 당시 JP모간자산운용코리아는 8000억원 규모 펀드를 한화자산운용에 넘기면서 투자일임업과 전문사모집합투자업 등 업무 영역을 폐지했다. 펀드 청산에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드는 데다, 투자자 보호 등을 위해서라도 이관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는 전언이다.

블랙록자산운용의 경우 집합투자업 업무 영역을 폐지하고 전문사모집합투자업과 투자자문업, 투자일임업 등을 남겨놓기로 했다. 블랙록자산운용 관계자는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운용되는 사모펀드 관련 비즈니스는 남게 된다"며 "일임 자문 서비스를 통해 국내 금융회사에 다양한 해외 투자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블랙록이 국내 리테일 사업을 접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해외 재간접 펀드를 신규 설정하려면 리서치와 펀드 등록 등 투입해야 하는 비용과 시간이 상당하다"며 "펀드를 청산하는 데도 적잖은 비용이 드는 만큼, 사업을 접으려는 블랙록자산운용과 사업을 키우려는 DGB자산운용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떨어졌다면 인수 과정에서 오가는 비용은 사실상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블랙록자산운용에서 해당 펀드 운용에 가담하고 있는 인력들이 어디로 이동할지도 관심거리다. DGB자산운용은 자체적으로 해당 펀드를 운용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JP모간자산운용코리아는 한화자산운용 이동과 홍콩법인 이동, 위로금 지급 등의 옵션을 제공했다. DGB자산운용 관계자는 "현재 정해진 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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