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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 자사주 전량 교환사채 활용…추가 조달 고심 IPO·유증·ELB 등 ECM시장 골고루 활용, 코로나發 '현금 가뭄' 대비

최석철 기자공개 2021-04-05 13:24:06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2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에어가 보유한 자사주 전량을 대상으로 하는 교환사채(EB)를 발행해 운영자금을 마련했다. 최근 시장에 정부의 항공업 정상화를 향한 굳은 의지가 잘 알려진 만큼 유리한 조건으로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추가 자본확충과 자금조달 필요성은 여전하다. 다른 LCC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우수한 재무 여력을 갖췄다고 평가받고 있지만 지난해 영업실적 저하로 부채비율이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당장 현금흐름이 개선될 여지도 적은 만큼 유상증자를 비롯한 추가 자금조달을 위한 고심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자율 0%, 리픽싱 조항無...현금유출 최소화

진에어는 지난 1일 158억5971만원 규모 자사주 기초 교환사채를 발행했다. 교환대상은 자기주식 68만8057주(지분율 1.53%)로 만기는 3년이다. 이번 교환사채는 진에어의 자사주 매입을 도왔던 한국투자증권이 전량 매입했다.

진에어가 자사주를 처분해 자금을 마련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9년 3월부터 2020년 3월까지 7차례에 걸쳐 총 99억원을 들여 매입했던 자사주 전량을 모두 활용했다. 교환 대상인 자사주는 처분된 것으로 간주돼 현재 진에어의 자사주 지분은 다시 '0'이 됐다.

최근 주식 활황세와 정부의 항공업 지원 의지 등을 바탕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나타내는 지금이 자사주를 활용할 적기라고 판단한 모습이다. 진에어 주가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 펜데믹 직후 5420원까지 하락했지만 최근에는 2만원 내외까지 반등했다.


진에어는 그동안 IPO와 유상증자 등 주식자본시장(ECM)에서만 자금을 조달해온 발행사다. 이번 교환사채 역시 자사주를 교환 대상으로 삼은 만큼 사실상 유상증자와 성격은 유사하다.

부채비율이 상당히 높은 수준인 만큼 자금조달과 추후 자본확충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수단을 선택하는 모습이다. 악화된 업황과 재무구조 등을 감안하면 보수적 성향의 투자자가 주를 이루는 부채자본시장(DCM)에서 자금조달이 원활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이번 교환사채의 교환가액은 2만3050원이다. 기준 주가에 10% 할증을 적용한 금액이다. 1일 진에어 주가는 1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발행조건은 진에어에 유리하게 책정됐다. 이번 교환사채의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모두 0%다. 투자자가 만기까지 보유하더라도 진에어가 지급해야 할 돈은 없어 현금유출을 최소화했다.

별도 리픽싱 조항도 없다. 리픽싱 조항은 처음 정해진 전환가액을 일정 시기마다 조정하는 옵션이다. 리픽싱 조항은 주가가 하락할 경우 교환가액을 낮추는 것으로 해당 조항이 없다는 것은 투자자가 앞으로 발행사의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다.

진에어는 이번 교환사채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항공기 리스료와 유류비, 정비비 등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현금흐름이 꽉 막힌 상황에서 당분간 버틸 여유자금을 확보했다. 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해 교환권 청구가 이뤄지면 159억원이 자본금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부채비율 급증, 현금성 자산 '반토막'...발행가능주식 선제적 확대

다만 이번 교환사채 발행 이후에도 추가 자금조달을 위한 진에어의 고민은 지속될 전망이다. 정부와 모회사인 한진칼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지만 아직 규모와 시기가 불분명하다.

지난해 진에어는 유류비와 정비비, 인건비 등 고정비로 매달 200억원 이상의 현금을 사용했다. 이번 교환사채로 조달한 자금으론 한달치 고정비조차 지불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자력으로 버틸 재무적 여력도 크게 훼손됐다. 진에어는 지난해 영업손실 1847억원을 냈다. 2019년보다 적자폭이 1359억원 확대되면서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2019년 267%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467%로 상승했다. 부채 규모는 4586억원으로 전년대비 10.6% 감축됐지만 이익결손금이 1174억원 발생하면서 자본 규모가 1975억원에서 982억원으로 급감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유상증자로 확보한 1050억원이 무색한 수치다.

1년 안에 상환해야 할 채무와 차입금, 리스 부채는 1936억원이다. 지난해 말 현금성 자산이 1436억원으로 2019년 말(2971억원) 대비 절반 이하로 감소하면서 처음으로 단기 부채규모가 현금성 자산규모을 웃돌았다.

진에어 역시 2021년 3월 주총에서 발행 가능 주식 수를 1억주에서 2억주로 늘리면서 자본확충을 위한 사전 작업을 해뒀다. 현재 진에어의 총발행주식 수는 4500만주로 1억5500만주의 여유분을 확보해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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