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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수제맥주]'개척자' 세븐브로이, 한발 앞선 '글로벌·가정' 유통①김강삼 대표 ‘양복점→수제맥주’ 전환, '캔·병' 대형마트 공략

박규석 기자공개 2021-04-08 07:41:28

[편집자주]

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태동기를 거쳐 본격적인 성장기에 진입하고 있다. 과거 마니아층을 대상으로 한 소품종 소량생산에서 다품종 대량생산 체제로 전환이 한창이다. 종량세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도입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여건도 마련됐다. 이를 기반으로 코로나시대에 무서운 속도로 가정용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 수제맥주업계 현황과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기업들의 성장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6일 14: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븐브로이맥주(이하 세븐브로이)는 수제맥주 업계 개척자로 유명하다. 미래 먹거리로 부상한 가정 시장과 글로벌 진출을 이미 수년 전에 진행했다.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한 컬래버레이션 마케팅 역시 가장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2003년 서울역 민자역사 ‘트레인스 하우스맥주 전문점’에서 출발한 세븐브로이가 경쟁사보다 앞설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차별화된 맛과 품질 등도 있지만 창업주 김강삼 대표이사의 탁월한 사업 수완이 주효했다. 생각과 행동 그리고 정직을 강조하는 김 대표는 수제맥주 업계에서 ‘창업의 아이콘’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의 창업 이력은 독특하다. 국내 상위권에 속하는 수제맥주 기업을 키워냈지만 첫 시작은 양복점이었다. 1997년부터는 횟집과 레스토랑을 연이어 창업했다. 계속된 사업의 성공은 2003년 세븐브로이의 시작인 트레인스 맥주 전문점 개업에 재원이 됐다.


◇대형마트 선제 공략, 글로벌 진출 초석

세븐브로이는 2011년에 법인을 설립하며 기업의 형태를 갖췄다. 법인 설립과 동시에 생맥주 유통을 시작해 성장의 토대를 다졌다. 이듬해 에일(ale) 맥주인 ‘세븐브로이 IPA’를 출시하며 캔맥주 시장에 진출했다.

캔맥주 출시와 동시에 가정시장 공략에 집중했다. 눈에 띄는 점은 캔맥주 소비가 활발한 편의점 채널이 아닌 대형마트에 먼저 진출한 부분이다. 현재 대다수의 수제맥주 기업들이 편의점 채널을 선 공략한 다음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으로 넘어가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발주 물량에 대한 부담이 적고 마케팅 측면에서도 효율성이 높기 때문이다.

2012년 홈플러스와 손잡고 가정시장에 진출한 세븐브로이는 이후 편의점과 백화점 등으로 채널을 확대했다. 제품 역시 캔맥주와 병맥주 등을 지속 출시하며 라인업을 강화했다.

내수시장에서 다진 경쟁력은 글로벌 진출에 초석이 됐다. 2015년 세븐브로이는 ‘라쿤 시리즈 병맥주’ 6종 출시와 동시에 홍콩과 중국에 수출을 시작했다. 이후 사이판과 대만, 미국 등으로 대상 국가를 넓히며 글로벌 공략에 속도를 냈다.

현재 세븐브로이가 진출한 국가는 경쟁사들도 관심을 보이는 지역이다. 카브루 등 일부 기업들은 관련 시장에 수출을 시작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계획에 머무르고 있다. 해외 진출에 대한 명확한 시점을 제시 못 하는 곳들도 많다는 점에서 세븐브로이의 글로벌 진출은 상당히 앞서 있다는 평가다.

◇ESG 경영 잰걸음, 지배구조 개선은 과제

세븐브로이는 경영 문화 측면에서도 경쟁사들 대비 선진화된 부분이 많다. 유통 공룡인 롯데와 CJ, 신세계 등과는 비교하기 어렵지만 수제맥주업계 내에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근접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우선 직원 채용의 경우 사업 초기부터 ‘비정규직 제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수습기간 3개월 등은 존재하지만 정규직 채용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직원 복지 차원에서는 '청년직원 숙소 보증금 지원 제도'도 함께 운용한다.

환경 측면에서는 맥주제조 후 발생하는 맥아부산물을 지역축산농가에 지원해 사료 등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동시에 자연 친화적 제품을 만들기 위해 경량병을 사용하고 있다. 경량병은 기존 맥주병보다 27% 가벼워(82g) 탄소를 줄이는 데 효율적이다.


하지만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향후 개선해야 할 부분도 존재한다. 세븐브로이의 이사회는 사외이사 없이 전원 사내이사로만 구성되어 있다. 비상장사라는 점을 고려할 때 사외이사의 부재가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는다. 다만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 등을 위해서는 향후 사외이사 또는 감사위원회 등의 설치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사내이사에는 현재 강 대표를 비롯해 금성일 상무와 김지혜 부장 이름을 올리고 있다. 금 상무는 세븐브로이의 영업 부문을 책임지고 있다. 경원대 토목과를 졸업한 후 하이네켄 코리아와 비알티 커머스 등을 거쳐 현재 자리에 올랐다. 김 부장은 경영지원부를 담당하며 인사와 홍보 등을 맡고 있다. 2011년 회사 초창기부터 기업 내 경영지원 등을 책임진 주요 인물 중 1명이다.

감사가 설립 이후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세븐브로이의 감사는 고광예씨다. 2011년 5월 처음으로 감사에 선임됐으며 현재까지 퇴임과 선임을 반복하고 있다. 감사는 기업의 재산과 이사의 업무 집행 등을 감독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동일 인물의 지속된 감사 행위는 향후 경영의 투명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세븐브로이 관계자는 “강 대표는 평소 실천성을 자주 강조하는 편으로 처음 시작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분위기가 성장으로 이어졌다”며 “정규직 채용의 경우 설립부터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으며 일부 파트타임 직원을 고용하지만 4대 보험과 퇴직금 지급 등을 통해 정규직과 차등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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