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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 ESG 평가기관 짠물 수수료에 불만 증폭 업무대비 계약금 너무 낮아…서비스 질 저하 우려

김병윤 기자공개 2021-04-07 10:05:28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6일 11: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첫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블라인드펀드 출자사업에 나선 가운데 ESG를 측정할 전담기관 선정을 두고 뒷말이 나온다. 5년 안팎의 계약기간과 수행하는 업무 대비 수수료가 과도하게 낮다는 목소리다. 시장 가격과의 적잖은 차이 탓에 서비스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한국수출입은행은 ESG 평가(진단 등) 컨설팅 용역을 위한 제안서 접수를 마쳤다. 4개 업체가 제안서를 제출한 걸로 파악된다. 관련해 한국수출입은행은 국민연금공단과 같은 기관투자자의 의결권을 자문하는 업체들과 접촉했다는 게 IB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번 한국수출입은행의 ESG 컨설팅 용역 계약은 현재 한국수출입은행이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 ESG 출자사업'과 연관이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번 출자사업의 주목적 투자 가운데 하나가 ESG 테마다. 블라인드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GP(General Partner)가 투자한 기업의 ESG를 측정, 개선 정도에 따라 인센티브를 차등 지급하는 게 이번 출자사업의 골자다.

컨설팅 용역은 위탁사 포트폴리오 기업의 ESG 성과 측정이 주요 업무다. ESG 측정과 관련해 선정되는 업체는 △ESG 진단지표 개발 △ESG 진단·개선과제 도출 △ESG 개선과제 이행방안 제언 △ESG 개선효과 평가를 위한 판단기준(평가 방법론) 제시 등의 업무를 맡는다.

일단 4곳이 제안서를 내면서 경쟁입찰(유효경쟁)의 요건이 성립됐지만, 부정적 시선과 잡음이 나오는 분위기다. ESG 측정 등을 위해 업체가 투입해야 하는 자원 대비 수수료가 지나치게 박하다는 의견이다.

ESG 전문기관 관계자는 "이번 용역 건 참여를 두고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연락이 있었고 국책은행의 트랙레코드라는 점에서 일단 제안서를 냈다"면서도 "하지만 수수료를 보고 제안서를 낸 게 합리적이었는지에 대한 회의적 목소리가 내부적으로 아직까지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한국수출입은행의 눈높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업무에 들여야 하는 자원이 적잖다"며 "하지만 수수료 수준을 감안하면 생산성이 과도하게 떨어지는 계약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이번 용역에 배정한 예산은 1억3000만원이다. 세금을 고려하면 업체가 실제 손에 쥐는 돈은 1억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컨설팅 용역업체는 5년 이내의 계약을 맺어야 한다. 다만 위탁사가 설립한 펀드의 투자 종료시점에 따라 계약 기간이 줄어들 수도 늘어날 수도 있다. 이 기간 동안 ESG 평가는 수시로 이뤄지는 구조다.

업체가 ESG 업무를 맡아야 하는 기업의 수는 최대 6곳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이 펀드별 최대 3개 투자기업의 ESG를 책정키로 해서다. 즉 업체는 5년 안팎의 기간에 걸쳐 수시로 6개 기업의 ESG를 점검해야 한다. 그리고 그 대가로 약 1억원의 용역료를 수취하는 계약인 셈이다.

다른 ESG 전문기관 관계자는 "1년 동안 기업 한 곳의 ESG를 컨설팅한다면 억 단위의 자문료를 받는다"며 "더 적은 돈을 받고 5년 동안 6개 기업의 ESG를 점검해야 하는 일을 수임하는 건 지극히 비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한국수출입은행이 어떻게 용역료를 정했는지 궁금하다"며 "시장과의 괴리가 지나치게 큰 탓에 과연 제대로 서비스가 이뤄질지 의구심이 간다"고 덧붙였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오는 7일 용역 제안서를 제출한 업체를 대상으로 프리젠테이션(PT)를 진행한 뒤 우선협상대상자(이하 우협)를 선정할 예정이다. 우협과 협의를 통해 이달 안으로 최종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한편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 2일 블라인드펀드 출자사업의 숏리스트에 든 GP를 대상으로 PT를 진행했다. 숏리스트에는 △스톤브릿지벤처스-IBK기업은행 △KB인베스트먼트-베저스인베스트먼트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이앤에프프라이빗에쿼티 △큐캐피탈파트너스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 등 6곳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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